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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다시 읽는 조선의 진경(眞境)
화성연구회, 1강 꽃과 새 벌레를 그린 그림이야기
2025-11-06 15:07:45최종 업데이트 : 2025-11-06 15:07:43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성균관대교수 고연희 강사

성균관대교수 고연희 강사

 

사)화성연구회는 재)정조인문예술재단과 함께 화조, 초충화, 인물화, 선면화, 영모화, 궁중기록을 통하여 조선의 정신과 진경을 만나는 고급진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그림은 그 시대의 삶과 꿈이 담겨 있으며 그로 인하여 문예사조, 사상 등을 엿볼 수 있다.

조선시대 '경국대전'의 화목분류인 대나무, 산수, 인물, 영모, 화초중의 영모와 화초는 새, 작은 동물 및, 화훼류를 그린 그림을 말한다. 고연희 강사에 따르면 사서삼경중 '시경'의 학습이유는 조수초목의 이름을 많이 알 수 있다는 점에 중요성을 두었다고 한다. 나아가 성리학자들은 자연의 작은 생물체를 관찰하여 생의를 배우고 우주의 이치를 터득하여 이로써 인간의 본성을 깨닫고자 하였다. 작은 생명체들의 현상은 인간과 자연의 번육 생식을 상징하였다.
 

첫 강의는 지난 4일 저녁 화성연구회 회원 등 50여 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성균관대 교수이신 고연희 강사가 오셔서 깊이있는 강연을 펼쳤다. 고연희 강사는 옛 그림의 소통 의미와 생활 속 기능에 관심을 가지고 문학과 미술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시각이미지를 해석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한국고전문학과 미술사학으로 각각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선시대 산수화, 아름다운 필묵의 정신사」 등 저서도 여러 권 낸 바 있다.
 

고연희 강사는 이번에는 흔히 그림하면 떠오르는 풍속화, 문인화, 혹은 산수화보다는 그동안 조금 덜 봤다고 생각하는 그림쪽으로 가닥을 잡고 강의를 펼치겠다고 한다.
 

호접도와 시

호접도와 시. 경기대박물관


조선시대 때 가장 많이 그려진 꽃그림은 모란이라고 한다. 모란은 당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은 꽃으로 유래를 보니 우리나라에는 당태종이 신라시대에 외교 선물로 홍색, 자색, 백색의 모란꽃 그림을 전해 왔다고 한다. 그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전해졌을 것으로 짐작되며 우리나라에서는 목단으로 불리워졌다.


모란은 크고 우아한 자태로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만큼 생명력과 번육의 의미가 축원의 메세지로 공인되는 분위기였다. 종자만 1,100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며 접붙이기도 쉬운 나무였고, 꽃도 다양한 색을 만들 수 있어 유행하였다.


고려시대 무덤 석관안에도 모란이 그려져 있고, 조선시대 왕실이나 사대부집에도 경조사나 일상에서도 모란병풍들이 많이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50여명의 청중이 강연에 몰두하는 모습

화성박물관에서 청중들이 강연에 몰두하는 모습오랜기간 사랑받은 모란병풍

오랜기간 사랑받은 모란병풍. 국립고궁박물관.


모란 못지않게 사랑받은 매화는 엄동설한에 꽃을 피우는 절개로 굳건한 정신세계를 상징하여 유독 조선선비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꽃이다. 매화그림과 함께 대나무 그림도 선비들이 자신들의 정신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이미지를 사용,  상당히 오랜기간 매우 사랑받았다. 조선후기로 가면서 매화그림이 상당히 화려해졌다고 한다.

 

연꽃이란 식물은 고대로부터 불교와 접합하여 생명의 꽃으로 인식되었으며 이는 고구려 고군벽화속에서 그 양상이 확인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성리학적 군자의 꽃으로 높이 추앙받았다. 진흙밭에 피었으면서도 그 자신은 고결하여 깨끗한 이미지로 사랑받은 연꽃. 불교의 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많지만 불교문화를 하는 분들이 연꽃을 택해 온 것이 아니라 연꽃이 먼저 있었다는 생각이 옳지 않을까.

 

초충도의 '충'의 의미는 작은 곤충만이 아니라 새와 작은 동물까지도 포함하고 있었다 한다. 까치 그림은 길조로 여겨졌기에 사랑받았으며 꿩고기는 겨울에만 먹을 수 있었기에 꿩 그림은 겨울에만 그려졌다는 이야기, 그리고 조선시대에 공작새그림이 많이 유행하였는데 학자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인보다 화려한 물질에 대한 욕구가 컸다고 짐작이 된단다.

화조류 그림은 내용이 풍성하지만 그 표현 방법의 변화도 살필만하다. 수묵 혹은 채색으로 종이나 비단에 그려진 것이 많고, 안료를 베풀어 화려하게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품위있는 서체의 글씨 병풍도 많이 유행하였고, 비단 바탕에 새와 꽃을 수놓아 색이 다채로운 병풍들도 많은데 이러한 병풍들이 우울한 사람의 병도 고칠수 있었겠다 유추한단다. 현대적 의미로 테라피, 즉 치유의 영역인 셈이다.

꽃과 나비, 화접도의 의미는 풍요롭고 즐거운 인생에 대한 희망과 축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수로 그린 그림도 성행하였는데 자수 병풍이 그림 병풍보다 고급스럽고, 유독 새가 많이 수놓아졌단다. 규방에 갇힌 규수와 요조숙녀들이 자유로이 나는 새와 나비를 수놓으면서 훨훨 해방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나름의 생각을 하여본다.
 

중국의 송나라와 원나라의 성리학자들이 초충의 생태를 살피며 심오한 철학적 관점으로 다루기 시작한 주제였으며 이러한 전개 아래 조선초기에는 강희안, 신광한, 이암 등의 화가가 초충의 주제를 즐겨 그렸다 전해진다. 16세기 돋보이는 인물은 신사임당의 초충도가 유명한데 지금으로 보면 최초의 여성유료화가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신사임당은 문인화가이기도 하여 그의 지적세계도 숭상한 나머지 18세기까지 신사임당의 임모(따라 그리는 것)가 크게 유행하였다고 한다.

 호랑이 그림

조선시대 호랑이 그림.  간송미술관.글씨병풍의 격조잇는 모습조선시대 글씨병풍의 격조있는 모습초충도. 다양한 새 꽃 곤충을 볼수 있다조선후기 초충도. 다양한 새, 꽃, 나비, 개구리 등 섬세한 화촉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용맹한 기상이 액운을 물리친다 하여 유난히 호랑이 그림을 선호하였으며 호랑이 가죽을 표범가죽으로 흔히 묘사한 것을 볼 수 있다. 사료를 보니 사람들이 표범무늬를 굉장히 좋아하여 표범가죽이 호랑이가죽보다 세배나 비쌌던 적도 있다고 한다. 

실록에 보면 왕이 호랑이 표피, 표범가죽, 사슴가죽 이런 거를 선물로 주었다는 기록이 굉장이 많이 보인다고 한다. 일본인들이 호랑이를 워낙 많이 좋아해서 호랑이그림이 더 부상한것 같으며 실제로 일제강점기 호랑이를 싹슬이 남획을 해서 우리나라 호랑이가 멸종된 원인이기도 하다.

 

한 참석자는 "자연을 사랑하고 예술을 숭상하였던 선조들의 고아한 심미안정신을 다시금 찬찬히 감상할 수 있었다. 귀한 강연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한다.

 

신사임당의  조충도

신사임당(1504~1551)의 초충도. 18세기까지 임모(따라 그리는 것)가 유행다시 읽는 조선의 진경 프로그램표

다시 읽는 조선의 진경 프로그램표


매우 선명한 색상으로 한중일을 넘나드는 그림들을 보며 강연을 들었기에 한껏 몰입되었다. 한 분야에 매진하는 전문교수의 넓은 세계가 얼마나 멋진가! 나아가 환상속의 새와 상상 속 꽃과 열매까지 그려가며 소박한 행복을 추구하던 아름다운 선조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귀한 초충도와 그에 따른 스토리텔링 강연을 들으며 정신세계를 한껏 고양시킬 수 있었다. 남은 다섯 번의 격조있는 강연도 무척 기대가 되니 시민들의 많은 참석을 바란다. 옛 그림과 우리 고유문화를 사랑하는 시민이면 누구든 가족과 친구와 손잡고 참석할 수 있다.

 

○ 다시읽는 조선의 진경: 신청방법 031-226-7223

○ 강연 장소: 수원화성박물관(매주 화 오후 6시~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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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구회, 다시 읽는 조선의 진경, 초충도, 고연희,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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