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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시민, 안전한 수원을 위한 기억과 예술의 장
《참사와 서사 – 고통의 곁에서, 곁의 고통으로》 展
2025-11-12 15:05:11최종 업데이트 : 2025-11-24 14:50:0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상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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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니/잊고 있던 것은 


가을 햇살이 잔디 위를 부드럽게 스치던 날, 수원시 평생학습관의 넓은 마당은 지관서가의 따뜻한 커피 향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계절이 한창 무르익을 무렵, 대강당 로비는 또 다른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11월 10일부터 12월 1일까지 《참사와 서사 – 고통의 곁에서, 곁의 고통으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수원특례시,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가  "존엄한 시민, 안전한 수원 사회"를 위한 성찰과 공감의 예술 공간을 목표로 함께 마련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은 다채로운 장면과 깊은 정적이 공존하는 작품들이다.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웹툰과 일러스트가 중심을 이루며 각 작품은 재난과 참사의 기억을 예술의 언어로 재구성하고 있다.

작품 주제는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강릉·울진 산불, 삼풍백화점 붕괴,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 등 우리 사회가 겪은 아픔의 현장을 포괄한다. 하지만 작품들은 '사건'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남겨진 사람들의 목소리, 지속되는 슬픔과 회복의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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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정시현, 하루 일과/호박, 버킷리스트/최정인 · 김지홍


고통의 결, 결의 고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전시의 부제이자 인사말 제목이기도 한 이 문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기획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낸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유해정 센터장은 안내 책자의 인사말에서 이렇게 적었다. "고통의 결, 결의 고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우리는 피해자의 곁에서 또 그 곁의 고통을 함께 느끼며 서로의 존엄을 잇는 길을 찾고자 합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윤리'와 '기억의 공동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한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는 학생들이 피해자 및 유가족 인터뷰를 바탕으로 '예술적 증언'의 형식을 실험했고 재난피해자권리센터는 이 과정을 지원하며 사회적 공감의 장으로 확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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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현/박혜진, 전하고 싶은 마음/전소현, 걷기 위해서/김승아, 빈 손/김수연 


이번 전시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청년들이다. 그들에게 '재난'은 뉴스 속 사건이자 동시에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한 학생은 "슬픔을 그림으로 옮기며, 우리가 어떤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말했다. 작품 속 인물들의 표정에는 공포보다 연대와 회복의 감정이 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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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와 서사 – 고통의 곁에서, 곁의 고통으로》전시 관련 책자 


필자는 각 장면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며 '재난의 기록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로서 작품을 바라보았다. 학생들의 감각적인 드로잉과 절제된 색감은 비극 속에서도 인간이 서로에게 닿을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한다.

수원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시민이 함께 기억하고 함께 치유하는 사회적 연대의 힘을 강조했다. 전시 관계자는 "청년 세대가 예술을 통해 사회문제를 사유하고 시민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전시 동안 평생학습관 로비에는 《참사와 서사 – 고통의 곁에서, 곁의 고통으로》 책자가 마련되어 있다. 관람객들은 QR코드를 통해 개인 스마트폰으로 작품을 감상하거나, 비치된 책자와 컴퓨터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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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 신종태


《참사와 서사》 전시는 재난의 고통을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하는 힘을 지닌다. 예술이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지만, 그 슬픔을 함께 나누는 마음의 언어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가 수원 시민들에게 '존엄한 시민, 안전한 사회'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는 시간, 그리고 서로의 곁을 돌아보는 따뜻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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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평생학습관 대강당 로비에서 바라본 지관서가

전시 정보
기간: 2025년 11월 10일 ~ 12월 1일
장소: 수원시 평생학습관 대강당 로비
주최/주관: 수원특례시,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관람: 무료, 누구나 가능
김상래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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