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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그 자체로 예술이 되다' 김상훈 작가 '글씨다움' 전시
선경도서관에서 11월30일까지
2025-11-13 11:21:54최종 업데이트 : 2025-11-13 11:21:52 작성자 : 시민기자   양선영
김상훈 작가의 캘리그라피 전시 '글씨다움'

김상훈 작가의 캘리그라피 전시 '글씨다움'
 

글씨가 그림이 되어 살아 움직인다. 수원 선경도서관에서 김상훈 작가의 캘리그라피 전시 '글씨다움'이 열렸다. 이번 전시는 한글의 조형적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능성을 새롭게 조명하며, 총 15점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됐다. 단순히 문자를 쓰는 행위를 넘어 '글씨가 그림이 되는 순간'을 보여주는 전시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김상훈 작가는 '붓잡은글씨꾼'이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이다. 수원특례시 슬로건 '수원을 새롭게, 시민을 빛나게'를 디자인했으며, 교보문고 손글씨대회 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수원시 도서관에서도 여러번 전시와 강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글자들이 마치 숨을 쉬는 듯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획의 강약과 여백, 공간의 배치가 조화를 이루며 글씨가 하나의 조형물처럼 다가온다. 김 작가는 글씨의 형태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감정의 결을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한 걸음씩 나아가는 돈키호테의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

한 걸음씩 나아가는 돈키호테의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


눈길을 끈 작품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먼저, '돈키호테'였다. 거칠고 강렬한 붓 터치 속에서 말을 탄 돈키호테의 형상이 글씨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붓의 리듬이 마치 바람을 가르며 나아가는 듯했고, 글자의 각도와 방향은 도전과 용기를 보여주는 듯 했다. 작가는 돈키호테처럼 현실의 벽에 부딪히더라도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 옆에 전시된 또 다른 작품에는 돈키호테의 명대사가 적혀 있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며, 잡을 수 없는 별을 잡자." 붓끝의 흔적이 잔잔히 번지는 글씨 속에서 인간의 고뇌와 열정이 느껴졌다. 글자는 단단하지만 동시에 부드럽고, 그 대비가 돈키호테의 모순된 아름다움을 닮아 있었다.

또 다른 돈키호테 작품

또 다른 돈키호테 작품



발길을 붙잡은 또 다른 작품은 '찰리 채플린'이다. 검은 먹으로 표현된 모자와 신발, 그리고 지팡이 안에 세심하게 글씨가 새겨져 있다. 언뜻 보면 그림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글자의 선들이 하나하나 모여 인물을 완성한다. 작품 속 문구,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는 웃음 뒤에 숨겨진 인생의 깊은 의미를 전한다. 글씨가 만들어낸 찰리 채플린의 실루엣은 그의 삶과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나무>

<나무>


잔잔한 감동을 준 〈나무〉 작품도 인상 깊었다. '나무'라는 글자가 실제로 가지를 뻗고, 뿌리를 내린 듯한 형태로 표현되어 있다. 글자의 아래 부분은 땅을, 위쪽 획은 가지를 나타내며 글씨 하나로 이렇게 생명력이 느껴질 수 있다니 놀라웠다. 

전시장 한쪽에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관람객들은 붓펜을 손에 쥐고 자신만의 글씨를 써보거나, 김상훈 작가의 작품을 따라 써보며 캘리그라피의 즐거움을 느꼈다.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손글씨의 매력에 빠져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도서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전시를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한글의 아름다움을 체험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캘리그라피 체험 공간

캘리그라피 체험 공간


선경도서관은 '글씨다움' 전시와 연계해 김상훈 작가와의 만남을 마련했다. 오는 토요일 15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도서관 1층 로비에서 작가가 직접 시민들에게 캘리그라피 엽서를 써주는 행사가 열린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선택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엽서를 받을 수 있다. 신청은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캘리그라피는 글씨를 더 멋지게 쓰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김상훈 작가의 전시를 보며 마치 그림처럼 살아 움직이며 인상적인 글귀와 함께 하나의 멋진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음을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이번 전시는 글씨가 단순한 기록의 흔적을 넘어, 한글이 가진 조형미와 예술적 깊이를 재발견하게 했다. 김상훈 작가의 '글씨다움'은 글자 속에 담긴 감정과 생각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며, 한글이 얼마나 유연하고 예술적인 언어인지 다시금 느끼게 하는 전시였다.

김상훈 작가의 전시는 오는 11월 6일부터 11월 30일까지 선경도서관 1층 로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상훈 작가 SNS: www.instagram.com/geulssiggun 
선경도서관 홈페이지: www.suwonlib.go.kr/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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