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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를 보듬고 따뜻한 공감으로 날아오르다
빛누리아트홀에서 수원시립공연단 제28회 정기공연 청소년뮤지컬 <종이비행기> 공연
2025-11-24 13:35:37최종 업데이트 : 2025-11-24 13:35:35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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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고 출연 배우들이 관객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11월 21일과 22일 뮤지컬 <종이비행기>가 빛누리아트홀에서 관객을 만났다. 수원시립공연단 제28회 정기공연 청소년뮤지컬 <종이비행기>는 청소년들의 고민과 갈등을 다룬 이야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적셨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은 마음속에 잔잔하게 차오르는 그리움으로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바쁘게 사느라 잊고 있었던 청년 시절 꿈이 생각나는 시간이었다. 새 학기 학교는 설레는 꿈을 안고 들어온 학생들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신입생들은 재미있고 알찬 학교생활을 위해 동아리 활동을 찾아다닌다. 정의로운 강연우와 열정적인 안보미는 학교 방송부에 들어간다. 이들은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문제해결 사이다' 코너를 통해 학생들의 외모 고민, 친구 관계 등 현실적인 문제를 접한다. 빛누리아트홀에서 수원시립공연단 제28회 정기공연 청소년뮤지컬 <종이비행기> 공연이 있었다. 한편 새로 부임한 교장 선생님은 '서쪽 나라 마녀'라 불릴 정도로 엄격하다. "학생의 본분이 무엇일까요? 두말하면 잔소리죠. 첫째도 공부 둘째도 공부 오로지 공부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벌점 제도를 엄격하게 적용해주도록 하세요. 벌점이 10점이면 곧장 학부모 호출, 20점이면 생활 지도 훈련을 합니다." 교장 선생님은 무조건 공부를 강조하고, 엄격한 별점 제도로 학생들을 숨 막히게 한다. 공부를 위해 축제도 못 하게 한다. 강당과 일부 교실에서 비대면으로 아주 조용히 행사를 치르도록 지시한다. 학교 축제도 방송실도 뺏긴 방송부원들은 친구들과 함께 묘안을 낸다. 방송부원들은 자신들의 진실한 마음을 옥상에서 외쳐보기로 한다. "내가 비겁했어. 다른 애들 눈치 보느라 널 외면한 거 용서해 줘." 학교 폭력 사건 목격자가 마음속에 말을 한다. 목격자로서 제대로 증언하지 못해 피해자가 가해자가 돼 버린 것을 반성한다. 극장 안에서 관객들이 공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옥상에서 외치는 어린 배우들의 목소리는 조심스럽게 떨린다. 배우들이 아픔을 밀어내듯 부드럽게 뱉는 대사와 숨을 고르며 부르는 노래는 관객들의 가슴에 잔잔히 퍼진다. 관객들은 자연스레 배우의 감정에 동행하며 울컥하는 순간을 경험한다. 방송부원 강연우는 새로운 결정 규정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을 취재해 전한다. "100명의 학생을 찾아가 직접 의견을 물어봤다. 전체의 12%만이 지금처럼 유지돼야 한다고 응답했고 나머지는 88%는 반대한다."라고 학교 방침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보도한다. 용기를 낸 그 목소리는 잠시 떨렸지만, 힘 있게 울려 퍼졌다. "우리 학교는 우리가 없어, 지금 우리 학교는 자유가 없어. 지금 우리 학교는 뿌리가 없어. 하얀 길이 보이지 않아. 가슴 답답해 숨이 막혀요." 옥상에서 학생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는 에스엔에스로 생중계된다. 어린 배우들이 보내는 눈빛, 건네는 대사 한 줄 한 줄은 상처를 치유하고 희망을 떠올리게 했다. 어른들은 물론 교육부장관도 아이들의 목소리를 의미 있게 듣는다. 상처를 품은 학생들 음표들은 종이비행기처럼 날아올라 어른들을 다시 일으키는 힘을 보여준다.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다. 벌점제 등은 없어지고 학교는 새롭게 태어났다. 배우들은 종이비행기를 날린다. 종이비행기에 실어 날리는 꿈은 배우들의 감정선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리며 관객의 몰입을 도왔다. 관객들은 숨을 고르며, 하늘을 가르는 종이비행기를 본다. 그 비행기는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쯤 품고 있는 작은 희망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초등학생 자녀와 관람을 마친 관객은 "종이비행기 하나에 마음이 함께 날아올랐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묵직한 감동을 했다."라고 소감을 전한다. 호매실동에 빛누리아트홀 전경(출처 : 수원시 포토뱅크) 뮤지컬 〈종이비행기〉는 수원시 청소년뮤지컬단과 수원시립공연단이 함께 했다. 무대도 고등학교로 화려함도 없다. 거창한 메시지도 내세우지 않는다. 청소년들의 고민과 상처를 부드럽게 감싸 안아가는 내용이 전부다. 그런데도 이 내용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소년뮤지컬단원들에게 멋지게 어울린다. 사랑스러운 그들이 무대에서 빛난다. 수원시립공연단과 함께하면서 더욱 섬세하게 표현된 연기와 따뜻한 음악도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일상의 무게에 지친 이들에게도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공연장을 나서는데, 마음속으로 조용한 울림이 퍼진다. "어렵고 힘든 날에도 쉽게 포기하지 마. 너도 다시 날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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