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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 명이 함께한 친환경 첫걸음...수원월드컵경기장 '다회용 용기 혁신'
경기보다 더 뜨거웠던 '친환경 혁신'...수원월드컵경기장, 전국 최초 다회용 용기 도입의 의미
2025-11-27 14:36:29최종 업데이트 : 2025-11-27 14:36:25 작성자 : 시민기자   최종경
축구 관람을 위해 경기장에 모인 시민들

축구 관람을 위해 경기장에 모인 시민들


지난 23일 일요일 오후 2시, 김포FC와 수원삼성블루윙즈의 경기를 보기 위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11월 말 야외라면 꽤 쌀쌀할 것이라 걱정했지만, 예상과 달리 포근한 날씨 덕분에 관중석은 한층 활기를 띠었다. 8천 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고, 푸른 깃발과 응원가가 경기 전부터 공기처럼 퍼져 나왔다. 

김포FC와 수원의 치열한 한 판... 1대 1 무승부
하나은행 K리그2 2025 396라운드 김포FC와 수원 삼성의 경기는 1대 1 무승부로 끝났다. 김포는 시즌 최종전에서 값진 승점 1점을 챙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고, 수원은 이미 확정한 2위를 지키며 승강 플레이오프 준비에 돌입했다. 

이날 경기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둔 수원과 시즌 마무리를 노리는 김포가 맞붙은 가운데,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수원은 크로스를 중심으로 한 공격 전개로 주도권을 노렸고, 김포는 루이스와 디자우마 등을 앞세운 빠른 역습으로 맞섰다. 

전반 34분, 김포 김민우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기록, 원정팀이 균형을 깨뜨렸다. 실점 후에도 수원은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동점골을 노리며 상대 골문을 압박했다. 

수원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카드와 전술 변화를 통해 공격을 강화했고, 마침내 세라핌이 동점골을 터트리며 경기 흐름을 되돌렸다. 이후 양 팀은 추가골을 위해 공격을 주고 받았지만, 골키퍼들의 선방과 수비 집중력 속에 더 이상의 득점 없이 경기는 1대 1로  마무리됐다. 

이 무승부로 수원삼성은 승점 72점을 기록하며 리그2위를 확정, K리그1 11위 팀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격에 도전하게 됐다. 김포 FC는 승점 55점, 7위로 시즌을 마치며 창단 이후 또 한 단계 성장한 한 해를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포FC와 1대 1 무승부로 끝난 경기

김포FC와 1대1 무승부로 끝난 경기


친환경 퀴즈가 울려 퍼진 순간
하지만 이날 현장에서 가장 크게 기억에 남은 건 경기 내용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경기장 전체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다회용 용기 사용 문화였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최근 전국 최초로 다회용 용기를 전면 도입한 경기장이 되었고, 그 변화가 경기 관람 경험 속에서 힘있게 체감되었다.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 경기장 전광판에 재미있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전국 최초로 다회용 용기를 사용하는 경기장은 어디일까요?" 관중석에서는 곧바로 환호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답은 바로 우리가 앉아 있던 이곳, 수원월드컵경기장이었다.

한쪽에서 박수를 치던 관중 김모 씨(34, 수원 거주)는 이렇게 말했다. "축구만 보러 왔는데, 이런 친환경 정책이 실제로 시행되고 있다고 하니 신기하네요. 퀴즈로 알게 되니까 더 기억에 남아요." 퀴즈 하나가 단순한 홍보를 넘어, 경기장 문화를 바꿔가는 과정의 일부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쓰레기 덜 나오는 경기장... 팬으로서 자랑스럽다"
기자가 경기장 중앙 통로에서 만난 수원 팬 이수정 씨(29)는 다회용 컵을 들고 있었다. "이거 반납하면 다시 세척해서 쓰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생각보다 튼튼하고 예쁘기도 해서 불편함 없이 썼어요. 경기 끝나고 통로가 항상 쓰레기로 난장판이었는데 오늘은 그런 모습이 거의 없었어요. 팬으로서도 자랑스러웠어요." 실제로 이날 경기장 내 통로와 좌석 주변은 평소보다 훨씬 깔끔했다. 일회용품이 사라지자 관람 환경도 더 쾌적해진 것이다. 

다회용 용기는 어떻게 세척될까?... 총 '7단계 안전 세척'
경기장에서 쓰고 반납된 다회용 용기는 위탁 세척 전문업체가 수거한 다회용기를 7단계 고온 세척과 건조 후 재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단계)수거 및 운반 : 관람객이 사용한 다회용기는 경기장 내 반납함을 통해 수거되어 위탁 세척 전문업체로 운반된다. △(2~7단계)고온 세척 및 건조 : 전문업체에서 다회용기를 7단계에 걸쳐 고온 세척과 건조를 실시해 위생적으로 관리한다. △(8단계)세척·건조가 완료된 다회용기는 다시 경기장 내 푸드트럭 및 매점에 공급되어 다음 사용자에게 제공된다. 

세척 과정은 식품 안전 기준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관리된다고 한다. 덕분에 관객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다.
 
수원삼성을 응원하는 관중석이 파란물결로 가득하다

수원삼성을 응원하는 관중석이 파란물결로 가득하다


경기 내용만큼이나 뜨거웠던 시민들의 반응
이날 경기는 두 팀 모두 속도감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관중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수원 팬들은 북소리와 함께 푸른 깃발을 힘차게 흔들었고, 김포 팬들도 응원가를 이어가며 맞불을 놓았다. 결정적인 장면이 나올 때마다 탄성이 터져 나왔고, 관중들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경기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관중석 곳곳에서는 경기 못지 않게 친환경 정책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경기 중간에 만난 대학생 관람객 박태현 씨(22)는 말했다. "요즘 다회용컵이 카페에서는 흔하지만, 경기장에서 본 건 처음이었어요. 특히 이렇게 관중이 많은 날 효과가 더 큰 것 같아요. 그냥 컵 하나 반납하는 건데, 우리가 환경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다른 경기장들도 이런 시스템 빨리 도입했으면"
경기 종료 후 퇴장하는 길, 한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초등학생 아이의 손을 잡고 있던 장모 씨(41)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랑 경기장을 자주 오는데, 솔직히 일회용 쓰레기가 너무 많았어요. 오늘은 아이에게도 '우리가 환경을 지키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어 좋았어요. 다른 경기장도 이런 시스템을 빨리 도입했으면 좋겠네요."

그 말이 깊이 와닿았다. 친환경 실천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려면, 특정 경기장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회용 용기로 바뀐 경기장 풍경
다회용 용기 도입은 단순한 제도적 변화가 아니라, 경기장 문화 자체를 바꾸고 있었다. 음료 구매 고객 전원에게 다회용컵을 제공하고, 경기장 곳곳에 반납함이 마련되어 있었다. 반납구 앞에는 경기장 스태프들이 배치돼 있어 안내도 원활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반납함은 빠르게 채워졌고, 주변에는 무질서한 쓰레기 더미가 거의 없었다. 이날 본 관람 문화는 '환경 실천'이 강요된 행동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참여'로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8천 명이 넘는 관중이 함께 만들어내는 집단 실천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다. 한 명의 노력은 미미하지만, 수천 명의 참여는 도시 전체의 환경정책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보다 더 오래 남을 순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의 다회용 용기 실험은 단순한 친환경 정책을 넘어, 스포츠 문화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축구를 보러 온 관중들이 자연스레 이 변화의 주체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환경 보호'가 일상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얻었다. 

경기장을 나서며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경기가 끝나면 기록은 남지만, 문화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오래 남는다. 그리고 이날, 수원은 그 문화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수원삼성블루윙즈 다음 경기일정을 알려주는 현수막

수원삼성블루윙즈 다음 경기 일정을 알려주는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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