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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수목원 겨울 전시, 말이 건네는 희망의 이야기“꿈꾸는 말의 숲”
붉은 말의 해를 앞두고 펼쳐지는 예술·자연·치유의 공간
2025-12-01 11:36:18최종 업데이트 : 2025-12-01 12:40:16 작성자 : 시민기자   허지운

영흥수목원 내 전시온실 외관

영흥수목원 내 전시온실의 외관


겨울이 깊어갈수록 사람들의 발걸음은 따뜻한 곳을 찾는다. 찬바람을 피해 실내로만 향하던 시민들에게, 수원시 영흥수목원은 한겨울에도 온기를 품은 특별한 공간이 되어준다. 영흥숲공원 내 자리한 이 수목원은 사계절 내내 다양한 식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도심 속 힐링 장소로 이미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다.

 

겨울철의 온실은 자연의 온기를 담아내 더욱 특별하다. 이 온실 안에서는 2026년 3월 31일까지 관람객의 상상과 감성을 깨우는 겨울 특별전시 '꿈꾸는 말의 숲'이 진행되어 시민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지난 11월 28일 영흥수목원을 방문하여 수목원 주변과 전시를 관람했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어 가을과는 또 다른 수목원을 경험할 수 있었고 계절이 겨울로 향해 가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전시 온실은 또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다.

 

방문자센터 안에서 본 붉은 포인세티아와 그 옆에 놓인 말 모양의 패널 오너먼트

영흥수목원 방문자센터 안에서 본 붉은 포인세티아와 그 옆에 놓인 말 모양의 패널 오너먼트


방문자센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붉은 포인세티아와 그 옆에 놓인 말 모양의 패널 오너먼트는 이번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그 자체로 한 장면의 설치 작품처럼 꾸며져 따뜻한 공기에 둘러싸인 온실 전시로 먼저 발걸음을 옮기게 한다.

이번 전시는 2026년 병오년(붉은 말의 해)을 기념하며 기획되었다. 60년 만에 돌아오는 붉은 말의 해를 상징적으로 풀어내어, 말이라는 존재를 통해 희망과 자유, 그리고 앞으로의 새로운 기운을 시각적으로 전하고자 했다.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식물과 공간을 활용한 설치 작업을 이어온 이정윤 작가가 이번 전시를 기획하여 온실 공간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냈다. 익숙한 식물들 사이로 흩어진 작품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이야기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맞이마당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어 있었다

영흥수목원 입구 맞이마당에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어 있었다

꿈꾸는 말의 숲 전시에 대해 설명해주는 안내문이 있었다

영흥수목원 전시 온실 내에는 '꿈꾸는 말의 숲' 전시에 대해 설명해주는 안내문이 있었다


온실 속을 걸으며 마주하는 세 가지 이야기

첫 이야기는 온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인공폭포 위에 떠 있는 거대한 말 풍선 '꿈꾸는 말'에서 시작한다. 가벼운 공기 속에 떠 있는 유니콘의 말의 모습은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자유로운 존재를 연상시킨다. 잠든 듯 고개를 아래도 돌려 있는 모습은 다시 깨어날 꿈을 상징한다. 불안과 혼란 속에서도 피어날 희망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첫 번째 조형물 꿈꾸는 말. 폭포 위에 큰 말 모양의 풍선이 있었다

첫 번째 작품 '꿈꾸는 말'. 온실 중앙 폭포 위에 있는 유니콘 모양의 말 조형물


두 번째 이야기는 '다시 걷는 생명들'로 다양한 색을 띤 작은 말 조형물들이 식물들 사이 곳곳에 놓여 있다. 푸른 잎사귀 사이로 빨간색, 노란색, 연보라색 등 다채로운 말들은 가까이 가야지만 보인다. 시선에서 보였다가 위치를 옮기는 보이지 않는다. 이는 커다란 사건 이후에도 변함없이 자라나는 생명의 여정을 상징한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두번째 다시 걷는 생명들 조형물

두 번째 작품 '다시 걷는 생명들' 조형물. 식물들 사이에 놓인 작은 말들은 새로운 세대의 순환을 상징한다 

 

실제 관람객 중 한 사람은 "멀리서는 보이지 않아 그냥 지나칠 수 도 있었는데, 식물 사이로 숨어 있는 말들을 찾아 걷다 보니, 겨울인데도 생명의 힘이 느껴졌다"고 했다. 전시가 하나의 자연 퍼즐처럼 꾸며져 있어, 어른들도 호기심을 품고 천천히 둘러보게 된다.

세 번째 이야기는 공간 속에 담겨 있다. 작품  '경계를 건너는 의례'는 관람객이 가장 긴 시간을 머무는 곳이다. 붉은 실이 촘촘하게 늘어진 이 터널은 숲의 문턱을 상징하며, 실 사이를 걸어 지나가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의식처럼 느껴진다. 실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과 온실의 공기가 피부에 닿으며, 관람객은 자연스레 마음속 무언가를 떠나보내는 듯한 느낌을 받게된다.


세 번째 조형물인 경계를 건너는 의례. 여기에 미리 만들어 둔 달러호스를 달아 둘 수 있다

세 번째 작품인 '경계를 건너는 의례'. 여기에 미리 만들어 둔 달러호스를 달아 둘 수 있어 보는 전시가 아니라 참여를 통해 같이 만들어 가는 전시가 된다

 

한 관람객은 이 터널을 지나며 "마치 내가 올해를 마무리하는 작은 의식을 치른 것 같았다.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실 사이를 천천히 걸으면서 마음이 차분해졌다."면서 "이 공간은 사진으로는 절대 표현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 조용히 서 있기만 해도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달러호스 모빌로 전시에 직접 흔적을 남기다

전시 관람과 연계된 달러호스 모빌 만들기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달러호스는 스웨덴 '달라나(Dalarna)' 지방에서 유래한 말 모양의 목각 공예품으로, 스웨덴에서는 가정에 평화와 행복을 가져 다 준다고 하여 결혼식 등 중요한 행사에 선물로 주고받기도 한다.

 

관람객은 1층 체험 공간에서 색종이와 실, 작은 장식들을 선택해 자신만의 말 오브제를 완성할 수 있다. 아이들은 색칠과 꾸미기를 즐기며 동심을 한껏 발휘하고, 어른들은 "내년의 소망을 적어 걸어둘까?"라며 진지하게 참여한다. 완성된 모빌은 '경계를 건너는 의례' 공간의 붉은 실 사이에 걸 수 있어, 자신의 감정이나 소망이 전시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한 관람객은 "아이가 직접 만든 모빌을 전시 공간에 다는 순간, 이 전시가 그냥 구경하는 전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드는 전시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작은 참여지만, 관람객들은 이 체험 덕분에 전시에 대한 몰입도가 커진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폭포위의 말 조형물과 물 속의 작은 공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출구쪽에서는 처음에 보았던 폭포위의 유니콘 모양의 말 조형물 '꿈꾸는 말'과 물 속의 작은 공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 공간인 출구 쪽에 이르면 아래에서는 폭포로 보이던 곳이 연못 같이 느껴지고 그 속에 '꿈꾸는 말'과 작은 공 모양 조형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 위에 비친 말 풍선의 실루엣은 왠지 모를 포근함과 여운을 안겨준다. 밖의 차가운 겨울 공기를 떠올리기 어려울 만큼, 온실 전체가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에 잠겨 있는 듯했다.

 

도심에서 멀리 떠나지 않아도 깊은 힐링을 받을 수 있는 곳인 영흥수목원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식물과 예술이 함께 만드는 치유의 공간'이라는 수식에 더욱 가까워졌다. 특히 겨울 온실이라는 독특한 공간에서 만나는 예술 전시는 관람객에게 새로운 형태의 휴식을 선물한다.


꿈꾸는 말의 숲 전시 포스터

영흥수목원 전시온실 '꿈꾸는 말의 숲' 전시 포스터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걸으며 말들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꿈과 소망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시간이야말로, 겨울 온실 전시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차분한 공기와 따뜻한 빛, 그리고 이야기처럼 펼쳐지는 설치 작품들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우리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위로하고 새로운 기운을 채워 넣는다.

 

다가오는 2026년 병오년(붉은 말의 해)을 맞아, 영흥수목원의 특별전 '꿈꾸는 말의 숲'은 관람객에게 희망과 기대를 전하는 작은 의식 같은 공간이 된다. 도심에서 멀리 떠나지 않고도 깊은 치유와 영감을 경험할 수 있는 이 전시에서, 올겨울 잠시 멈춰 서서 새로운 시작을 향한 발걸음을 준비해 보기를 추천한다.


 

<꿈꾸는 말의 숲> 전시

• 전시장소 : 영흥수목원 내 전시온실

• 전시기간 : 2025. 11. 5. ~ 2026. 3. 31.

• 관람시간 : 09:30 ~ 17:30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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