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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변화는 곧 도시 변화”…수원 미래형 상권 모델 제시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소상공인·시민·행정이 함께 하는 하이브리드 상권 정책과 전략
2025-12-02 15:42:34최종 업데이트 : 2025-12-04 10:54:21 작성자 : 시민기자   허지운

포럼 기조발제 모습

'2025 수원 상권활성화 컨퍼런스'에서 김승일(수원도시재단 경제본부)본부장이 2부 포럼에서 수원 상권 미래에 대해 기조발제 발표를 하고 있다


지난 12월 1일 오후 2시, 수원 팔달구 덕영대로에 위치한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아젤리아홀은 평일 오후임에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2025 수원 상권활성화 컨퍼런스'에 소상공인과 지역 활동가, 행정 관계자, 대학생, 일반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코로나 이후 요동친 상권 환경을 진단하고 미래 전략을 논의한다는 취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좌석 구성의 차이가 눈에 들어왔다. 소상공인을 위한 넓은 원탁 테이블은 앞쪽을 채우고 있었고, 일반 시민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은 뒤편 의자석 두 줄뿐이었다. 한 시민 참가자는 "개방형 컨퍼런스라 기대했는데, 자리 배치가 구분되어 있어 조금 당황했다"며 "정보를 나누는 자리가 모두에게 더 열린 방식이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런 세부적 구성은 참여자의 경험 차이를 만들어냈지만, 이내 행사 내용에 집중하며 자리로 향했다.


컨퍼런스 현장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아젤리아홀에서 진행된 '2025 수원 상권활성화 컨퍼런스' 현장

 

1부 성과공유회는 축하 공연으로 시작해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올해 수원도시재단 상권활성화센터가 추진한 주요 사업이 영상으로 소개되었다. 상인 인터뷰, 시민 참여 행사, 새롭게 정비된 거리 등 영상 속 장면들은 센터가 현장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움직였다는 인상을 주었다.

 

성과 영상 상영

2025년 수원도시재단 상권활성화센터 성과 영상 상영

 

KB금융그룹은 수원도시재단과 함께 지난 7월부터 수원시 상권을 금융데이터 기반으로 진단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기존의 인구·통계 중심의 조사를 넘어 은행·카드 데이터를 융합한 최초의 시도로, 소상공인의 실제 경제활동 흐름을 세밀하게 파악한 것이 특징이다. 

KB금융 상권 분석 데이타 발표

최지현(KB국민은행 데이터지원부)팀장이 금융 상권 분석 및 모니터링한 결과를 발표한다

 

분석 결과 수원시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등 전국적 패턴을 공유하고 있으나, 유동인구와 전체 매출 규모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사업자의 예·적금 잔액이 증가해, 상권의 금융 건전성이 일정 부분 개선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상권활 성화를 위해 ▲통합 상권 관리 체계 구축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거버넌스 마련 ▲지역화폐·로컬 멤버십 활성화 ▲금융 안전망 강화 등을 제안했다. 또한 건물 노후도가 지역 인구 구조에 따라 매출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며, 오래된 건물의 재해석과 활용이 상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KB는 앞으로도 금융 컨설팅과 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해 수원 상권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진 공동 마케팅 사례 발표에서는 골목형 상업지의 실험적 시도들이 소개됐다. 호매실 상점가는 자체 캐릭터 '호매로'를 활용해 SNS 홍보와 굿즈 제작을 진행했고 350명 이상이 참여했고 한다. 지역 정체성을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연무 골목형 상점가는 '올빼미 건강걷기'와 '야시장'으로 저녁 시간대 이용객들의 유입을 늘렸다. 

 

마케팅 사례 공유

연무 골목형 상점가의 '올빼미 건강걷기'와 '야시장' 마케팅 사례 공유

 

윤일영(소상공인연합회 영통구)회장은 인터뷰에서 올해를 "상인 조직화와 역량 강화의 해"로 평가하며 "내년에는 상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공모사업과 현장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영통구상인회 회원들

윤일영회장(뒷줄 오르쪽에서 두번째)과 영통구상인회 회원들

 

10분 휴식 후 시작된 2부 포럼은 '위기에서 기회로, 수원 하이브리드 상권 혁신'을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김승일(수원도시재단 경제본부)본부장은 수원시 44개 동을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동별 특화 전략을 발표했다. 행궁동·영화동 등 구도심은 고령화와 유동인구 감소로 쇠퇴형 상권으로 분류되었고, 반대로 평동·서둔동은 자동차매매단지·타임빌라스 등 대형 인프라를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동의 상권 분석 모니터링 결과

김승일 본부장이 수원의 44개동 상권 분석 및 모니터링 결과 발표하고 있다

 

그가 제시한 동별 전략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높았다. 청년 1인 가구 기반의 야간문화 상권(율전동), 신도시형 교육·키즈 특화(정자2·3동), 노년층 특화 건강·돌봄 상권(파장동), 자동차 중심 '오토스트리트'(평동), 소규모 공방과 마을마켓 중심 상권(세류동) 등 지역 특징을 그대로 살린 접근이 돋보였다. 김 본부장은 "모든 지역에 동일한 혜택을 주는 시대는 지났다"며 동별 세밀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광운(오늘의 빈집 연구소)소장은 스스로를 '로컬 큐레이터'라고 소개하며, 상권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공간이 아닌 콘텐츠'라고 했다. 지역의 오래된 이야기와 생활 흔적을 새로운 세대의 시각으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AI 기반 분석, 온라인 브랜딩, 글로벌 감각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짚었다.


패널토론

기조발제와 주제발표 후, 패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패널토론에서 정경수(수원시골목형상점가연합회)회장은 배달 플랫폼·대형 쇼핑몰·프랜차이즈 등 외부 영향의 확장을 언급하며 상인 스스로 데이터 기반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관(영동시장 상인회)회장은 "전통시장의 위기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받지 못하는 것"이라며 수요 예측과 소비 패턴 분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원구(수원시 경제정책국)국장은 소비자, 상인, 행정이 하나의 데이터 생태계로 연결된 상권 운영 체계를 '하이브리드 상권'이라고 하면서 데이터 통합·표준화, 디지털 역량 강화, 오프라인 환경 개선, 공동 브랜드 구축, 지역 격차 해소 등을 '하이브리드 상권 전략'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시대에 걸맞은 상권 모형이라는 설명이었다.


포럼 자료집

'2025 수원 상권활성화 컨퍼런스' 자료집

 

행사를 마치고 나서는 길, 참여자들의 표정에는 각기 다른 기대와 고민이 묻어 있었다. 한 상인은 "동네 상황에 맞춘 데이타 분석을 통한 마케팅 전략이라 도움이 됐다"며 "다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 시민 참가자는 "상권 변화는 결국 도시의 생활 변화를 반영하는 만큼, 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수원이 앞으로 어떤 도시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자리였다. 상권은 도시 경제의 체력이자 시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기반이다. 변화의 흐름을 읽고, 그 변화를 시민·행정·상인이 함께 만들어갈 때 지속 가능한 상권이 만들어진다.

 

행사 구성에서의 일부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날 논의는 수원 상권의 미래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지금, 수원의 골목과 시장이 또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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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2025 수원 상권활성화 컨퍼런스, 2025년 상권활성화센터 성과공유회, 수원 상권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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