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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웃고 땀 흘린 첫 체육대회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 '부부 볼링대회' 체험기
2025-12-04 10:55:41최종 업데이트 : 2025-12-04 10:55:40 작성자 : 시민기자 최종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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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부부체육대회 부부스트라이크 지난 11월 29일 토요일 오후,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부부 특성화사업 '부부체육대회'가 열렸다. 오후2시부터 6시 30분까지 이어진 이번 행사는 단순한 스포츠 활동을 넘어, 바쁜 일상에 지친 부부들에게 다시금 함께 웃고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했다.기자는 수원시 시정소식을 통해 우연히 이 소식을 접했다. 모집 대상이 '수원시 거주 부부 12쌍'이라는 사실을 본 아내가 곧바로 신청을 마쳤고, 다행히 접수가 완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최근 들어 둘만의 시간을 갖는 일이 드물었던 터라, 부부 모두에게 작은 설렘이 찾아왔다. 행사가 진행된 장소는 수원시 관내 볼링장이었다. 기자가 마지막으로 볼링을 찾았던 것은 대학 시절, 동창들과 결혼식 뒷풀이를 하던 때였다. 어느덧 15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볼링화를 갈아 신고, 낯설게 느껴지는 볼링공을 손에 들자 오래된 기억들이 함께 떠올랐다. 독감으로 불참한 한 팀을 제외하고 총 11쌍의 부부가 행사에 자리했다. 모두가 약간의 어색함과 설렘이 뒤섞인 표정으로 인사를 나눴고, 센터 관계자의 행사 안내와 센터장의 환영 인사 후 본격적인 볼링 경기가 시작됐다. 해당 담당자가 행사 소개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팀 구성은 2팀씩 한 레인을 사용하는 방식이었지만, 짝이 맞지 않았던 기자 부부는 6번 레인을 단독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오롯이 둘만의 경기 공간이 생긴 셈이다.
모든 부부는 세 게임을 진행했다. 게임 초반, 의외로 스트라이크도 나왔고 스페어 처리도 연이어 성공하면서 분위기는 금세 밝아졌다. 부부가 한 팀이다 보니 남편이 스트라이크를 치고 아내가 볼을 구렁으로 빠트리는 상황이 나오기도 하고, 반대로 아내가 핀을 많이 쓰러뜨리고 남편이 흔들리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 부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랜만에 잡은 볼링공은 자꾸 옆으로 빠졌고, 때로는 3핀만 간신히 쓰러지기도 했다. 공을 굴리는 모습이나 자세도 제각각이었지만, 그 모든 순간이 오랜만에 함께한 시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즐거웠다. 오랜만에 볼링공을 굴려본다. 각 레인에서 볼링 경기에 참여한 부부들의 모습 경기에 집중한 모습, 나란히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는 부부의 모습 특히 스트라이크가 터졌을 때는 부부끼리뿐만 아니라 옆 레인 부부들과도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환호성을 질렀다. 누군가의 스트라이크는 모두의 기쁨이 되었고, 서로를 응원하는 분위기는 경기장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참여한 모든 부부에게 참가상을 주었다. 세 게임을 모두 마친 뒤,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부부에게는 상품이 수여되었다. 그러나 성적과 상관없이 행사에 참여한 모든 부부에게는 참가상이 주어졌다. 응원과 웃음이 이어졌던 시간만큼은 상품보다 더 큰 만족감을 주었다.
무엇보다 기자 부부에게는 '오랜만에 단둘이 보낸 주말'이라는 점이 가장 큰 선물로 남았다.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어디를 가든 항상 아이가 함께했고, 부부만을 위한 시간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났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신혼 때처럼 둘만의 속도로 걸었고, 둘만의 대화를 나눴으며, 함께 땀도 흘렸다. 맛있는 저녁까지 행사가 모두 끝난 후 제공된 푸짐한 저녁 식사는 이날의 즐거움을 마무리하는 또 하나의 선물이었다. "이런 데이트, 다음에 언제 해볼까?"라는 아내의 말처럼, 이 하루는 오랜만에 되찾은 부부만의 소중한 시간이었다.
행사 후 아내는 오랜만에 무리한 탓인지 다음날 팔과 손목이 욱신거린다고 말했다. 그만큼 몸을 쓰는 활동이 줄어든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정작 건강을 챙겨야 할 나이인데 운동은 늘 '다음에'로 미뤄왔던 것이다. 이번 부부 볼링대회는 단순한 레크레이션 활동이 아닌, 부부가 다시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수원시가 앞으로 부부를 위한 체육 프로그램과 소통형 활동을 더 ㅁ낳이 마련한다면, 많은 부부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 확신한다. 바쁜 일상에 지쳐 서로를 바라볼 여유가 없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함께 공 하나 굴려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체험은 그 작은 행동이 얼마나 큰 행복으로 돌아오는지 깨닫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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