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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음악 세계에 취한 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301회 정기연주회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과 말러 교향곡 7번 연주
2025-12-12 15:02:31최종 업데이트 : 2025-12-12 15:02:30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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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교향악단 제301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SK아트리움 대공연장 지난 11일 저녁 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수원시립교향악단 제301회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모차르트(W. A. Mozart, 1756-1791)의 '플루트 협주곡 1번 사장조'와 말러(G. Mahler, 1860-1911)의 '교향곡 7번 마단조'가 연주되었다. 모차르트 음악과 말러 교향곡의 조합은 불협화음 같아 보였지만 생각보다는 잘 어울렸다. 이날 첫 번째로 연주한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은 대부분의 모차르트 음악이 그렇듯 플루트 협주곡의 멜로디가 물이 흐르듯 맑고도 아름다워 편안하면서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한여진 플루티스트는 11세부터 국제 콩쿠르 무대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보여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주목을 받으며 활약하는 음악가이다. 이날 그 명성 그대로 뛰어난 연주로 청중을 사로잡았고 기교 넘치는 앙코르곡으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2부에서는 말러 교향곡 7번을 연주했다. 지난 9일 저녁 SK아트리움 소공연장에서 신은혜 부지휘자가 진행한 클래식 아카데미 수업을 들어 음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난해하기는 했지만, 악장마다 특징적인 악기의 조화, 분위기 등을 집중하며 연주를 감상했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301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SK아트리움 대공연장 포토존 1악장에서는 호른과 테너 호른을 대체한 유포니움, 2악장에서는 호른과 소 방울 소리, 3악장에서는 오보에와 솔로 바이올린, 4악장에서는 기타와 만돌린, 5악장에서는 팀파니 등의 솔로가 인상적이었으며 오케스트라에는 생소한 다양한 악기가 동원되었다. 이번 공연을 보기 전에 클라우디오 아바도(C. Abbado, 1933-2014)가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연주한 유튜브 영상을 여러 차례 보면서 멜로디를 익혔다. 음악의 전체적인 구성을 알고 감상하면 음악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러 음악 세계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느낌이다. 말러 교향곡 7번은 1904-1905년에 작곡했는데 특이하게도 '밤의 노래'로 불리는 2악장과 4악장을 작곡한 이후에 1, 3, 5악장을 작곡해 완성했다. 1908년 프라하에서 말러가 지휘하는 체코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로 초연했고, 연주 시간은 약 80분에 이르는 대곡이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301회 정기연주회,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과 앙코르 연주를 마친 플루티스트 한여진 음악사적으로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지나면서 리스트(F. Liszt, 1811-1886), 바그너(R. Wagner, 1813-1883) 등의 신낭만주의와 비교적 보수적인 경향을 띤 브람스(J. Brahms, 1833-1897) 등으로 대변되는 신고전주의가 맞서던 시기에 말러는 보수적이면서도 진보적인 음악을 만들었다. 말러는 브루크너(A. Bruckner, 1824-1896), 시벨리우스(J. Sibelius, 1865-1957)와 함께 후기 낭만주의 시대의 교향곡 3대 거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1982년 창단한 수원시립교향악단은 연주력이 향상되면서 음악적 완성도를 높여왔다. 2010년에는 베토벤(L. V. Beethoven, 1770-1827) 사이클을 통해 1년 동안 교향곡 9개 전곡 연주, 피아노 협주곡 5개 전곡,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연주하면서 전곡 연주 시리즈의 서막을 열었다. 2013년에는 차이콥스키(P. I. Tchaikovsky, 1840-1893) 사이클을 통해 러시아 음악의 진수를 선보였다. 교향곡 6개 전곡, 피아노 협주곡 1번,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연주해 클래식 매니아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2014년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 Strauss, 1864-1949) 탄생 150주년 기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시리즈, 2015년에는 시벨리우스 탄생 150주년 기념 시벨리우스 시리즈를 연주해 전곡 연주회 시리즈를 이어갔다. 2016년부터는 말러 시리즈를 시작해 교향곡 1번, 3번, 4번, 7번을 연주했지만, 끝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2017년 4월 4일 김대진 지휘자가 수원시립교향악단과 마지막으로 연주한 곡이 말러 교향곡 7번이었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301회 정기연주회, 말러 교향곡 7번 연주를 마치고 말러는 스스로 "나는 삼중의 이방인이다. 오스트리아인 사이에서는 보헤미아인이요, 독일인 사이에서는 오스트리아인이며, 세계인 사이에서는 유대인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말러가 태어날 당시에는 오스트리아 출신이지만 독일어를 쓰는 보헤미안이었고 현재의 체코 영토에서 태어났기에 이런 말을 한 것이다. 말러는 당대의 지휘자로 유명했지만 10곡의 교향곡을 작곡한 당대 최고의 작곡가이기도 했다. 30대 이전에 작곡한 초기의 4개 교향곡은 표제적이며 자연 중심적인 음악 세계를 보이며 밝고, 투명한 특징이 있다. 40대에 작곡한 중기의 3개 교향곡은 절대음악을 표방하며 극단적 대비, 강렬한 색채가 특징이다. 이후에 작곡한 말기의 3개 교향곡은 초월적 세계, 존재론적 사유, 투명과 양면성을 보였다. 말러의 제자이면서 당대 최고 지휘자였던 브루노 발터(1876-1962)는 "말러의 실험적인 지성이 아니라 불타오르는 정신 때문에 그에게 완전히 압도당하는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말러의 정신과 음악 세계를 존경했다. 이런 말러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말러의 정신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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