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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수원 화성행궁》 발간기념 토크콘서트 열려
복원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다
2025-12-19 10:32:46최종 업데이트 : 2025-12-19 10:32:44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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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행궁 신풍루 옆에서 화성행궁 복원 기념 안내판 제막식이 있었다. 2025년 12월 18일 오후(15:00~16:00) 수원화성박물관 1층 다목적 강당에서 《다시 만난 수원 화성행궁》 발간기념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다시 만난 수원 화성행궁》은 화성행궁 복원에 참여하였던 공로자들과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날은 화성행궁 2단계 복원 1주년을 맞이해 35년간의 복원공로자들의 숨은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토크콘서트에 앞서 화성행궁 신풍루에서 화성행궁 복원 기념 안내판 제막식이 있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과 복원공로자들이 흰 천으로 덮여 있던 표식을 벗겼다.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데, 복원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함께 되찾았다는 공감이 실려 있었다. 오선화 과장(수원시 화성사업소 문화유산복원)이 현판 내용을 읽고, 참가자들은 한 마디씩 회고의 말을 이었다. 행사는 담담하게 이어졌지만, 이제는 볼 수 없는 사람들 이름을 부를 때는 화성행궁 담장을 따라 미끄러지는 햇살이 붉게 빛났다. 화성행궁 복원은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이야기했다. 행사는 고호 화성사업소장 환영사로 시작했다. 고 소장은 화성행궁 복원과정을 설명하며 시민이 모여 시작한 것을 강조했다. 복원추진위원회가 자료를 발굴하고 학술대회를 하며 서막을 열었다고 했다. 그 힘으로 시청이 복원사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인사말을 맺었다. 복원과정을 동영상으로 보는 시간을 가졌다. 1905년 우화관이 학교로 사용되던 시기부터 행궁이 완전히 복원되어서 개관하기까지 119년의 과정을 담았다. 1989년에 화성행궁 복원추진위원회가 만들어진 후 35년간의 복원 공사 과정이었다. 행궁의 허물어진 담장과 복원 현장의 흙냄새가 강당에까지 전해왔다. 오 과장은 "영상에서 보듯 모든 기념식에서 주인공은 늘 건물이다. 35년간 쉼 없는 의지로 복원추진을 이어온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 그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진정한 마침표가 아니냐고 생각했다. 그 기억을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 책이 시작되었다."라고 말했다. 복원을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다. 발표회는 책 속에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무대에는 화성행궁 복원추진위원회 송철호 총무부장(전 수원시립합창단 단무장), 임병호 기획부장(전 경기일보 문화부 차장), 김우영 홍보부장(현 수원일보 논설실장), 이홍구 본부장(전 수원여고 교감) 그리고 전홍섭 전 수원문화원 사무국장과 김동욱 화성행궁 1·2단계 자문위원(경기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이 호명을 받고 올라왔다. 사회자는 화성행궁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힘을 보탠 이들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해 불렀다. 짧은 호명 속에는 수년의 시간과 보이지 않았던 노력이 함께 담겨 있었다. 객석에서는 이름이 불릴 때마다 박수가 이어졌다. 무너진 역사를 다시 세우기 위해 노력한 공로에 보내는 찬사였다. 마지막 이름이 호명되자, 박수는 조금 더 길어지고 깊어졌다. 무대에 오른 사람들과 관객들이 마주 보며 장내는 설레는 기운이 가득 채워졌다. 발표자들은 화성행궁 복원은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당시 심재덕은 수원문화원장이었다. 1989년 5월 향토사학자 이승언이 심재덕을 찾아왔다. 규장각에서 '화성행궁 채색도'를 찾았다는 이야기였다. 이 일을 계기로 심재덕은 89명의 시민과 함께 화성행궁 복원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위원장으로 김동휘 선생을 위촉하고, 자신은 부위원장으로 복원사업을 도왔다. 오선화 과장(수원시 화성사업소 문화유산복원)이 행사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화성행궁은 조선 최대의 행궁으로 왕의 공간이었다. 정조의 효행과 개혁 정신이 기반이 된 중요한 유산이다. 이런 정신을 되찾기 위해 심재덕은 뛰어다녔다. 하지만 위기를 맞았다. 당시 화성행궁 터에 있던 경기도의료원의 증축 설계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기에 현대식 병원이 들어선다면 화성행궁은 영원히 어려워진다. 절박한 순간이었다. 심재덕은 김동휘 복원추진위원장, 이종학 서지학자, 안익승 경기도 유네스코 회장, 이승언 향토사학자 등과 임사빈 경기도지사를 찾아갔다. 증축 계획을 철회해 달라는 부탁을 간곡히 했다. 임 도지사는 황당했지만, 국가 유산을 지키겠다는 시민들의 의지를 읽었다. 증축 계획을 유보하고, 병원을 연초제조창 옆으로 옮기는 결정을 했다. 발표자들은 당시 임 지사가 현명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화성행궁 복원은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대 위에 발표자들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사라졌던 전각, 문헌 속의 모습, 땅속에서 드러난 주춧돌 하나하나를 기억했다.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켜켜이 쌓인 시간의 무게가 느껴졌다. 토론자들은 "화성행궁 복원추진을 이야기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꿈같은 이야기라고 여겼다. 그런데 현실이 됐다. 그야말로 감격스럽고 기쁘다. 정말 이 일이 이루어져서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다."라고 회고했다.
《다시 만난 수원 화성행궁》은 화성행궁 복원에 참여하였던 공로자들과의 인터뷰를 기록한 책이다. 발표자들은 당시 35세, 40세에 화성행궁 복원이라는 큰 꿈을 꾸었다. 지금이라면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순간 발표장은 웃음이 번졌지만, 관객들 마음에는 잔잔한 파문이 일었다.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였는데 무엇을 공감했을까. 윤미지 아나운서 말처럼 우리는 욕심도 내지 못할 꿈이라는 말에 공감하는 듯했다. 무대에 오르지 못한 화성행궁 복원 참여자가 많다. 묵묵히 지지한 시민들도 있다. 민선 시장들이 복원에 집중할 때 정치적 성향이 달라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각종 규제로 상권이 위기를 맞을 때도 기다렸다. 시는 도시재생 사업 등을 추진했고, 시민들은 주도적으로 참여해 지역 특성을 살리는 공간으로 성장시켰다. 이런 노력으로 행궁과 주변은 관광명소로 빛나고 있다. 화성행궁은 이제 단순히 복원된 유적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포개진 공간이다. 돌과 기와의 복원이 아니라, 시민의 꿈과 희망이 숨 쉬는 유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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