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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의 소리로 연결된 겨울 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2025 윈터 페스티벌 〈뮤지엄 라디오〉 열려
2025-12-22 13:22:38최종 업데이트 : 2025-12-22 13:35:13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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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라디오〉는 시민과 소통하는 방식, 그리고 문화 공간이 사람과 맺는 관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2월 20일 토요일, 수원시립미술관 행궁 본관 포니정홀은 잠시 '라디오 스튜디오'가 됐다. 2025 수원시립미술관 윈터 페스티벌 〈뮤지엄 라디오〉가 열린 것이다. 이날은 미술관에 음악이 흐르고 이야기가 머물며, 겨울 미술관에 새로운 풍경이 채워졌다. 페스티벌 〈뮤지엄 라디오〉의 미술관의 기능을 확장하는 시간이었다. 미술관이 단순히 전시를 보는 공간이 아니라, 음악과 함께 할 수 있는 경험의 장으로 만들었다. 교육홍보팀 박현주 주무관은 "수원 시립미술관은 전시 외에도 다양한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위해서 교육도 하고 오늘처럼 공연도 진행한다. 이런 행사로 미술관 문턱을 낮출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그렇게 해서 시민들이 편안하게 미술관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한다. 겨울비 오는 날 분위기에 맞는 노래로 관객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페스티벌은 총 4부로 운영했다. 1부는 오후 1시부터 1시 40분까지로 재즈 보컬리스트 송유림이 노래했다. 송유림은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춘천 공지천 재즈페스티벌 등에서 활동하는데,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에 연말에 어울리는 곡을 실었다. 귀에 익숙한 재즈곡을 불렀는데, 엔딩곡으로 'Fly Me to the moon'을 불러 연말에 가족끼리 편안하고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시간을 보내라고 맺었다. 2부는 1시 40분부터 2시 30까지 수원 지역 바이닐 커뮤니티 '수중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DJ 딩기롱이 시티팝, 가요 등을 선곡해 DJ잉 했다. 3부는 3시 30분부터 3시 10분까지 아름다운 노랫말로 사랑받는 인디 가수 안희수가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로 만났다. 특히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로 겨울비 오는 날 관객의 가슴을 적셨다. 3시 10분부터 4시까지는 레코드 인플루언서로 인지도가 높은 DJ 허니리바이닐이 캐롤, 가요 등을 선곡해 DJ잉 했다. 조용하지만 선명한 리듬 그러면서 과하지 않은 리듬이 계속된다. 낯선 듯하면서 낯설지 않은 선율에 몸이 반응한다. 관객은 헤드폰을 끼고 미술관 내에서 자유롭게 다니며 음악과 작품 관람을 즐길 수 있다. 음악 공연이지만 시끄러운 소리는 안 난다. 관객들은 무선 헤드폰을 착용하고 감상하는 사일런스 공연 방식이다. 음악은 재즈와 가요,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캐롤로 구성됐다. 중간마다 사전에 듣고 싶은 노래를 신청한 사람의 사연도 나눈다. 수원 시민이 격려와 축하, 그리고 마음 깊이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따뜻하게 들려온다. 송유림 재즈 보컬리스트는 "재즈 클럽이나 재즈 바나 음악 페스티벌 등에서 공연을 많이 했다. 라디오 형식으로 게다가 미술관에서 공연은 처음이다. 이런 기획을 한 사람들이 대단하고 고맙다. 그리고 작은 공연 무대지만 장비랑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수고가 있어 시민에게 좋은 경험의 장이 된 것 같다."라고 말한다. 공연은 관객들이 무선 헤드폰을 착용하고 감상하는 사일런스 방식이다. 수원시립미술관 행궁 본관 포니정홀에서 보는 바깥 풍경도 설레게 했다. 미술관에 큰 창으로 보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화성행궁 광장에 크리스마스트리는 비에 젖어 색을 낮춘 채 고요했다. 행궁 광장도 소란스러움이 없이 이날만큼은 숨을 고르듯 조용했다. 비가 뜸해지자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 너머 팔달산은 안개를 서서히 벗어내며 도시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그 풍경을 바라보는 미술관 안은 음악이 흐르고 따뜻했다.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람과 도시가 조용히 마주 앉아 계절과 시간을 즐기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미술관을 전시 관람에 국한된 공간이 아니라, 음악과 이야기를 통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고 공감하는 시스템이다.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복합적인 경험의 장으로 확장하는 행사다. 용인에서 온 대학생은 "행궁에 왔다가 비가 와서 미술관에 들어왔다. 미술관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신선하다. 이런 경험이 처음인데, 자유롭고 좋다."라고 말한다. 미술관에서 보는 바깥 풍경도 공연 분위기에 잘 어울렸다. 공연은 무대는 고정되어 있지만, 관람석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관객은 헤드폰을 끼고 미술관 내에서 자유롭게 다니며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작품을 보는 순간 음악이 배경이 되고, 관람객은 그 안에서 머무는 존재가 된다. 음악이 흐르고 캔버스 물감이 마음속으로 흐른다. 자연스럽게 전시실을 걷던 발걸음은 느려지고 작품을 바라보던 시선은 경이로움이 더해진다. 겨울 특유의 고요함 속에 라디오처럼 들리는 따뜻한 음성은 오로지 듣는이와 어우러진다. 노랫소리는 차분했고, 빗속에서 더욱 또렷하게 겨울의 온기를 전했다. 그 침묵에 어우러진 소리가 미술관에 머무는 시간을 더욱 길고 깊게 만들었다. 수원시립미술관의 2025 윈터 페스티벌 〈뮤지엄 라디오〉는 시민과 소통하는 방식, 그리고 문화 공간이 사람과 맺는 관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프로그램이 계절 한정 행사에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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