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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이 예술이 될 때
수원시평생학습관 2026 신년 특별기획 '마늘과 쑥 프로젝트’
2026-01-06 14:47:53최종 업데이트 : 2026-01-06 14:47:52 작성자 : 시민기자   이난희

2026 신년 특별기획 '마늘과 쑥 프로젝트' 홍보 포스터.'

2026 신년 특별기획 '마늘과 쑥 프로젝트' 홍보 포스터.'
 

새해를 맞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목표를 세우고, 누군가는 다짐을 적는다. 그러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출발점은 대개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스스로의 일상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된다. 수원시평생학습관이 2026년 신년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마늘과 쑥 프로젝트'는 바로 그 지점에 주목한 시민 참여형 문화예술 실험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문화강좌를 넘어, 일상의 실천과 기록을 통해 개인의 삶을 하나의 구조로 재구성하고 이를 예술적 결과물로 완성하는 시도다. 최근 문화예술계에서 주목받는 흐름은 '거창한 창작'보다 '일상의 재발견'이다. '마늘과 쑥 프로젝트'는 이러한 흐름을 시민의 삶 한가운데로 끌어들인다. 참여자는 예술가가 되기 이전에 기록자가 되고, 관찰자가 되며, 자신의 시간을 성실히 살아가는 주체가 된다. 예술은 그 결과로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프로젝트의 이름인 '마늘과 쑥'은 단군신화에서 착안한 상징이다. 곰이 사람이 되기 위해 동굴 속에서 마늘과 쑥을 먹으며 견뎌야 했던 시간은 인내와 반복, 그리고 변화의 서사를 담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기획 의도는 이 신화를 오늘의 일상에 겹쳐 놓았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단번에 이뤄지는 사건이 아니라, 반복과 지속 속에서 서서히 도달하는 과정이라는 메시지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는 새해를 맞아 총 55일간 진행된다. 2026년 1월 5일부터 3월 23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운영되며, 참여자들은 이 기간 동안 스스로 선택한 하나의 작은 실천을 매일 이어가며 기록한다. 운동, 글쓰기, 공부, 산책, 명상 등 실천의 내용에는 제한이 없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계속해 보는 경험'이다.


참여자들이 각자의 프로젝트 참여 소감을 편안하게 나누고 있다.

참여자들이 각자의 프로젝트 참여 소감을 편안하게 나누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첫 시간에는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은 실험이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얼음이 어떻게 나에게 와서 물이 되는가'라는 하나의 현상을 각자의 감각과 관점으로 관찰했다.

 

누군가는 녹아내리는 시간을 시(詩)로 표현했고, 누군가는 그림으로 옮겼으며, 또 다른 이는 일기를 쓰듯 기록하거나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은 채 변화의 과정을 묵묵히 바라보는 방식을 택했다. 하나의 대상, 하나의 변화였지만 해석과 표현은 모두 달랐다. 이 실험을 통해 박지연 강사는 정답이나 결과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바라보고 느끼고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곧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임을 분명히 했다.


얼음이 녹는 과정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며 설명하고 있다.

얼음이 녹는 과정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며 설명하고 있다.

얼음이 녹아 물이 되는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해 설명하고 있다.

얼음이 녹아 물이 되는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해 설명하고 있다.
 

'2026년 새해, 곰이 사람이 되듯 내가 원하던 나로 다시 태어나는 55일의 기적'이라는 문구는 이 프로젝트의 지향점을 잘 보여준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수업은 강의 중심이 아닌 기록을 나누고 일상의 흐름을 함께 읽어내는 대화의 장으로 운영된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일상이 우연의 나열이 아니라 나름의 질서와 리듬을 지닌 구조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마늘과 쑥 프로젝트'의 또 다른 특징은 기록의 귀결 지점이다. 55일간 축적된 참여자들의 기록은 강좌 종료 후 하나의 미적·조형적 형태로 재구성된다. 개인의 시간이 모여 하나의 집단적 서사이자 예술 작품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이는 예술을 전문가의 영역에서 시민의 삶으로 확장시키는 시도이자, 기록의 가치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실험이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각자의 언어로, 각자의 기록을 진지하게 써 내려가고 있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각자의 언어로, 각자의 기록을 진지하게 써 내려가고 있다.
 

박지연 강사는 "일상에서 발생하는 작은 흔적들을 하나의 구조로 표현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라며 "예술적 감수성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관찰과 기록, 그리고 지속적인 실천 속에서 누구나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수원시평생학습관의 시민참여형 평생학습 프로그램인 '언제든 학교'를 통해 운영된다. 강다현 주무관은 "언제든 학교는 시민 강사단 기획단이 직접 강좌를 기획·운영하는 구조로, 시민이 주체가 되어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것이 특징"이라며 "모든 강좌는 무료로 진행되며 '마늘과 쑥 프로젝트' 역시 시민 기획단이 마련한 실험적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시평생학습관 '언제든 학교' 홍보 안내문이다.

수원시평생학습관 '언제든 학교' 홍보 안내문이다.
 

참여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59세의 지미라 씨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며 일상의 습관을 단단히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고, 김현진(52세) 씨는 "작심삼일이 반복되더라도 이어지면 성과가 된다는 점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전했다. 최윤미(40대) 씨는 "겉핥기식 배움이 아닌 꾸준한 기록을 통해 2026년을 나만의 언어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지미란 씨가 활짝 웃으며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 주었다.

지미란 씨가 활짝 웃으며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 주었다.
 

문화예술이 일상의 언어로 스며들 때, 그것은 특별한 소수의 경험이 아니라 모두의 삶이 된다. '마늘과 쑥 프로젝트'는 화려한 성취를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매일의 작은 실천과 기록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이해하고, 그 과정을 예술로 완성하는 길을 제안한다. 새해를 맞아 자신만의 리듬을 다시 세우고 싶은 시민들에게 이 프로젝트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하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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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과쑥프로젝트, #수원시평생학습관, #언제든학교, #이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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