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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운을 거두고 삶의 평안을 기원하다
갤러리 영통, 전통 민화전 ‘제액 다스리다’로 새해 인사
2026-01-07 13:26:50최종 업데이트 : 2026-01-07 13:25:46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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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통구청 2층 '갤러리 영통'에서 전통 민화전 '제액 다스리다'가 열리고 있다. 2026년 1월 수원 영통구청 2층 갤러리 영통에서 전통 민화를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민화작가 이영아 개인전으로 '제액(除厄)'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획전 '제액 다스리다'를 한다. 전통 민화를 통해 삶의 액운을 물리치고 평안과 복을 기원하는 우리 조상들의 염원과 미의식을 만날 수 있다. 새해에는 삶의 액운을 물리치려는 풍속이 있었다. 한 해의 시작점에서 지난 시간의 불운과 불안을 씻어내고, 앞으로의 삶을 평안하게 다스리고자 했다. 그래서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액 풍속이 이어졌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부적과 벽사 그림이다. 호랑이·까치 그림, 해태, 장승, 문배도 등은 집 안팎에 걸어 잡귀와 재앙이 문턱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불안을 구체적 상징물을 통해 다스리는 방식이었다. '호작도'. 웃는 것으로 두려움을 다스리는 여유가 느껴진다. 전시장에는 호랑이와 까치, 십이지신상, 광화문 문배도 등 25점의 작품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모두 액을 막고 길상을 기원하는 바람이 담긴 민화 작품이다. 그림 속 호랑이는 예로부터 잡귀를 쫓는 수호의 상징이었다. 호랑이 곁에 까치는 길조다. 작가는 "호랑이는 나쁜 기운의 문턱을 막아서서 보이지 않는 불안과 두려움을 삼켜왔고, 때로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해 주었다. 이는 재앙을 단순히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견뎌낸 마음 또한 함께 위로하고 길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삶의 여유를 준다."라고 말한다.
민화에 호랑이와 까치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런 그림을 '호작도'라고 부른다. 여기서 호랑이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앉아 있는 모습부터 커다란 눈은 어딘가 허술해 보인다. 까치는 그 곁을 태연하게 앉아 있다. 십이지신상이 위협으로 악을 몰아낸다면 호작도는 웃음으로 퇴치한다. 웃는 것으로 두려움을 다스리는 여유가 조상의 지혜다. 민화를 보는 순간 누구나 낯설지 않고 익숙함을 느낀다. 그 익숙함은 자주 접했다는 경험도 있지만, 그림의 단순함이다. 화면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색은 분명하다. 복잡한 해석도 필요 없다. 선과 색은 좋고 나쁨, 길함과 흉함의 감정으로 연결된다. 또한 민화는 집 문이나 방 안의 벽에 걸렸던 그림이다. 그것은 예술적 치장이 아니라, 생활 일부였다. 민화는 낯설지 않고 익숙함을 느끼는 전통 예술이다. 최근에 민화 '호작도'가 다시 관심을 받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더피(호랑이)와 서씨(까치) 덕이다. 이 캐릭터는 '호작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케이팝이 인기를 끌면서 이 둘에 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것도 우리 마음에 편안한 익숙함이 전해 온 결과다. 두 캐릭터가 우리 내면에 살아 있는 감정과 질서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이런 열기에 국립중앙박물관 굿즈인 '까치 호랑이 배지'가 매진되고, 박물관 관람객도 늘었다. 민화 속 '십이지신상'은 동물 얼굴에 사람의 몸을 한 모습이 보인다. 무섭게 혹은 단단해 보인다. 악을 응징하고 집안을 수호하는 전사 모습이다. '광화문 문배도'는 날카로운 무기와 강한 눈빛으로 궁궐을 지킨다. 이 그림이 궁궐의 문에 붙여졌다는 것은 그 염원이 일반 집과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영통구청 행정지원과 담당자는 "갤러리 영통은 민원인은 물론 구민들이 쉼과 여유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새해를 맞이해 '제액 다스리다' 전시를 하는데, 구민들에게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라고 말한다. 새해에 액운을 물리치려는 풍속은 불확실한 삶 앞에서 자신을 지키고자 했던 인간의 지혜다. 오늘날에는 제액 풍속이 없어졌을까. 제액을 위해 민화를 거는 집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액을 쫓는 행위는 하고 있다. 해가 바뀌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인사를 나눈다. 설날 세배를 하고 덕담을 나누는 것도 마찬가지다. 웃음과 좋은 말을 나누며 한 해의 기운을 북돋운다. 새해에 목표를 세우며, 실천해 나가는 것도 현대적인 제액 풍속이라 할 수 있다. 새해에 액운을 물리치려는 풍속은 결국 불확실한 삶 앞에서 자신을 지키고자 했던 인간의 지혜다. 제액은 미신이기보다, 삶을 단단히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의 의식이다. 민화전을 보고 집에 돌아와서 컴퓨터 폴더를 정리했다. 필요 없는 파일을 삭제하고 폴더를 새로 구성했다. 그러고 보니 컴퓨터 정리는 정월이 되면 하는 습관이다. 이도 혼란을 막고, 한 해의 질서를 세우는 일이다. 방식이 다를 뿐 정월에 하는 중요한 제액 행위가 된 것 같다. 갤러리 영통은 구청 2층에 작은 전시 공간(125㎡)이다. 작지만 복도와 연결된 개방 공간으로 쾌적한 전시장이다. 지역작가 작품을 전시하는데, 연중(월~금/09:00~ 18:00) 운영한다. 2025년 1월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전시를 이어왔으며, 총 10회의 전시를 통해 동·서양화, 민화, 십자수, 공예품 등 347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2026년에는 총 15회의 전시를 추진할 계획으로, 주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문화 향유 기반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갤러리 영통'은 작은 전시 공간이지만 복도와 연결된 개방 공간으로 쾌적한 상태에서 쉼을 누릴 수 있다. 전통 민화전 '제액 다스리다' 전시 장소: 영통구청(효원로 407) 2층 갤러리 영통 전시 기간: 2026. 1. 2.~1. 23. 전시 내용: 민화 25점 이영아/민화작가 사)한국 민화협회 정회원 사)한국 민화학회 정회원 궁중장식화 전수자회 수원지부장 삼안연구소 단청감리부장 민화화실·차비대령 운영 문화센터 민화 강사 수원박물관 기획전시(2015), 운현궁 개인전(2024) 외 다수 대한민국 공모전 수상(2017),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 전통 부문 수상(2020) 외 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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