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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초록의 숲에서 만난 작은 음악회
일월수목원에서 수원시립교향악단 ‘아트인사이드 〈선율〉’로 감동의 시간
2026-01-14 16:46:10최종 업데이트 : 2026-01-14 16:46:07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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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수목원 온실에서 수원시립교향악단 금관 5중주 '아트인사이드 〈선율〉' 공연이 있었다. 겨울이다. 추위도 매섭다. 수목원도 겨울바람이 비켜 가지 않는다. 나무들이 잎을 떨구고 몸을 훤히 드러내고 있다. 가지 하나하나가 공중에 선을 긋듯 서 있고, 그 사이로 하늘이 훤히 보인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여름에 무성하던 식물들도 보이지 않는다. 산책로에 흙도 잔뜩 움츠려 있어 딱딱하다. 이런 겨울에도 열대 식물들이 제철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 있다. 일월수목원 온실이다. 초록 풍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유리창에는 바깥의 냉기와 안쪽의 온기가 겹쳐져 겨울의 풍경을 알 수 있다. 1월 14일 11시에 유리온실이 잠시 공연장이 됐다. 잔잔한 초록의 결을 배경 삼아 수원시립교향악단 음악이 흘렀다. 금관 5중주가 출연해 '아트인사이드〈선율〉'을 했다. 30분간이라는 작은 음악회였지만, 시민들은 수목원의 고요한 숨결과 악기의 울림이 맞닿은 특별한 순간을 경험했다. 김재윤 단원 총무의 해설이 함께했는데, "수원시립 교향악단 2026년 첫 연주라며 신나는 곡으로 문을 연다."라며, 요한 슈라멜 〈비엔나 행진곡〉(J. Schrammel | Vienna March)을 소개한다. 행진곡이지만 엄숙함보다는 활기와 경쾌한 분위기가 살아 있다. 금관악기의 밝고 또렷한 음색이 수목원 온실에 울려 퍼졌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옅어지면서 관객과 연주자는 함께 즐기는 존재가 된다. 두 번째 연주는 요제프 슈트라우스 〈근심 걱정 없이 폴카〉(J. Strauss II | Ohne Sorgen, Polka schnell, Op.271)다. "폴카는 춤곡이다. 근심 없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보통 신년에 굉장히 많이 듣는 음악이다. 보통 청중들과 연주자가 같이 손뼉도 치면서 호흡도 맞추는 음악이다."라고 소개한다.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은 연주에 따라 어깨를 들썩이며 걱정을 내려놓는 느낌에 든다. 버트 마이어 〈멕시코 민속 음악 메들리〉(Bert Mayer | Mexican Folk Medley)도 관객을 흥겹게 했다. 금관악기의 화려한 음색이 멕시코 축제 분위기를 연상하게 하고, 수목원의 선인장까지 이국적인 정서를 느끼게 한다. 관람객에 어린아이도 많았는데, 그들에게 익숙한 시간도 있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요 음악을 금관 편성으로 재구성한 〈겨울왕국 모음곡〉(Arr. by J. Vinson | Music from Frozen) 연주다. 친숙한 멜로디가 웅장하면서도 따뜻하게 펼쳐져,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공감할 수 있었다. 〈디즈니 영화 모음곡〉(Arr. by J. Vinson | Disney Film Favorites)도 익숙하게 들린다. 수목원 밖은 추위가 매섭지만, 온실은 열대 식물들이 제철을 이어가고 있다. 음악은 유럽 클래식에서 대중음악, 영화음악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대중에게 친숙하면서도 서정적인 곡들로 구성돼 수목원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크게 울리지 않았고, 섬세함과 여백이 살아 있는 연주였다. 선율이 고조될 때마다 관객도 함께 호흡하며 높아졌지만, 곡이 끝날 때마다 감동은 절제된 온도로 이어졌다. 그 모습은 마치 수목원 식물들이라도 보호하려는 배려로 보인다. 금관 5중주 음색에 드럼이 적절하게 껴들며 어울렸다. 악기 금빛에 유리 천장을 뚫고 들어오는 햇빛이 밝게 튀는 풍경도 마음을 환하게 한다. 연주 선율은 온실의 투명한 벽에 부딪혀 부드럽게 반사되었다. 관객들은 연주에 집중하면서도 고개를 들면 식물의 생장과 계절의 색을 함께 본다. 공연 좌석은 50석이었지만 관객은 100여 명에 가까웠다. 관객들은 정해진 좌석 이외에 수목원 곳곳을 돌면서 감상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이미 느슨했고, 연주 소리는 온실을 훈훈하게 채웠다. 금관악기 음에 식물들도 반응하는지 잎들이 가볍게 움직였다. 수목원에 음악이 자연스럽게 퍼지면서, 녹색 풍경을 보면서 음악을 듣는 경험을 한다. 구운동 코오롱 아파트 주민은 "일월수목원에서 봉사활동도 하는데, 공연 체험은 특별하다. 클래식도 이렇게 재밌고, 편안한 줄 몰랐다."라고 말한다. 김성훈 단원(드럼)은 "이런 공연은 공연장 무대에서 연주할 때와 다른 감각이 있다. 정면을 향해 정제된 소리만을 보내는 공간이 아니라, 이곳에서는 관객이 손뼉을 치며 리듬을 타고, 음악에 반응하는 온도를 바로 마주하게 된다. 감정의 순환 덕분에 연주자들은 더 생동감 있게 소리를 내게 되고, 음악은 한층 살아 움직인다. 이런 만남은 연주자에게도 큰 힘이 되고, 소중한 경험으로 남는다."라고 말한다. 공연이 끝난 뒤 수목원을 나서는데, 마음속에 여전히 선율의 잔향이 남아 있었다. 이재효 녹지연구사(일월수목원)는 "매년 수원시립교향악단과 2회 이상 공연을 한다. 하반기에 영흥수목원에서 예정이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공연이 인기가 많아서 올해는 더 부탁했다. 그래서 총 3회가 계획되어 있다. 수목원은 겨울에도 생명력이 이어진다. 그런 의미를 담아 온실에서 작은 음악회를 준비했다."라고 말한다.
온실에서 공연은 엄숙함을 내려놓을 수 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옅어지면서 관객은 단순 감상자가 아니라 함께 머무는 존재가 된다. 음악도 공간에 자연스럽게 퍼지면서, 음악을 즐기는 시간을 경험한다. 수목원 녹색 풍경과 음악이 몸 전체에 스며드는 느낌이다. 순간 도시에서 문화를 누리는 풍경을 제안해 보다. 사람이 공연장을 찾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 옆으로 공연이 다가오는 길도 있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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