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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서관 장애예술인 특별전 <기회, 예술로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들> 관람기
전시 기간은 2월 6일(금)까지, 겨울방학 아이들과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
2026-01-15 10:28:18최종 업데이트 : 2026-01-15 10:28:15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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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까지, 시범 운영을 마치고 일상 공간으로 자리 잡은 '경기도서관' 지난해 개관한 경기도서관은 책과 전시가 공존하는 곳이다. 서가 옆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갤러리 덕분에 책 읽다가 작품을 보고, 작품을 보다가 다시 책으로 돌아오는 동선이 낯설지 않다. 겨울방학이 시작된 요즘! 도서관에 들렀다가 장애예술인 특별전 <기회, 예술로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전시는 2025년 12월 23일부터 2026년 2월 6일(금)까지 이어진다.
예술을 통해 세상과, 그리고 사람과 소통하는 이들의 이야기. 전시장 입구에는 '장애예술인 전시'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았다. 안내 팜플렛이 정돈된 상태로 비치되어 있고, 상주 직원이 전시 구성과 취지를 짧게 설명해주기도 한다. 입구만 보면 특정한 범주 속 전시처럼 느껴지지만, 작품을 몇 점 지나고 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어느 순간부터는 '장애예술'이라는 표현보다, 그 앞에 놓인 색과 선과 장면이 먼저 들어온다.
팜플렛에는 "예술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창작자들의 여정"이라는 문장과 함께 '도전 – 성장 – 사회참여'라는 키워드가 강조되어 있다. 처음에는 이 세 가지 단어가 전시를 지탱하는 구조물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제 동선 속에서 맞닥뜨리는 장면들은 그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누군가의 삶에서 길어올린 순간들이 다른 전시와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보이고, 그 사이를 관람객들이 조용히 걸어간다. 설명보다 눈이 먼저 반응하는 시간!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이 되었다. 봉인된 개념처럼 읽히지 않고, 하나의 '그림 전시회'로 편안하게 이어지는 방식이어서 좋았다. 경기도 장애인 미술 공모전 작품들이 모인 곳, '도전'의 장면들이다. 첫 번째 섹션은 <제16회 경기도 장애인 미술 공모전 선정작>이다. 주제는 '경기도–내가 살아가는 곳의 이야기'. 제목과 그림을 함께 보고 있자니, 어느 지역에 사는 사람인지 동네 풍경이 자연스럽게 그려져 흐뭇한 웃음이 나왔달까. 16회를 이어온 공모전이라는 사실! 행사 이상의 의미가 느껴진다. 16년이라는 시간은 도의 장애예술 지원 역사를 그대로 축적해온 셈이다. 작품 속에는 시장, 강변, 버스정류장, 골목 같은 생활의 단면들이 등장한다. 딱히 회화적 기법을 떠올리기보다, '누가 이렇게 그렸을까?'하고 상상하게 되는 동네의 온도와 정서가 느껴진다. 지나치게 꾸미려 하지 않아 더 솔직한 풍경들. 지역 곳곳의 질감이 담담하게 배어 있다. 그래서인지 '장애예술'이라는 라벨보다 '생활을 담은 그림'이라는 감각이 먼저 남았다. 개인의 일상이 한 장면씩 풀려나며 사회와 연결되는 시간이다. 그 지점에서 이 공모전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조금 더 명확해졌다. 각자의 방식으로 이어온 창작의 결을 보여주는 작품들. 두 번째 섹션은 누림Art&Work 사업에 참여한 경기도 대표 장애예술인의 작품 39점으로 구성된다. 이곳의 키워드는 '성장'이다. 공모전과는 또 다른 결을 지닌 섹션인데, 여기서는 단편적인 결과물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창작의 세계가 또렷하게 드러난다. 작품을 처음 보는 관람객 입장에서도 그 '꾸준함'이 어떤 선명한 질감처럼 느껴졌다. 권세진 작가는 자동차와 기계 구조를 정교하게 해석했다. 금속의 질감, 엔진의 구조, 각 부품들이 놓인 방향까지 세밀하게 포착해 기계라는 대상에 대한 애정과 집중력이 동시에 읽혔다. 반대로 백종하 작가는 동화 같은 장면을 펼쳐놓는다. 화면을 가득 채운 색감과 구성이 마치 어떤 이야기의 한 장면처럼 다가와 천천히 끌어당기는 듯하다. 송상원 작가는 동물과 사계를 엮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이 동물의 표정과 자세, 주변의 작은 풍경 속에서 잔잔하게 흘러갔다. 그밖에도 작가마다 작업 방식과 관심사는 전혀 다르지만, 그 결이 나란히 놓였을 때의 어떤 감동이 있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쌓아 올린 시간이 한 공간에서 서로를 비추듯 이어졌기 때문이리라.하나의 '여정'이라는 흐름 안에서 만나니 더 풍성하게 느껴졌다. 섹션 제목이 왜 '성장'이어야 하는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예술이 참여로 확장되는 순간, 인터뷰에서 드러나는 작은 깨달음이다. 마지막 섹션은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 장애예술인> 참여 작품이다. 기회소득 사업은 참여자가 스스로 활동을 설계하고, 사회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지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참여'와 '자립'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전시장에는 참여작과 함께 활동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고, 예술이 경험과 기회를 연결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결과물 뒤에 숨은 참여의 시간들이 잘 드러나는 여정이 되었다. '함께 누리는 전시'라는 따뜻한 감각을 기억하며......! '누림'이라는 이름을 붙인 까닭이 이해되었다. 관람 내내 과한 설명도, 감동을 강요하는 연출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남은 건 장애 여부가 아니라 예술이 사회와 만나는 방식이다. 한 사람의 작업이 공모전이 되고, 지원 프로그램을 거쳐 관객 앞에 놓이는 과정이 담담하게 이어졌다. 장소가 도서관이라는 점도 이 전시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과 가족이 함께 있고, 혼자 조용히 보는 이들도 있었다. 책과 작품, 영상과 텍스트가 한 공간에 놓인 풍경이 도서관 특유의 정서와 잘 맞았다. 동선이 짧아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고, 관람 후 서재에 앉아 여운을 정리하기에도 좋았다. 자신의 세계를 담아낸 작품이 관람객에게 위로와 영감을 건네는 자리이다. <기회, 예술로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들>은 장애예술인의 도전, 성장, 참여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 전시이다. 하지만 직접 느낀 실감이란 건 더욱더 단순하다. 예술이 삶과 만나는 순간을 담은 기록. 창작이 의미가 되고, 의미가 다시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조용한 문화생활을 찾는 겨울에 잘 어울리는 전시라고 느꼈다. 그림 속에 사계절과 사람의 일상이 담겨 있어 새해를 맞는 시기에도 좋은 선택이었다. [경기도서관 이용 안내] ○ 주소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도청로 40 ○ 운영시간 : 월–금 10:00–21:00, 토-일 10:00 - 18:00 ○ 휴관일 : 매월 둘째, 넷째 월요일/ 새해첫날, 명절당일 ○ 문의 : 031-8008-5300 ○ 누리집 : https://www.library.kr [경기도서관 전시회 정보] ○ 전시명 : <기회, 예술로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들> ○ 기간 : 2025.12.23 – 2026.02.06 ○ 장소 : 경기도서관 지하1층 갤러리 ○ 입장 : 무료 ○ 구성 : 제16회 경기도 장애인 미술 공모전 선정작 / 누림Art&Work 경기도 대표 장애예술인 작품 /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 참여 작품 ○ 주최 : 경기도,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경기복지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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