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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활옷과 푸른 소나무가 전하는 초대장... "수원의 기억, 삶의 색"을 펼치다
수원박물관에서 만나는 우리 지역 작가들의 시선, 그리고 작품 속에 담긴 따뜻한 메시지
2026-01-26 10:25:45최종 업데이트 : 2026-01-26 10:25:42 작성자 : 시민기자   강남철
수원박물관 기획전시실 입구에 설치된 '수원의 기억, 삶의 색' 전시 포스터와 전시장 내부가 보이는 전경.

수원박물관 기획전시실 입구에 설치된 《수원의 기억, 삶의 색》 전시 포스터와 전시장 내부가 보이는 전경.


찬 바람이 부는 1월, 수원박물관 기획전시실이 뜨거운 예술의 열기로 채워졌다. 이번 전시에 작품을 내건 한 명의 작가로서 설레는 마음으로 독자들을 전시장으로 초대하려 한다.

전시장 입구 정면에 설치된 강남철 작가의 붉은색 활옷 작품. 유리 쇼케이스 안에 전시되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전시장 입구 정면에 설치된 강남철 작가의 붉은색 활옷 작품. 유리 쇼케이스 안에 전시되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1월 13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리는 《수원의 기억, 삶의 색》 전시는 우리 지역 작가 6명이 수원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자연,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각자의 색깔로 풀어낸 자리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참여한 강남철 작가의 활옷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 모습.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참여한 강남철 작가의 활옷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 모습.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 것은 필자가 준비한 붉은색 '활옷' 작품이다. 조선시대 신부 예복이었던 활옷을 캔버스에 옮겨오며 수많은 생각을 했다.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가정에도 여전히 필요한 '화합'과 '행복'의 기운을 전하고 싶었다. 한지 위에 분채를 켜켜이 쌓아 올린 붉은빛이 관람객 마음에 따뜻한 복(福)으로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실제 소나무 껍질과 솔잎을 캔버스에 부착하여 입체감을 살린 자신의 소나무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정현숙 작가.

실제 소나무 껍질과 솔잎을 캔버스에 부착하여 입체감을 살린 자신의 소나무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정현숙 작가.


필자 작품을 지나면 든든한 동료 작가 역작이 기다리고 있다. 정현숙 작가는 수원 소나무를 그리기 위해 실제 나무껍질과 솔잎을 캔버스에 붙이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림 가까이 다가가 거친 질감을 눈으로 더듬다 보면, 척박한 땅을 뚫고 나온 소나무의 생명력이 손끝에 닿을 듯 생생하다. 평면 회화를 넘어 촉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정 작가의 시도는 이번 전시의 백미 중 하나다.

수원 노송지대의 역동적인 바람과 소나무의 기개를 표현한 작품 '솔바람' 앞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한인수 작가.

수원 노송지대의 역동적인 바람과 소나무의 기개를 표현한 작품 '솔바람' 앞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한인수 작가.


바로 옆 공간에는 한인수 작가의 '솔바람'이 불어온다. 정현숙 작가가 소나무 '살결'에 집중했다면, 한인수 작가는 노송지대를 휘감는 '바람'을 그렸다. 굽이치는 붉은 소나무 기둥과 짙푸른 솔잎의 대비는 보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200년 넘게 수원을 지켜온 노송의 기개, 그 웅장한 에너지를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붓질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힘을 실었을지 동료 작가로서 깊이 공감하게 된다. 

푸른 색채의 겹침을 통해 내면의 치유와 희망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가리키며 소개하는 양은진 작가.

푸른 색채의 겹침을 통해 내면의 치유와 희망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가리키며 소개하는 양은진 작가.


자연 풍경을 지나면 내면을 어루만지는 추상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양은진 작가 작품 앞에 서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깊고 푸른 바다 같기도 하고 새벽녘 하늘 같기도 한 그의 그림은 상처 입은 마음을 보듬는 치유 힘을 가졌다. 물감을 흘리고 빗으며 층층이 쌓아 올린 시간의 흔적 속에서, 작가가 건네는 "괜찮다, 희망은 있다"라는 조용한 위로를 느낄 수 있다.

꽃과 빛의 이미지를 통해 삶의 환희와 기쁨을 밝은 색채로 표현한 자신의 추상화 작품 앞에 선 박정일 작가.

꽃과 빛의 이미지를 통해 삶의 환희와 기쁨을 밝은 색채로 표현한 자신의 추상화 작품 앞에 선 박정일 작가.


반면, 박정일 작가 공간은 환희로 가득하다. 꽃과 빛을 형상화한 그의 그림들은 마치 봄날 아지랑이처럼 따스하고 경쾌하다. 구체적인 형태는 사라졌지만, 뭉개지고 흩어지는 붉고 노란 색채들은 삶이 주는 기쁨과 에너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이 그림 앞에서 잠시나마 일상의 시름을 잊고 미소 짓기를 바라는 작가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자개 가루 등 혼합 재료를 사용하여 달항아리 속에 수원화성과 자연을 담아낸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김순옥 작가.

자개 가루 등 혼합 재료를 사용하여 달항아리 속에 수원화성과 자연을 담아낸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김순옥 작가.


전시 마지막은 김순옥 작가의 넉넉한 '달항아리'가 장식한다. 둥근 항아리 품 안에 수원화성 성곽과 꽃, 새를 그려 넣은 김 작가 작품은 자개 가루가 더해져 은은하게 빛난다. 그 반짝임은 마치 우리네 삶에 깃든 소박한 행복처럼 보인다. 수원 풍경을 품은 달항아리처럼, 우리 모두 마음에도 넉넉한 여유가 깃들기를 기원하는 마무리다.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체험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수원화성 그리기'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체험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수원화성 그리기'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걸어두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전시장 한편에는 관람객이 직접 수원화성을 그려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주말에는 우리 작가들이 직접 도슨트로 나서 시민들과 눈을 맞추고 작품 이야기를 들려드린다. 기획자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관람객이 그림을 그리며 즐거워하고, 작가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교감하는 모습을 볼 때다.

전시 일부 모습

《수원의 기억, 삶의 색》 전시 일부 모습


《수원의 기억, 삶의 색》은 거창한 예술 담론보다는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수원'과 그 안에서의 '삶'을 이야기하는 전시다. 부족하지만 6명의 작가가 진심으로 준비했다. 전시는 2월 1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주말, 수원박물관으로 산책을 나오셔서 수원문화예숧아카데미가 준비한 다채로운 삶의 색깔들을 함께 즐겨주시길 바란다.

 

《수원의 기억, 삶의 색》
○ 기간 : 2026년 1월 13일(화) ~ 2026년 2월 1일(일) 10:00~18:00(17:00까지 입장)
○ 휴무 : 매주 월요일
○ 장소 : 수원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창룡대로 265)
○ 요금 : 무료
○ 예약 : 자유 관람
○ 해설 : 사전 문의
○ 내용 : 수원이라는 도시가 품은 역사적 유산과 자연 풍경,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감정을 6명 작가가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 대상 : 전체 관람
○ 주최 주관 : 수원문화예술아카데미
○ 후원 : 수원박물관
○ 주차 : 수원박물관 주차장 
○ 문의 : 010-3070-7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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