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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the오케스트라의 '친절한 도서관 속 클래식’
화서다산도서관, 주민과 어우러진 음악회 열어
2026-02-02 15:25:31최종 업데이트 : 2026-02-02 15:25:29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도서관 로비 전시회

도서관 로비 전시회

 

혹한에 시달리던 1월 31일 토요일 오전 11시, 화서다산도서관에서는 추위를 녹이는 따뜻하고 친절한 음악회가 열렸다. 2016년 숙지산자락에 자리 잡은 화서다산도서관은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이곳은 특화 주제 '과학'을 다루는 도서관으로 알려져 있다.

화서다산의 '다산'은 정약용의 호인데 수원화성을 지을 때 정조를 도와 화성을 설계하고 온갖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 화성축조에 이바지한 정약용을 생각할 때 고개가 끄덕여지며 '화서다산도서관' 이름이 한층 더 멋지게 들렸다.

 

주말 낮에 열리는 음악회라 접근성이 좋아 특히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가 많이 보였는데 20명이 넘는 어린이 포함 모두 80명 정도의 청중이 객석을 가득 채우는 대단한 열기가 느껴졌다. 우리 귀에 친숙한 클래식을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들을 수 있는 좋은 음악회였다. 필자도 가족과 여유있게 도서관에 도착해서 도서관 로비의 그림도 감상하고 조용하고 아늑한 카페에서 카푸치노 등 근사한 커피타임도 가졌다.

지휘자의 인사모습

경기the오케스트라 허석환 지휘자(음악 전공, 지휘 공부)의 인사모습

경기 더 8

추위를 녹이는 도서관 객석의 열기

 

경기the오케스트라는 20여 명으로 구성된 순수 아마추어 단체이다. 지휘를 맡은 허석환 단장은 인사말에서 "경기the오케스트라는 전문적인 연주자는 아니고 각자 생업이 있으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자 하는 정열적인 연주자들"이라고 소개를 한다. 2023년 창단하여 연주 경험이 셀 수 없이 많다.

악기구성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좋아하는 음악을 짬내어 연습하기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 같으며, 기쁨의 멜로디가 덤으로 흘러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오케스트라는 먼저 첫 곡으로 비제의 카르멘서곡을 들려주었다. 이곡은 1875년 파리에서 초연된 오페라 카르멘의 도입부로 쓰였고, 밝음 속의 그림자와 비극의 예감이 함께 담겨 있다. 경쾌한 관악기 리듬과 점점 고조되는 현악기리듬이 스페인풍 무용의 열정을 느끼게 한다.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그 매력이, 이 짧은 곡을 불멸의 클래식으로 만든 것 같다. 두 번째곡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이곡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아름다운 춤곡으로 작곡하였으며 도나우강과 오스트리아 수도 비인의 평화스런 정경을 노래한다.


서서 연주하는 앵콜공연

경기the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열정적 연주모습

경기 더 0

이토록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음악회가 있을까

 

지휘자는 중간중간 재치있는 멘트로 흥을 북돋우기도 하고, 음악 듣는 중간중간 깜짝퀴즈 세 문제를 내서 맞추면 상품도 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 첫 번째 퀴즈는 화서다산 도서관은 올해로 몇 년째인가? (정답 10년) △ 두 번째 퀴즈는 도서관마다 특화주제가 있는데 화서다산의 주제는 무엇인가. (정답 과학) △ 세 번째는 앙콜에 대한 퀴즈인데 어린이가 맞추어 박수를 받았다.

 

세 번째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슬라브 행진곡, 네 번째는 백조의 호수중 정경을 들려주어 모두들 평안한 힐링을 느끼는 분위기였다. 어린이들은 귀를 쫑긋하며 듣는 데 몰입하는 귀여운 표정들이었다.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를 들으면서는 유쾌한 멜로디에 어깨가 저절로 흔들리면서 음악의 樂樂(락락)한 즐거움을 느끼게 하였다.


경기 더 오케스트라 2

연주회를 감상한 시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서 연주하는 앵콜공연앵콜공연


the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전문아티스트들이 아니고 취미로 즐기면서 연주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만큼 음악에 대한 애착이 크고 연주할 때 더 행복감이 느껴지는건 아닐까.
 

다음곡은 뮤지컬 캣츠 중 메모리, 생상스의 삼손과 데리라 중 바카날, 마지막 곡은 모차르트교향곡 40번 1악장이었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은 1788년 작곡한 교향곡으로 애수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모차르트가 경제적, 정신적으로 매우 곤궁한 처지에 있던 때에 만들어진 이 곡은 뛰어난 곡조로 42곡의 교향곡 중 가장 인기있는 작품이다. 모차르트의 대부분의 교향곡이 장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25번과 40번만 G단조 조성으로 쓰여졌다.

 

특히 어린이들의 앵콜로 마지막 곡은 씩씩한 '윌리엄텔 서곡'이 되었다. 이 곡은 프리드리히 실러의 원작으로 스위스 전설 속 영웅 윌리엄텔의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로시니가 작곡한 곡으로 로시니는 이 오페라를 끝으로 은퇴하였다는 소식이다.
 

이날 공연 프로그램 목록

이날 공연 프로그램 목록. 유투브로 가족과 들어보아도 좋다.
경기 더 오케스트라경기the오케스트라

 

전문 공연장에 가지 않고도 이토록 편하고 자연스럽게 동네 도서관에서 클래식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건 또 하나의 행복이다. 아이 셋과 함께 온 허윤정, 김나리 씨(정자동)는 "이렇게 평소에 드나들던 가깝고 친근한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같이 문화생활을 누리게 되어 흐뭇하다"고 말한다. 이들은 친구와 같이 오게 되어 좋다고 이구동성 웃는다.

현재 SK아트리움이나 경기아트센터 등 클래식 전문 공연장은 중학생이상 입장가능하다. 반면 문턱이 낮은 도서관에서 어려서부터 클래식 공연을 접하고 친숙하게 되면 이 아이들은 멋진 클래식마니아로 성장하지 않겠는가. 성인이 되어서도 음악의 미묘한 감칠맛을 안다면 보다 삶이 풍요로워질 것이다. 

 

추위때문에라도 활동 영역이 넓지 않은 이 계절. 도서관에서 열리는 클래식 음악회라니 모두에게 소소한 행복감을 안겨주는 소박한 음악회였다. 이날 어린이에게 퀴즈 우선권을 준다던지, 작은 음악회지만 공연 프로그램 목록을 인쇄하여 청중에게 배포하는 배려가 돋보였다.  

경기the오케스트라는 최근 수원시도서관사업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보다 폭넓은 행보로 수원시민들에게 양질의 음악회를 열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오는 4월에는 광교푸른숲도서관, 7월에는 선경도서관, 10월에는 창룡도서관에서 연주계획이 잡혀있다. 

한편, 수원시 장안구의 (가칭)이목도서관, 호매실지구의 금곡도서관이 오는 2027년 봄에 완공 예정이다. 책을 사랑하는 시민이 더 행복해지는 수원특례시가 분명하다.

 

[수원 화서다산도서관]
 -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양로 68번길 7-35(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전화: 031-5191-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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