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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웃음이 선율이 되는 순간, 111CM에 울린 '우리 아이 첫 클래식'
영유아를 위한 '수원시립교향악단 모차르트 이펙트' 공연 현장을 가다
2026-02-09 10:06:58최종 업데이트 : 2026-02-09 10:06:56 작성자 : 시민기자   심성희
영유아 가족단위로 객석은 금세 가득찼다.

영유아 가족단위로 111CM 객석은 금세 가득찼다.


2월 5일 오후 6시, 수원시 복합문화공간 111CM에는 평소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객석에는 정장을 차려입은 성인 관객 대신, 보호자의 품에 안긴 영유아와 유모차, 그리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작은 웃음과 옹알이가 가득했다. 이날 수원시립교향악단은 '우리아이 첫 클래식-모차르트 이펙트'라는 제목으로 영유아 예술교육 공연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2022년생부터 2025년생 9월 출생 영유아를 대상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클래식을 '듣는 음악'이 아닌 '함께 느끼는 경험'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특히 '모차르트 이펙트' 공연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첫 회의 호응을 바탕으로 올해 다시 관객과 만났다. 공연 시작 전부터 아이들은 무대 위 악기와 연주자들의 움직임에 호기심 어린 시선을 보냈고, 보호자들은 아이가 자유롭게 반응할 수 있는 공연 분위기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우리아이 첫 클래식'악기체험실 입구 전경

'우리아이 첫 클래식' 악기 체험실 입구 전경
공연에 앞서 진행된 악기체험에서 아이들은 각자의 속도로 악기를 탐색했다. 부모들은 아이 곁에서 손을 잡아주거나 악기 사용을 안내하며 첫 음악 경험을 함께했다.공연에 앞서 진행된 악기체험에서 아이들은 각자의 속도로 악기를 탐색했다. 부모들은 아이 곁에서 손을 잡아주거나 악기 사용을 안내하며 첫 음악 경험을 함께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단원을 바라보며 손을 뻗는 아이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단원을 바라보며 손을 뻗는 아이


특히 공연 전에는 '악기 체험 시간'이 마련돼 아이들이 직접 악기를 만지고 소리를 내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작은 손으로 악기를 두드리고, 조심스럽게 만져보는 영유아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공연 장면이었다. 처음 접하는 악기의 진동과 소리에 놀라기도, 이내 웃음을 터뜨리며 반복해 두드리는 아이들의 반응은 클래식이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순간을 보여줬다. 

첼로 옆에 서서 악기를 바라보는 아이

첼로 옆에 서서 악기를 바라보는 아이
연주자의 안내로 실로폰을 체험하는 아이와 보호자연주자의 안내로 실로폰을 체험하는 아이와 보호자


무대는 친근한 해설과 함께 모차르트의 대표 작품들로 구성됐다. 오페라「피가로의 결혼」서곡을 시작으로, 디베르티멘토 1번, 현악4중주 6번, 플루트 협주곡 2번 1악장까지 경쾌하고 밝은 선율이 이어졌다. 연주 사이사이에는 악기 소개와 음악의 느낌을 아이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시간이 마련돼, 아이들은 물론 보호자들까지 자연스럽게 음악에 몰입할 수 있었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연주 모습

수원시립교향악단 연주 모습


특히 '알레그로(Allegro)는 빠르고 경쾌게', '그라치오소(Grazioso)는 우아하고 부드럽게'와 같은 표현을 몸짓과 표정으로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아이들이 박수를 치거나 몸을 흔들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유아 대상 공연인 만큼 관람 환경 역시 아이 중심으로 구성됐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쉽지 않은 아이들을 고려해 객석은 바닥 매트, 계단, 의자 등 다양한 형태로 자유롭게 배치됐고, 공연 중 아이들이 일어나 움직이거나 걸어 다녀도 별도의 제지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정해진 좌석 대신 자유로운 관람 배치가 마련돼, 아이와 가족들은 부담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정해진 좌석 대신 자유로운 관람 배치가 마련돼, 아이와 가족들은 부담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이날 공연은 클래식 음악이 반드시 조용히 앉아 감상해야 하는 장르가 아니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아이를 달래기 위해 아기띠를 메고 일어나 공연을 바라보는 부모의 모습, 아이의 손에 이끌려 객석 계단을 천천이 걸으며 음악을 따라가는 아빠와 아이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무대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부모 품을 벗어나 서서 연주를 지켜보는 아이도 있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음악을 듣고 반응하는 모습은 이 공연이 '관람'보다는 '경험'에 가까웠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공연 후반부에는 오페라 「마술피리」중 '밤의 여왕 아리아'와 '나는 새잡이'가 이어졌다. 공연의 마지막에는 아이들이 직접 악기를 하나씩 들고 연주자들과 함께 소리를 내며 무대를 완성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어 공연의 아쉬움을 달래듯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모차르트 의상을 입고 가족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 이어지며, 이번 프로그램의 모든 순서가 마무리됐다.

공연에 앞서 아이들에게 악기를 나눠주는 수원시립교향악단 단장의 모습

공연에 앞서 아이들에게 악기를 나눠주는 수원시립교향악단 단장의 모습

아이들은 직접 악기를 손에 들고 연주자들과 함께 소리를 내며 공연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아이들은 직접 악기를 손에 들고 연주자들과 함께 소리를 내며 공연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모차트르 옷을 입고 포토존에서 기념촬영 한 컷

모차르트 옷을 입고 포토존에서 기념촬영 한 컷


강렬한 고음이 인상적인 밤의 여왕 아리아가 울려 퍼질 때는 보호자들조차 놀란 표정을 지었고, 이어진 파파게노의 유쾌한 아리아에서는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무대 쪽으로 손을 뻗기도 했다. 성악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만들어내는 생생한 에너지가 공간을 채웠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원천동에서 거주하며 두 돌이 지난 딸 유리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유리 엄마는 "맘카페에서 공연 소식을 보고 바로 신청했어요. 아이가 클래식 공연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가 흔치 않은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리는 연주가 시작되자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며 악기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장안구에서 온 40개월 안서준 군 역시 공연 내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서준이 엄마는 "111CM에서 진행되는 공연은 대부분 성인 대상 프로그램이 많아 아이와 함께 참여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영유아 대상 공연이라 홍보 안내문을 보자마자 바로 신청했죠"라고 말했다. 서준이 엄마는 "지인 소개로 알게 됐는데, 아이가 음악을 좋아해서 꼭 한 번 데려오고 싶었어요. 설명이 쉬워서 아이도 집중하는 것 같아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준이는 특히 관악기 소리가 나올 때마다 '이건 무슨 소리야?'라는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봤다. 

공연장 한 켠에서는 17개월 아이가 엄마, 아빠와 함께 음악을 듣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부모의 무릎 위에 앉아 플루트 선율이 흐를 때 고개를 갸웃거리던 아이는, 경쾌한 곡이 나오자 손에 쥔 장난감을 흔들며 반응했다. 부모는 "아이에게 처음 들려주는 클래식인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모차르트 이펙트'공연은 클래식 음악이 특정 연령이나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아주 어린 시기부터 함께 나눌 수 있는 문화라는 점을 보여줬다. 아이들의 웃음과 울음, 움직임까지도 공연의 일부가 되는 순간, 음악은 더 이상 무대 위에만 머물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 접했을지도 모를 클래식 음악이 아이들 마음속에 어떤 선율과 감정으로 남았을지는 알 수 없지만, 공연장을 채운 표정만큼은 음악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영유아를 위한 공연이었지만, 동시에 육아로 지친 부모들에게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 시민기자로서 이번 공연은 '아이를 위한 문화'가 곧 '가족을 위한 문화'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자리로 기억된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이번 시도는 영유아 예술교육의 가능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했다. 음악을 통해 아이는 감각을 깨우고, 보호자는 아이와 새로운 추억을 쌓는다. 클래식이 '처음'이 되는 순간을 이렇게 따뜻하게 만들어준 공연은, 앞으로도 많은 시민들에게 오래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모차르트이펙트 공연 홍보물(출처, 수원시립예술단 홈페이지)

모차르트이펙트 공연 홍보물(출처, 수원시립예술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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