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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풀린 호수 위에 번지는 봄기운, 내가 찾은 일월호수공원의 봄
물새의 날갯짓과 봄까치꽃의 인사…도심 속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수원의 봄
2026-02-18 21:42:00최종 업데이트 : 2026-02-18 21:41:57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일월호수공원 양지쪽에 봄을 알리는 봄까치꽃이 피었다.

일월호수공원 양지쪽에 봄을 알리는 봄까치꽃이 피었다.


입춘이 지나고 열흘 남짓. 여전히 바람 끝은 차갑지만, 계절은 분명히 방향을 틀었다. 겨울과 봄이 맞닿은 길목에서 필자는 수원 구운동과 율천동에 위치한 일월호수공원을 찾았다. '내가 찾은 일월호수공원의 봄'을 취재 기록하기 위해서다.

 

아침 햇살이 호수 수면 위로 길게 내려앉아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가장자리까지 얼어붙어 있던 호수는 어느새 얼음을 풀고 잔잔한 물결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잔물결에 햇살이 비치니 눈이 부시다. 이게 바로 윤슬이다. 계절의 변화는 요란하지 않지만, 이렇게 분명하다. 얼음이 녹은 자리마다 봄이 스며들고 있었다.

 

호수 위에서는 물새들이 분주했다. 검은 몸에 흰 이마가 또렷한 물닭은 유유히 물살을 가르며 헤엄쳤고, 흰 뺨이 인상적인 흰빰검둥오리는 짝을 지어 움직였다. 멀리서는 우아한 자태의 고니가 목을 길게 뻗은 채 물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갔다. 잠수와 부상을 반복하는 뿔논병아리의 재빠른 움직임, 날개를 활짝 펴 말리는 가마우지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물닭의 날개짓이 힘차다.

물닭의 날개짓이 힘차다.

고니 10여 마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고니 10여 마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겨울 철새와 텃새가 어우러진 이 풍경은 계절의 전환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준다. 새들의 날갯짓과 울음소리는 아직 쌀쌀한 공기 속에서도 봄의 리듬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고니 10여 마리가 한쪽 다리로 서서 부리를 날개에 파묻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신비롭다.

 

메타세콰이어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일월호수 둘레길 1.9km를 걷는 산책객들 사이로 가볍게 뛰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힘차다. SNS에서 봄의 전령으로 자주 등장하는 봄까치꽃도 눈에 띄었다. 흔히 '개불알꽃'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작은 꽃은 차가운 땅을 뚫고 가장 먼저 얼굴을 내민다. 손톱만 한 푸른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계절은 이미 봄의 문턱을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들강아지도 눈떴다.

버들강아지도 눈떴다.

목련 꽃봉오리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목련 꽃봉오리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일월수목원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아이들은 우리의 전통놀이인 제기차기, 투호놀이, 윷놀이를 즐기며 웃음소리를 터뜨렸다. 수목원 전시온실에서의 제라늄 300 여종은 색깔과 자태가 '지금 우리는 봄'을 알려주고 있다. 겨울을 이겨낸 나무 끝에 맺힌 눈과 가지의 색감만으로도 봄을 예감하게 한다. 생명의 기척은 보이지 않는 듯 보이면서도 곳곳에 배어 있다.

공원산책을 하다 일월도서관에 들러 책 한 권을 펼치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공원산책을 하다 일월도서관에 들러 책 한 권을 펼치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어린이 물놀이장은 부모와 함께하는 놀이터가 된다.

어린이 물놀이장은 부모와 함께하는 놀이터가 된다.


호수 한편에 자리한 일월도서관은 또 다른 봄의 풍경을 만든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호수와 햇살, 그리고 책을 읽는 시민들의 모습은 고요하지만 따뜻하다. 자연과 일상이 맞닿아 있는 공간, 이것이 일월호수공원의 매력이다. 산책을 하다 도서관에 들러 책 한 권을 펼치는 여유, 그것이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봄날의 사치다.

 

여름이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즐거운 비명소리로 가득 차는 어린이 물놀이장도 지금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그러나 휴장은 아니다. 부모와 함께 이곳을 찾은 어린이는 놀이시설을 오르내리며 곧 다가올 계절을 준비하듯 재미에 더해 기초체력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월호수공용주차장(주차 180대) 2층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이 눈에 띈다. 공원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보다 나은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변화다.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 생각하니, 이 또한 '봄'이라 부를 만하다. 시설의 확충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더 가볍게 만들고, 공원은 더 많은 이야기를 품게 될 것이다.
 

주차공간 180대 규모의 일월호수공영주차장 조성사업이 9월 25일 완공 예정이다.

주차공간 180대 규모의 일월호수공영주차장 조성사업이 9월 25일 완공 예정이다.

일월호수공영주차장 조감도

일월호수공영주차장 조감도


일월호수공원의 봄은 화려하지 않다. 벚꽃이 만개한 풍경도, 유채꽃이 장관을 이루는 들판도 아직은 아니다. 그러나 얼음이 녹아 물결이 살아나고, 물새가 날개를 털고, 작은 들꽃이 고개를 드는 순간들 속에 봄은 이미 와 있다. 계절은 선언이 아니라 변화의 축적임을 이곳에서 깨닫는다.

 

수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이곳을 권하고 싶다. 화성행궁이나 전통시장의 북적임과는 또 다른, 도심 속 자연의 여유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우리는 계절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저마다의 봄을 발견하게 된다.
 

일월수목원 유리온실에서는 제라늄 300 여 종이 '지금 우리는 봄'을 알려주고 있다.

일월수목원 유리온실에서는 제라늄 300 여 종이 '지금 우리는 봄'을 알려주고 있다.

인근 아파트에서 바라다 본 일월호수공원. 우측에는 일월수목원이 있다.

인근 아파트에서 바라다 본 일월호수공원. 우측에는 일월수목원이 있다.


'내가 찾은 일월호수공원의 봄'은 거창하지 않다. 다만 매서운 겨울을 견디고 조금씩 제 빛을 되찾는 자연의 모습, 그리고 그 곁을 걷는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이다. 입춘이 지난 지 열흘 남짓,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얼음이 풀린 호수 위에서, 작은 꽃잎 위에서, 그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의 미소 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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