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서수원도서관, 겨울방학 오전을 수놓은 실내악의 향연
수원시립교향악단 ‘아트 인사이드’로 가족 관객 80여 명 사로잡아
2026-02-25 10:39:42최종 업데이트 : 2026-02-25 10:39:40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수원시립교향악단 목관 5중주 장면

수원시립교향악단 목관 5중주 장면

서수원도서관 2층 강당에 맑은 현의 울림이 퍼졌다. 2월 24일 오전 11시, 겨울방학 음악회로 마련된 수원시립교향악단 '아트 인사이드' 공연은 객석을 가득 메운 80여 명의 가족 관객과 함께 따뜻한 실내악으로 클래식과 영화음악 무대를 선사했다.

부모 품에 안긴 생후 5개월 아기부터 초등학생, 60대 부부까지 세대를 아우른 관객층은 클래식 음악이 더 이상 특정 연령대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또한 수원시민의 음악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공연은 1부 현악 4중주 클래식, 2부 목관 5중주 영화음악으로 구성됐다. 김재윤 바이올리니스트(수원시립교향악단 총무)가 곡 해설을 맡아 작곡가와 시대적 배경, 감상 포인트를 짚어주며 이해를 도왔다. 덕분에 관객들은 한층 깊이 있는 감상을 즐길 수 있었다.

부모 품에 안긴 5개월 영아 관객부터 70대 어르신까지 클래식 음악에 푹 빠졌다.

부모 품에 안긴 5개월 영아 관객부터 70대 어르신까지 클래식 음악에 푹 빠졌다.

1부–현악 4중주, 네 줄 위에 피어난 고전의 향기

제1·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만들어내는 섬세한 앙상블은 고전에서 낭만에 이르는 실내악의 매력을 압축해 보여주었다. 첫 곡 헨델의 '시바여왕의 도착'은 고전주의의 정수를 들려주는 작품. 균형과 절제가 돋보이는 선율은 오스트리아 궁정 문화를 떠올리게 했다. 네 악기가 서로 질문하고 답하듯 주고받는 구조가 또렷해 아이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였다.

 

이어 연주된 비발디의 <사계> '겨울' 중 1악장은 한층 감성적이었다. 부드러운 선율 위에 현악기의 깊은 음색이 더해지며 겨울 끝자락의 정취를 자아냈다. 해설자는 "비발디는 고아원을 운영했는데 교육적인 차원에서 작곡을 했는데 <화성에의 영감>을 그것이다"라고 했다. 필자는 얼어 붙은 차가운 겨울의 풍경을 떠올렸다. 추위 속에서 떨고 있는 나무들, 꽁꽁 얼음길과 그 길을 종종 걸음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했다.

수원시립교향악단 현악 4중주 장면

수원시립교향악단 현악 4중주 장면

세 번째 곡은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 '백조'. 몸체가 커다란 첼로의 중후하고 우아한 연주에 아이들의 눈빛도 반짝였다. 네 악기가 하나의 생명체처럼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바로 앞에서 생생히 전해졌다.

 

이어진 곡은 피아졸라의 '망각'과 젠킨스의 '팔라디오' 1악장. 귀에 익은 멜로디는 아니었지만 어디서 많이 들어본 멜로디다. 객석은 숨소리조차 낮추며 집중했다. 앵콜곡으로는 비발디의 <사계> 중 '봄' 2악장이 연주됐다. 바로크 특유의 투명한 선율이 강당을 감싸자 한 관객은 "마치 우리가 바로크 시대 귀족이 된 느낌"이라며 미소 지었다.

 

2부–목관 5중주, 숨결로 빚어낸 색채의 향연

2부는 플루트, 오보에, 호른, 바순, 클라리넷으로 구성된 목관 5중주. 연주에 앞서 해설자는 각 악기의 음색을 짧게 들려주며 차이를 설명했다. 플루트의 맑음, 오보에의 코맹맹이 같은 독특함, 클라리넷의 부드러움, 바순의 묵직함, 호른의 웅장함이 차례로 소개되자 어린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를 구별해 보았다.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문화를 나누는 음악회 공간이 만석이다.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문화를 나누는 음악회 공간이 만석이다.

첫 곡은 가르델 작곡으로 영화 <여인의 향기> 탱고 중 '간발의 차이'. 멜로디도 귀에 익지만 영화에서 두 남녀의 춤동작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두 번째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춤>. 필자는 무대 위의 백조가 어른거리는데 해설자는 사랑을 고백하는 앙증맞은 춤이라고 한다.

 

세 번째 곡도 우리 귀에 익숙하다. 가브리엘의 오보에 <미션>곡인데 악기 소리와 선율이 정겹기만 하다. 목관 특유의 부드러운 울림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해설자는 이 곡이 노예 사냥꾼도 속죄하게 만든 곡이라고 소개한다.

 

이어진 곡은 네덜란드 작곡가 아리말란도의 <예쁜 아가씨>. 그 주인공은 바로 아내라고 한다. 브라질 작곡가 어브래유의 <티코티코>. 관객 중 나이가 든 사람들은 소형 자동차를 떠올리는데 해설자는 작은 참새가 농작물을 열매를 쪼아 먹고 도망가는 리듬이라고 한다. 이 음악을 들으면 일어나 춤추고 싶다고 해설한다.

앵콜곡 라데츠키 행진곡에서 손뼉을 치며 관객들이 호응하고 있다.

앵콜곡 라데츠키 행진곡에서 손뼉을 치며 관객들이 호응하고 있다.

앵콜로는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이 연주됐다. 연주자의 연주 빠르기에 맞춰 관객이 박수를 치며 함께한 순간, 강당은 하나의 오케스트라가 되었다.
 

"연주자의 표정까지 보이는 무대"

화성시 효행구 봉담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과 7살 두 아들을 데리고 온 한 어머니는 "방학을 맞아 좋은 음악회를 찾다가 이곳까지 오게 됐다"며 "아이들이 악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았고 음악 감상을 통한 정서순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해설을 맡은 김재윤 바이올리니스트

해설을 맡은 김재윤 바이올리니스트

  관객들이 줄서서 음악회장인 강당으로 입장하고 있다.

관객들이 줄서서 음악회장인 강당으로 입장하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 화서2동에서 온 60대 부부는 "대규모 공연장과 달리 연주자의 표정까지 읽을 수 있어 실감났다"며 "방송이나 스피커로 듣는 소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생생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재윤 해설자는 "매년 도서관에서 이 행사를 열고 있는데 찾는 분들이 점차 늘고 있다"며 "대상자의 눈높이와 선호도를 고려해 곡을 선정했다. 뜨거운 호응 덕분에 연주에 힘이 났다"고 밝혔다.

 

겨울방학의 한가운데, 도서관 강당은 음악으로 숨 쉬는 작은 콘서트홀이 되었다. 클래식은 멀리 있는 예술이 아니라, 우리 곁에서 함께 호흡하는 살아 있는 문화임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수원시는 문화예술의 도시다.

이영관님의 네임카드

서수원도서관, 겨울방학 실내악, 수원시립교향악단, ‘아트 인사이드’ , 이영관

연관 뉴스


추천 1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