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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상생이 만난 팔달문… 수원상권 재도약 신호탄
지신밟기·체험·소비 연계 프로그램 운영… 시민 참여 속 지역경제 활력 기대
2026-03-03 11:04:03최종 업데이트 : 2026-03-03 11:03:58 작성자 : 시민기자   안숙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포토존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대형 포토월 앞에서 시민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따스한 봄기운이 팔달산 자락을 넘어 내려오던 2월 28일 오후, 팔달문 고객지원센터 앞 광장이 사람들로 빼곡히 채워졌다. '수원상권 오감축제: 福작福작 수원상권 다같이 잘되는 날'의 하이라이트,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행사가 본격적으로 펼쳐졌기 때문이다.
 

보랏빛 달빛을 형상화한 대형 포토월 앞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줄을 섰고, "장보기는 ♥ 수원상권에서"라는 문구 아래 아이들은 개구리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광장은 이미 작은 마을잔치 분위기였다.

수원상권 마스코트 조형물

시장 거리 한복판에 설치된 대형 개구리 마스코트 조형물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갱매갱매 갱매~!"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지자 오색 깃발을 앞세운 풍물패가 등장했다. 상모가 하늘을 그리듯 원을 그리고, 북과 장구가 박자를 맞추자 시민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레 멈췄다.
 

풍물패는 광장을 지나 인근 상점가로 이동했다. 지신밟기 의식이 시작되자 점포 주인들은 가게 문을 활짝 열고 맞이했다. 가게 앞에서 장단이 울리고, 복을 기원하는 덕담이 이어질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팔달문 인근에서 30년째 한복점을 운영 중인 김순자(62) 씨는 눈가에 웃음이 번진 채 말했다. "요즘 장사가 예전 같지 않아 마음이 무거웠는데, 오늘 풍물패가 가게 앞까지 와서 복을 빌어주니 진짜 힘이 난다. 장단 소리 들으니 가슴이 뻥 뚫린다. 올 한 해는 손님이 복처럼 들어오길 기대한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상인은 "이런 행사가 자주 열리면 골목에 사람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며 실질적인 상권 활성화 효과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복맞이 타로·액막이 기림 체험 부스 전경

팔달문 고객지원센터 앞에 마련된 '복맞이 타로 체험'과 '액막이 기림 체험' 부스에 시민들이 줄을 서 참여하고 있다. 중앙에는 소원지를 매단 복기원 조형물이 세워져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은 단순 공연을 넘어 시민 참여형 체험으로 활기가 넘쳤다. '복맞이 타로 체험' 부스에는 젊은 층이 길게 줄을 섰다. 상담 테이블 위에는 달빛과 한옥이 그려진 보라색 배너가 설치되어 있었고, 참여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올해의 운세를 듣고 있었다.
 

"좋은 기운이 들어온다고 하네요." 타로 카드를 들고 나오던 대학생 박지훈(24) 씨는 웃으며 말했다. "전통시장 행사라 해서 어르신들 위주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놀랐어요. 시장이 점점 문화 공간처럼 바뀌는 것 같아요."


액막이 기림 만들기 체험 현장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액막이 기림 만들기' 체험에 참여하며 소망을 적고 있다.


가장 인기를 끈 코너는 '액막이 명태 만들기 체험'이었다. 아이들은 종이와 짚으로 만든 명태에 소원을 적어 매달았다. "우리가족 건강", "시험 합격", "수원상권 대박" 등 작은 손글씨들이 줄지어 걸렸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방문한 이민호(37) 씨는 말했다. "아이에게 세시풍속을 직접 체험하게 해주고 싶어 왔습니다. 스마트폰 대신 이런 전통 체험을 하니 더 의미 있는 하루가 됐어요. 시장이 단순히 물건만 사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배우는 공간이 되는 것 같아 좋습니다."


약밥 증정 이벤트 참여 모습

당일 구매 영수증을 제출하고 '정성 가득 약밥'을 받기 위해 시민들이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정성 가득 약밥 증정' 이벤트가 진행됐다. 당일 상권에서 일만원 금액 이상 구매한 영수증을 제시하면 약밥을 증정했다. 부스 앞에는 영수증을 손에 쥔 시민들이 줄을 섰다.
 

수원도시재단 상권활성화센터 관계자는 "오늘 행사는 전통 세시풍속을 현대적 상권 활성화 정책과 결합한 모델"이라며 "단순 공연이 아니라, 소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점포에서는 "행사 덕분에 매출이 평소 주말보다 늘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팔달문 시장 거리 전경

팔달문을 배경으로 중앙에 설치된 행사 부스와 마스코트 조형물이 상권 중심에 활기를 더했다.
 

6·25 직후부터 팔달문 시장을 기억한다는 박종만(81) 씨는 광장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예전 보름날에는 온 동네가 이렇게 모였어요. 오늘은 젊은 사람, 아이들까지 다 같이 웃는 걸 보니 참 보기 좋습니다. 시장이 살아야 동네가 삽니다."
 

행사 막바지, 소원 게시판은 형형색색 종이로 가득 찼다. 바람에 흔들리는 소원지들이 마치 둥근 보름달 아래 물결처럼 출렁였다.


 지동시장 전경

정월대보름 행사가 전통과 상권을 연결하는 상징적 장면을 연출했다.


이번 지신밟기는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전통시장 재도약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문화 콘텐츠의 정례화 ▲청년층 유입 프로그램 확대 ▲SNS와 연계한 홍보 강화가 병행될 경우 상권 체류 시간이 늘고 재방문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 김하은(29) 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행사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절마다 열리면 일부러라도 찾아올 것 같아요. 친구들과 약속 잡기 좋은 공간이 되면 시장 이미지도 확 달라질 것 같아요."


남수문 위 버스킹 공연 현장

남수문 다리에서는 기타 연주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며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


정월대보름의 의미는 단순한 풍습이 아니다. 공동체가 함께 모여 복을 기원하고, 서로의 안녕을 확인하는 날이다. 이날 팔달문에서 울려 퍼진 장단은 단순한 흥겨움이 아니라 상권 회복을 향한 염원이었고, 상인과 시민이 함께 만든 연대의 리듬이었다.


지신을 다지고 액운을 쫓은 자리. 그 위에 다시 사람이 모이고 웃음이 더해진다면, 수원 상권의 봄은 생각보다 빨리 올지도 모른다. 풍물 장단이 멈춘 뒤에도 광장에는 한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 발걸음이 바로, 수원 상권의 희망이었다.

안숙님의 네임카드

#수원상권, #오감축제,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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