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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향 기획연주회 ‘수원 음악인의 밤’…900석 가득 채운 클래식의 향연
봄을 여는 선율, 수원 음악인들 시민과 한층 가까와져
2026-03-09 10:21:03최종 업데이트 : 2026-03-09 10:21:00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수원시향 단원 전체가 기립하여 출연자에 대한 예를 표하고 있다.

수원시향 단원 전체가 기립하여 출연자에 대한 예를 표하고 있다

"사는 게 무언지

하무뭇하니 그리워지는 날에는

그대여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

 

잔잔한 시구처럼 시작된 봄밤의 공연장은 음악으로 가득 찼다. 무대 위에서는 오케스트라와 성악, 협주곡이 차례로 흐르고, 객석에서는 숨을 죽인 관객들이 그 선율을 따라 호흡했다.

 

6일 오후 7시 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린 수원시립교향악단(지휘 신은혜) 기획연주회 '수원 음악인의 밤'은 지역 음악인들이 함께 만든 봄의 음악 축제였다. 900석 규모의 객석은 공연 시작 전부터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 찼고, 공연이 끝날 때까지 따뜻한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수원 SK아트리움 전경

수원SK아트리움 전경

지역 음악인들이 함께 만든 무대

이번 공연은 수원에서 활동하거나 수원과 인연을 맺은 음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연하는 특별한 무대였다. 지휘는 섬세함과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무대 장악력으로 매 연주회마다 호평을 받고 있는 신은혜가 맡았다.

 

협연자 역시 지역을 대표하는 음악인들로 꾸려졌다. 기타 듀오 에르마노의 김승원과 김승주가 무대에 올라 두 대의 기타로 화려한 앙상블을 들려주었고, 피아니스트 노지영과 노화영이 두 대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무대를 채웠다. 성악 무대에는 소프라노 남지은과 바리톤 김태일이 출연해 오페라와 가곡의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지역 음악인과 시립 교향악단이 함께 꾸민 이번 공연은 '지역 클래식의 저력'을 보여준 자리였다. 객석 곳곳에는 가족 단위 관객과 클래식 애호가들이 함께 자리하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풀랑크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연주 장면

풀랑크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연주 장면

'봄의 소리 왈츠'로 문 연 봄밤

공연의 문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Op.410)'가 열었다. 현악기의 부드러운 선율이 공연장에 흐르자 객석에는 봄의 기운이 퍼지는 듯했다. 경칩 다음 날, 막 움트기 시작한 계절의 기운과 어울리듯 음악은 한층 가볍고 화사하게 울려 퍼졌다.

 

이어 스페인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의 '두 대의 기타를 위한 마드리갈 협주곡'이 연주됐다. 기타 듀오 에르마노의 두 연주자는 빠르고 정교한 손놀림으로 스페인 특유의 정열적인 리듬을 펼쳐 보였다. 현란하면서도 섬세한 기타 선율은 오케스트라와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무대로 집중시켰다. 일부 관객들은 로드리고의 대표작인 아란훼스 협주곡을 떠올리듯 고개를 끄덕이며 음악에 몰입하는 모습이었다.

 

두 대의 피아노가 만들어낸 풍성한 울림

이어진 무대에서는 프랑스 작곡가 프랑시스 풀랑크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이 연주됐다. 두 대의 피아노가 서로 대화를 나누듯 이어지는 선율은 경쾌하면서도 섬세했다. 피아니스트 노지영과 노화영은 정확한 호흡과 에너지 넘치는 연주로 작품의 매력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피아노의 명료한 음색과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울림이 겹쳐지며 공연장은 한층 입체적인 사운드로 가득 찼다.

수원시립교향악단 기획연주회 홍보물

수원시립교향악단 기획연주회 홍보물

가곡과 오페라, 감동의 목소리

후반부는 성악 무대로 채워졌다. 먼저 작곡가 윤학준의 창작 가곡 '마중'이 울려 퍼졌다. 허림의 시에 곡을 붙인 이 작품은 '그대여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라는 서정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바리톤 김태일의 따뜻한 음색이 공연장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어 조아키노 로시니의 오페라 이탈리아의 알제리 여인 중 아리아 '머릿속 근심'이 바리톤 김태일의 유연한 동작과 얼굴 표정 등 세련된 연기로 펼쳐졌다. 경쾌한 리듬과 재치 있는 표현이 어우러지며 객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이어졌다.

 

소프라노 남지은은 루제로 레온카발로의 '아침의 노래'와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 중 '내 이름은 미미'를 노래했다. 부드럽고 섬세한 고음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특히 '내 이름은 미미'의 서정적인 멜로디에서는 객석이 숨을 죽인 듯 조용해졌다.

소프라노 남지은과 바리톤 김태일 성악가가 왈츠를 추고 있다.

소프라노 남지은과 바리톤 김태일이 왈츠를 추고 있다.

공연의 마지막은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가 장식했다. 남지은과 김태일이 함께 부른 이 듀엣곡은 사랑하는 두 남녀가 왈츠를 추듯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이 특징이다. 두 성악가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자 관객석에서는 공연 내내 가장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시민들은 봄밤의 감동을 이야기했다. 공연장을 찾은 한 관객은 "경칩 다음 날 '봄의 소리 왈츠'를 들으니 정말 봄이 온 것 같았다"며 "수원시향과 지역 음악인들이 음악이라는 꽃다발을 안고 시민들에게 달려와 맞이해 주는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관객은 "두 형제 에르마노의 기타 협주곡의 화려한 연주 기교가 인상적이었다"며 "마지막 '유쾌한 미망인' 왈츠에서는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따뜻하게 만드는지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지역 음악의 힘을 보여준 무대

이번 '수원 음악인의 밤'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 음악인들이 함께 만드는 문화의 장이었다. 수원시립교향악단과 수원음악협회 소속 음악인들이 한 무대에서 협연하며 시민들에게 다양한 클래식 레퍼토리를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출연자와 하객이 기념사진을 남겼다.

출연자와 하객이 기념사진을 남겼다

김명신 수원음악협회장은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 덕분에 우리 수원의 음악적 역량을 결집하는 자리가 더욱 환하게 빛날 수 있었다"면서 "수원음악협회는 이번 공연의 감동을 발판 삼아,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우리 지역 출신의 유능한 음악가들을 적극 발굴하고 더욱 다채롭고 수준 높은 무대를 기획하여 시민 여러분의 삶에 깊은 울림과 위로를 전하는 '품격 있는 음악회'를 지속적으로 선사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수원특례시와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주최·주관한 이번 공연은 전석 1만 원이라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시민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가까이 전했다. 대학생·대학원생 할인과 수원시민 할인 등 다양한 혜택도 마련돼 시민들의 참여를 높였다.

 

봄의 문턱에서 열린 이날 공연은 클래식 음악이 지역과 시민을 잇는 다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봄밤의 공기를 닮은 음악이 흐르던 그날, 수원의 무대에는 음악이라는 이름의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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