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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 위로 흐르는 선율, 서수원도서관에서 20주년 행사 '가족 예술 강연'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의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
2026-03-09 11:15:58최종 업데이트 : 2026-03-09 15:51:4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상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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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의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


지난 3월 7일 토요일 오전 11시, 서수원도서관 강당은 시각과 청각이 교차하는 거대한 예술의 스튜디오로 변했다. 도서관이 기획한 특별 강연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의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하나의 키워드로 엮어내며 시민들에게 잊지 못할 인문학적 경험을 선사했다.


이성의 시대에서 감성의 시대로: 클래식의 시작과 끝

이번 강연의 백미는 미술사의 거대한 흐름을 음악적 구조와 결합해 풀어낸 지점에 있었다. 강연자는 중세 1,000년의 암흑기를 지나 인간 중심의 인본주의가 꽃피운 르네상스를 '아테네 학당'으로 설명하며 포문을 열었다. 

음악사적으로는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음악의 어머니' 헨델로 대표되는 바로크 시대를 언급하며, 엄격한 형식미가 지배하던 시대를 조명했다. 이어 탄생 270주년을 맞이한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통해 고전주의의 정점을 짚어낸 해설은, 바이올린의 정교한 선율과 만나 관객들이 시대의 공기를 직접 호흡하게 했다. 특히 낭만주의 시대의 쇼팽, 브람스, 슈베르트가 추구했던 '개인의 감정 해방'은 이후 등장할 인상주의 예술의 거대한 예고편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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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전시과 드뷔시, 라벨에 관한 강연을 쉽게 설명하고 있는 이수민 강연자


세잔과 르누아르: 두 천재가 바라본 사물의 진실

중반부에서는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두 거장, 폴 세잔과 오귀스트 르누아르를 대조하며 예술가의 성정이 작품에 투영되는 과정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강연자는 "세상을 차갑고 날카롭게 분석하며 사물의 본질을 탐구했던 세잔의 사과"와 "햇살 아래 둥글고 따뜻한 행복을 그렸던 르누아르의 복숭아"를 비교하며 관람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특히 세잔의 '사과'를 아담과 하와의 사과, 뉴턴의 사과, 스티브 잡스의 사과와 함께 '세상을 바꾼 4대 사과'로 정의하며, 고정된 시점에서 벗어나 다각도의 시점을 한 화면에 담아낸 세잔의 입체적 시도가 현대 미술의 문을 어떻게 열었는지 설명했다. 이는 바이올린의 왼손 반주와 오른손 멜로디가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음악적 구조와 맞닿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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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3곡 '달빛'을 연주 중인 이수민 강연자


드뷔시의 '달빛'이 캔버스에 닿을 때

강연의 절정은 근대 음악의 아버지 클로드 드뷔시와 인상주의 회화의 연결이었다. 강연자는 "빛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자연을 박제하지 않고 그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려 했던 모네의 시도가 드뷔시의 음악에서 소리의 질감으로 재탄생했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비평가들이 인상주의를 향해 '예술의 본질은 사라지고 인상만 남았다'고 혹평했던 일화는 오히려 찰나의 미학을 영원함으로 승격시킨 예술가들의 승리로 해석되었다. 26세의 젊은 드뷔시가 작곡한 '달빛(Clair de lune)'의 선율이 강당에 울려 퍼질 때 관객들은 모네가 그린 물안개와 빛의 산란을 귀로 듣는 듯한 공감각적 체험을 공유했다. 강연자는 "음악은 연주의 여운이 사라지기 전까지 살아 움직이는 영혼과 같다"며 박제된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음악의 역할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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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잔의 그림과 르누아르 그림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는 이수민 강연자


예술의 북마크, 일상 속으로 스며들다

이날 강연은 2022년 출간된 저서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의 집필 의도인 '쉬운 언어로 전하는 예술의 위로'를 현장에서 구현해 낸 셈이다. 특히 어린이 관객들을 위해 눈높이를 낮춘 퀴즈와 직접 그린 그림을 연주 페이지마다 매칭시킨 세심한 연출은 예술이 절대로 어렵지 않은 '마음의 필터'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서수원도서관 관계자는 "이번 렉처 콘서트가 시민들의 일상에 따뜻한 예술적 북마크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꽃샘추위를 뚫고 찾아온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마무리된 이번 행사는 미술과 음악이라는 두 줄기 강물이 인문학이라는 바다에서 만나 우리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채울 수 있는지를 증명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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