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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우산의 재탄생…수원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 가보니
버려질 우산을 고쳐 다시 쓰고, 공유우산으로 이웃과 나누다
2026-03-12 16:07:24최종 업데이트 : 2026-03-12 16:07:50 작성자 : 시민기자   심성희
지동창작마을센터에서 운영 중인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에서 고장 난 우산을 수리하고 있다.

지동창작마을센터에서 운영 중인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


3월 11일 오전 수원시가 운영하는 '2026년 상반기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가 열리고 있는 지동창작마을센터를 찾았다. 평소에는 조용한 공간이지만 이날만큼은 우산을 들고 방문한 시민들로 작은 활기가 돌았다. 수리 접수대 앞에는 고장 난 우산을 들고 온 시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고, 수리 작업대에서는 우산 살을 교체하거나 부품을 정비하는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 주말 시골집을 정리하면서 우산들이 한 무더기 나왔다. 집 안 구석에 모아 두었던 우산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오래되어 상태가 좋지 않은 우산은 정리했지만, 살짝 고장 나 수리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우산들은 따로 골랐다. 평소에는 그냥 버렸을 수도 있었겠지만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가 운영된다는 소식을 듣고 수리를 맡겨 보기로 했다.

딸아이가 아끼는 캠핑 의자에 꽂아 쓰던 작은 우산도 챙겼다. 우산살이 부러져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였지만 혹시나 수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아이가 좋아하던 물건이라 그냥 버리기에는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이의 캠핑 의자에 사용하던 작은 우산의 수리 가능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작업자들.

아이의 캠핑 의자에 사용하던 작은 우산의 수리 가능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작업자들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는 1인당 최대 2개까지 무료 수리가 가능하다. 시민들이 가져온 우산을 접수하면 수리 가능한지 먼저 확인하고, 간단한 수리는 현장에서 진행하거나 순서를 정해 수리를 진행한다. 접수대에는 오래 사용해 살이 휘어진 우산, 손잡이가 빠진 우산, 천이 찢어진 우산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우산들이 놓여 있었다.

수리를 의뢰하자 접수대장에서 이름과 연락처 등 간단한 인적사항을 기록했다. 수리가 완료되면 전화로 안내해 준다고 했다. 딸아이의 캠핑 의자에 꽂는 우산은 고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수리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수리 작업대에서는 숙련된 수리 인력이 우산 상태를 꼼꼼히 살피며 필요한 부품을 교체하고 우산살을 하나하나 바로잡고 있었다.

수리 작업을 지켜보며 잠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있었다. 관계자는 이 사업이 단순히 물건을 고쳐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자원 재활용과 환경 보호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장 난 우산을 무심코 버리기보다는 수리를 통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사업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우산 수리에 필요한 각종 부품과 우산살 교체 도구들이 작업대 위에 놓여 있다.

우산 수리에 필요한 각종 부품과 우산살 교체 도구들이 작업대 위에 놓여 있다.

시민들이 가져온 다양한 우산들이 수리 접수를 기다리며 접수대에 놓여 있다.

시민들이 가져온 다양한 우산들이 수리 접수를 기다리며 접수대에 놓여 있다.


현장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관계자는 "옛날에는 우산이 매우 비싼 물건이라 귀족들만 사용하는 사치품이었다는 기록도 있다"며 "그래서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비를 맞고 다니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유럽에서 우산은 단순한 생활용품이 아니라 신분과 부를 상징하는 물건으로 여겨졌다. 실크나 장식이 달린 우산은 귀족들이 사용하는 고급품이었고 일반 시민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 때문인지 오늘날에도 독일이나 영국 등 유럽에서는 가벼운 비 정도에는 우산을 쓰지 않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유럽의 비가 한국처럼 장시간 강하게 내리기보다는 짧은 보슬비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고, 방수 재킷이나 후드가 달린 옷을 입는 생활문화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최근 기후 변화로 비뿐 아니라 강한 햇볕을 피하기 위한 양산 겸 우산 사용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여름철 뜨거운 햇볕을 막기 위해 우산을 쓰는 모습도 이제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같은 우산이라도 나라와 환경, 생활문화에 따라 사용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우산살 교체와 부품 정비를 통해 고장 난 우산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수리하는 모습.

우산살 교체와 부품 정비를 통해 고장 난 우산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수리하는 모습.

수리 작업대에서 찢어진 우산을 정비하며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치고 있다.

수리 작업대에서 찢어진 우산을 정비하며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치고 있다.


봄맞이 대청소 겸 집 정리를 하다 보니 가족 수에 비해 우산이 너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 아직 사용할 수 있는 우산들도 있었지만 집에 두기에는 수량이 많아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이 됐다.

그때 우리 동네 공유냉장고 옆에 공유 우산꽂이가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필요할 때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우산을 나누는 공간이다. 지난번 이곳을 지나며 우산이 꽂혀 있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었다.

손이 잘 가지 않는 우산이나 멀쩡하지만 수량이 많아 나누고 싶은 우산들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공유 우산꽂이에 하나씩 우산을 꽂아 넣으니 괜스레 마음이 뿌듯해졌다. 누군가에게는 집안 정리 중 나온 우산일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갑작스러운 비를 막아주는 고마운 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장 난 우산을 수리해 다시 쓰고 또 이웃과 나누는 작은 실천.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는 버려질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생활 속 나눔 문화를 만들어가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임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수리를 마친 우산과 나눔을 위해 가져온 우산을 동네 공유 우산꽂이에 꽂아 두었다.

수리를 마친 우산과 나눔을 위해 가져온 우산을 동네 공유 우산꽂이에 꽂아 두었다.
 

[ 2026년 상반기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 운영 일정]
한편 수원시는 시민들이 고장 난 우산을 고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2026년 상반기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의 하나로 우산 수리 교육을 받은 참여자들이 시민들의 고장 난 우산을 무료로 수리해 주는 서비스다.

상반기 운영 일정은 다음과 같다.

○ 3월 3일 ~ 31일 : 지동창작마을센터
○ 4월 1일 ~ 29일 : 세류2동 행정복지센터
○ 5월 4일 ~ 27일 : 영통종합사회복지관
○ 6월 1일 ~ 30일 : 장안구청

운영 시간은 매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이며 생활 우산을 대상으로 1인당 2개까지 무료 수리가 가능하다.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 이용시간을 안내하는 입간판.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 이용시간을 안내하는 입간판.


수리를 마친 우산이 다시 누군가의 손에 들려 비를 막아줄 생각을 하니 괜히 뿌듯해졌다. 버려질 뻔한 우산이 이웃을 위한 '공유우산'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작은 수리가 물건을 살리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물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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