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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테마공연장 ‘첼로가야금’ 공연, 동서양 현악의 경계를 넘다
2026-03-23 12:48:09최종 업데이트 : 2026-03-24 10:10:47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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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가 시작되자 익숙함과 낯섦이 교차하는 새로운 음악적 풍경이 펼쳐진다. 정조테마공연장에서 3월 21일 오후 4시에 첼리스트 김 솔 다니엘과 가야금 윤다영이 결성한 '첼로가야금(CelloGayageum)' 공연이 있었다. 팀명 '첼로가야금'에서 암시하듯 첼로와 가야금이 한 무대에 오르는 공연이다. 성격이 전혀 다른 악기가 어떻게 만날까. 어떻게 서로 다른 소리를 낼까. 공연 전까지 궁금증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는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물어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도 길게 느껴진다. 마음도 점점 깊어진다. 긴 생각 탓인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선율이 벌써 마음 한켠에 잔잔히 흐른다. 공연장에 오는 동안 거리에는 봄 햇살을 즐기는 인파로 가득하다. 공연장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까지도 사람들 웃음과 이야기 소리가 따뜻하게 퍼지고 있다. 하지만 공연장에 들어가는 순간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소음도 멀어진다. 오직 무대에 첼로와 가야금이 가지런히 있는 모습만 다가온다.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이 만나는 자리, 그 선율을 기다리는 마음은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앞둔 사람처럼 들뜬다. 공연 시작부터 이토록 설레는 경험은 처음이다. '첼로가야금' 팀은 첼로와 가야금으로 한 무대에서 공연한다. 공연이 시작되고 가야금의 익숙한 가락이 들린다. 거기에 첼로가 깊은 화음으로 응답한다. 익숙함과 낯섦이 교차하는 새로운 음악적 풍경이 펼쳐진다.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그 울림에 귀를 기울였고, 곡이 끝난 뒤에는 가슴에 담긴 여운을 쏟아내듯 박수를 보낸다. 연주에 앞서 곡 제목과 내용을 차분히 소개한다. 덕분에 음악을 듣기 전에 작품 배경과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한다. 설명은 낯선 음악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는 다리 역할도 한다. 관객들은 설명으로 음악의 흐름을 미리 그리며, 감상에 깊게 빠져든다. 첼로의 깊은 울림은 가야금의 여백을 침범하지 않고, 가야금은 그 울림을 섬세하게 감싼다. 첼로에 민요의 낯선 조합은 신선하고, 가야금 선율은 익숙하다. 첼로의 깊은 울림이 가야금의 여백을 침범하지 않고, 가야금은 그 울림 위를 섬세하게 감싸 안으며 균형을 찾아간다. 둘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우리 본연의 정서를 다시금 깊이 느끼게 한다. <아리랑GO>는 민요 '아리랑', '밀양 아리랑', '진도 아리랑' 세 가지를 한데 엮어 풀어낸 곡이다. 아리랑은 이미 수많은 음악가에 의해 여러 차례 완성도 높은 편곡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첼로와 가야금만으로 그 깊이를 넘어설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한다. 첼로와 가야금의 만남을 위해 많은 고민과 시도를 거듭해왔다고 연주를 통해 밝히고 있다.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연주자의 고민을 바로 잊는다. 새로운 음악이 만들어내는 흐름은 공연장을 온전히 채운다. 가야금의 맑고 섬세한 선율은 여전히 '아리랑' 특유의 정서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익숙한 가락은 듣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감싼다. 그 위로 첼로의 묵직한 울림이 더해지자, 아리랑이 지닌 서정은 한층 더 넓고 깊게 확장된다. 전통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은 또 하나의 아리랑으로 완성된다. '첼로가야금'은 2016년도에 베를린 독일에서 결성했다. JTBC '슈퍼밴드2'를 통해 이름을 알렸고, 이후 전통 악기와 서양 클래식 악기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세계 시장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팀으로 우리 음악의 현대적 해석은 숙명 같은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정체성도 음악을 통해 확인하는 시도도 보인다. <몽환>을 첫 연주곡으로 했는데, 서로 다른 전통적인 특징이 만나서 하나의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곡이라고 소개한다. 첼로와 가야금의 만남이 우연히 이루어진 조합이 아니었음을 느낀다. 서로의 음색과 호흡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시도를 거듭해왔는지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정조테마공연장에서는 3월 28일 오후 4시에 판소리 레미제라블 <구구선 사람들>이라는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두 번째 연주곡 <비범한 카우보이>도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곡이다. 자신들이 일상에 너무 지쳐 번아웃을 경험했다. 그런 상태에서 비범한 카우보이가 되어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상황을 노래한 것이다. 동양과 서양, 익숙함과 낯섦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더 나가지 못했을 때 고민하고 좌절하기도 했을 것이다. 이런 음악들은 둘의 협연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온 서사의 결과라고 읽힌다. 그들의 고민과 음악을 들으니 연주는 그 이상의 감동이 있다. 두 악기는 서로 부딪치지 않고 조심스럽게 호흡을 맞춘다. 익숙한 선율 위에 낯선 음이 부드럽게 스며들며 이질감 없이 이어진다. 서로 다른 전통을 마주하고 조율해 나가려는 끊임없는 노력과 진지한 탐구가 음악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관객들은 진보하는 음악적 가능성에 매료된다. 호매실동에서 온 관객은 "오늘 25현 가야금 소리를 처음 들었다. 소리도 풍성하고 깊은 맛이 있다. 수원시민 할인도 있고, 가성비 최고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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