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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수 詩人의 행복특강 “봄은 자꾸 와도 새봄”
수원별마당도서관, ‘봄 예찬’을 통해 일상의 회복력 일깨우다
2026-03-27 14:16:26최종 업데이트 : 2026-03-27 14:16:24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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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마당을 꽉채운 봄 기운 지난 25일 수요일 오후 수원별마당도서관에서는 200여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명망있는 시인이자 노작홍사용문학관 관장인 손택수시인의 행복특강이 열렸다. 시인은 1970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으나 부산에서 자라며 학교를 다녔다.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언덕위의 붉은 벽돌집'이란 시로 등단,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목련전차], [나의 첫소년], [어떤 슬픔은 함께 할 수 없다],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등의 詩集을 낸 바 있다.
냉이꽃 손택수
냉이꽃 뒤엔 냉이 열매가 보인다 작은 하트 모양이다 이걸 쉰 해 만에 알다니 봄날 냉이무침이나 냉잇국만 먹을 줄 알던 나, 잘 익은 열매 속 씨앗은 흔들면 간지러운 옹알이가 들려온다 어딜 그렇게 쏘다니다 이제사 돌아왔니 아기와 어머니가 눈을 맞추듯이 서로 보는 일 하나로 가지 못할 곳이 없는 봄날 쉰내 나는 쉰에도 여지는 있다 나는 훗날 냉이보다 더 낮아져서, 냉이뿌리 아래로 내려가서 키 작은 냉이를 무등이라도 태우듯 들어올릴 수 있을까
그때, 봄은 오고 또 와도 새 봄이겠다 [붉은빛이 여전합니까] 시집에 수록.(창비, 2020)
나직나직 봄의 전령사처럼 이야기를 펼치는 손택수시인 오른 편 사진은 냉이꽃의 하트모양의 열매
인간과 자연의 교감과 소통은 자연과 예술적 상상력의 관계로 이어져, 시인에게는 언어의 보물상자를 쌓게 하고 화가의 경우에는 세상의 신비를 담아낸 명화로도 탄생하게 된다.
읽고 난 책을 땅에 묻고 그위에 정원을 꾸몄다는 헤르만 헤세 모네가 그린 같은 장소의 그림들 나무를 사랑하기로 유명한 헤르만 헤세는 "땅과 식물을 상대로 일하는 것은 명상과 마찬가지로 영혼을 자유롭게 놓아주고 쉬게 해주는 것이다"라며, 평생 나무를 사랑하고 정원을 가꾸는 즐거움을 표현했다. 손 시인은 출판사에서 일할 때 인연이 있었다는 『토지』의 작가 박경리와 박완서 작가 역시 삶의 반경을 단순화하며, 창작 외의 시간에는 늘 밭을 일구고 자연과의 교감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전했다. 이어 영상 화면으로 몇 편의 시를 펼쳐 보였다.
맹인 피아니스트 김예지(국회의원)씨가 자귀나무꽃을 만지고 난후 이야기 이날의 도서 시집 '나의 첫 소년'
사람들이 꽃의 외형을 볼 때, 자신은 내면의 어떤 기운과 향기를 좋아한다는 옛 시인의 말이 모두에게 의미 있는 울림을 준다. 묵은 겨울을 털어내고 새로이 돋아나는 기운 찬 생명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며, 매화는 매화대로 민들레는 민들레대로 저마다의 아름다움과 이로움을 뽐내야 마땅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강연 참가자 중 화서동에서 친구와 함께 온 '초록이'라는 시민은 "새봄이 찾아와 모든 것을 새롭게, 희망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시인의 말씀을 들으며 자연에 대해서, 아주 작은 꽃에도 시선이 머물 때 나도 변하고 세상도 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식물에 대한 이해일 수 있지만, 그것이 결국 나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이 있게 해주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강연을 듣는 시민들의 표정에는 행복하고도 안온한 평화가 어려 있다. 어쩌면 지리멸렬해 보이는 일상의 반복에 작은 차이를 만들어낼 때, 뜻하지 않은 회복력이 생기고 사랑이 시작된다. 나만의 심미안(審美眼)으로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면, 자꾸 와도 늘 새봄인 이 봄이 바로 '당신의 시'라고 시인은 말한다.
"새봄이 와서 참 좋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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