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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물관 서화교실 개강, "문자학 강의가 재미있고 신기해"
2026-03-26 16:58:51최종 업데이트 : 2026-03-26 16:58:50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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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물관 서화교실 지난 25일 '2026 수원박물관 성인 교육 프로그램'이 개강했다. 이번에 개강한 프로그램은 성인 서예 심화 과정인 '박물관 서화교실'과 성인 캘리그래피 입문과정인 '나의 첫 캘리그래피' 과정이다. 매주 1회 전체 10강으로 이루어졌고 수원박물관 3층 문화교육실에서 진행한다.
수원박물관은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보여주는 '수원역사박물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최초로 건립한 '한국서예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예가인 근당 양택동 선생이 수집한 서화작품 기증을 계기로 탄생한 한국서예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의 서예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수원박물관에서 서예를 공부한다는 것은 박물관의 정체성과도 부합한 것이다. 수원박물관 서화교실 수업 전경 서예는 한글 서체와 한문 서체가 있다. 한글 서체는 판본체, 궁체, 민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글 서체는 훈민정음 창제 때부터 시작되었다. 훈민정음을 목판에 새긴 글자체인 판본체는 정방형으로 당당하며 굳세고 고졸한 아름다움이 있다. 서체는 시대가 흐름에 따라 변하는 특성이 있는데 궁중에서 궁녀들이 쓰면서 발전한 궁체는 정형성과 자유분방한 한국적인 미감이 드러난다. 단정하고 정갈하게 쓰는 정자체, 획을 이어 쓰는 흘림체, 속도감 있고 자유로운 진흘림체 등이 있다. 민체는 일반 백성들이 일상적인 기록에 사용하던 서체로 격식에 얽매이지 않아 개성이 뚜렷하고 소박하지만, 파격적인 아름다움과 예술성이 있다.
한문 서체는 갑골문, 금문, 전서, 예서, 초서, 행서, 해서체 등이 있다. 갑골문은 은나라 시기에 만들어진 거의 최초의 한문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주나라 시기에 갑골문이 금문으로 발전했다. 전국시대를 거치며 다양하게 쓰던 금문은 진나라로 통일된 이후 전서체로 정돈되었다. 전서체에서 예서체가 탄생 되었고 이어서 초서, 행서, 해서체가 등장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접하는 정자체 글씨가 해서체이다. 수원박물관 서화교실 수업 이날 첫 수업에서 근당 양택동 선생은 "서예는 나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길입니다. 서예학습 방법은 체본(서예학습 과정에서 임서를 위해 선생이 직접 써준 원본 글씨)에만 의지하지 않고 글자의 근본 원리에 접근해야 합니다. 한자가 어떻게 태어나고 변해갔는지에 대한 문자학 공부를 해야만 서예학습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체본에 의존해 글씨만 쓰는 게 능사가 아니고 글자의 형성원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첫 수업은 '인생무장불가허도(人生無長不可虛度)'라는 문장을 예서와 행서로 쓴 자료를 풀이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인생은 길어봐야 100년인데 헛된 삶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이다. 우리 삶에 귀감이 될만한 글을 선별해 여러 서체로 써서 서체의 특성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수원박물관 서화교실 수업, 글씨 쓰는 법 설명 이어서 '일소이과(一笑而過)'라는 글귀를 금문으로 쓴 자료로 문장을 풀이하고 글자의 원리를 파악하는 문자학 수업을 했다. '한바탕 웃고 넘길 줄 알아야 한다.'라는 뜻이다. 뜻풀이보다는 금문을 통해서 글자가 처음 탄생했을 때의 원리를 공부하는 것이다. 해서체를 통해서는 글자가 처음 탄생한 과정을 알 수 없다. 갑골문이나 금문을 알아야만 왜 옛사람들이 그렇게 글자를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재미있는 과정으로 글자의 원리를 알아가는 게 대단히 신기하다.
문자학 수업을 마무리하면 본격적으로 실습으로 들어간다. 수강생이 공부하고자 원하는 서책이나 글귀를 선생이 직접 써주는 시간이다. 수강생들은 20년 이상 서예를 공부한 사람도 있고 이제 막 입문하는 사람도 있다. 수강생의 수준에 맞게 수강생이 원하는 서체에 맞게 체본을 써준다. 수강생들은 옆에서 선생님이 쓰는 것을 유심히 지켜봐야 공부에 도움이 된다. 서체의 특징과 붓의 움직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박물관 서화교실, 금문으로 쓴 도연명의 귀거래사 부분 수강생들은 금문, 전서, 예서, 초서, 행서, 해서 등 다양한 서체를 공부하는데 필자는 금문을 공부하고 있다. 해서, 예서, 행서, 초서를 공부한 이후 10년 이상 초서만 썼다. 이후 광개토태왕 비문의 서체를 공부하면서 고졸한 아름다움, 대교약졸(大巧若拙, 매우 공교한 솜씨는 서투른 것 같이 보인다는 뜻)에 눈을 떴다. 아름답고, 멋을 부리는 기교를 벗어 던져야 비로소 예술이란 경지가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초서를 쓰되 다소 거친듯한 금석기 있는 글씨로 써야 기교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알고 난 이후 자연스럽게 금문을 쓰게 된 것이다.
한 수강생은 "문자학이라는 것을 처음 들어봤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습니다. 한자가 탄생한 원리를 설명해 주시니 너무도 신기합니다. 수업 분위기도 좋고 선생님이 글씨 쓰는 것을 보니 놀라울 따름이네요. 앞으로 열심히 써야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학기에도 서예 수업을 들었던 수강생은 "지난 학기에도 느꼈지만 한 학기가 10강밖에 안 되는 것은 너무나도 짧은 것 같습니다. 15강 정도로 늘려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서예 수업을 오래 들었던 수강생들은 대체로 수업시간이 짧다는 의견이다. 전향적으로 검토해줬으면 좋겠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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