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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넘어 존재의 심연으로: 경기사진센터, 개관 특별전 《빛나는 얼굴들》로 첫 항해
인공지능 시대, 사진이 묻는 ‘인간성’의 본질… 한국 대표 사진가 8인이 포착한 시대의 얼굴들
2026-03-30 14:01:02최종 업데이트 : 2026-03-30 14:00:1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상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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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사진센터' 개관 기념 특별전 《빛나는 얼굴들: 아이콘에서 우리로》, 《파밀리아: 가족과 가족사진》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3월 27일, 경기도 시각예술 문화의 새로운 거점이 될 '경기사진센터'가 마침내 개관했다. 수원특례시 경기상상캠퍼스에 둥지를 튼 이곳은 개관식부터 각계 인사와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봄축제의 활기가 가득한 3월 29일, 필자가 직접 찾은 현장은 사진예술의 역사성과 동시대성을 잇는 플랫폼으로서 생동감 넘치는 첫걸음을 떼고 있었다.

개관 기념 특별전 《빛나는 얼굴들: 아이콘에서 우리로》는 사진 본연의 '물성'과 '일회성'에 주목한다. 이는 범람하는 디지털 이미지 속에서 희미해진 '인간의 얼굴'을 다시금 소환하며 존재의 본질을 성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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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사진센터 입구


기록에서 의식으로: 전시의 철학적 궤적
이번 전시는 사진을 '단순한 외형의 복제'가 아닌 '한 인간의 정신과 시간이 응축된 형상'으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다. 인공지능이 기계적으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기록하는 시대에 경기사진센터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창작되는 인물사진의 중요성을 새롭게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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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창의 작품들 '배우 안성기, 심은하, 이정재, 장동건, 강수연 등'


특히 이번 전시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아이콘'들의 상징성 뒤에 숨겨진 보편적인 인간미를 탐구하는 동시에 경기도 31개 시·군민들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나란히 배치했다. 이는 사진이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를 넘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의 깊은 교감의 결과물임을 증명하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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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사진


거장의 렌즈, 시대의 페르소나를 투영하다
전시장에는 한국 인물사진의 문법을 정립하고 확장해온 거장들의 작품이 즐비하다. 그중에서 구본창은 사진을 '있는 그대로의 기록'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해방시킨 선구적 인물이다. 그는 사진을 실과 천으로 콜라주하거나 필름을 직접 긁는 등의 실험적 기법을 통해 렌즈가 포착할 수 없는 대상의 보이지 않는 내면을 시각화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배우 안성기, 김희선, 그리고 작가 박완서와 한강의 초상은 그들이 지닌 고유한 숨결과 의식의 세계를 섬세하게 드러낸다. 구본창의 카메라는 대상의 영혼과 대화하며 그 깊은 심연을 길어 올리는 도구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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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다른 거장들의 시선 역시 날카롭다. 오형근은 한국 사회의 특정 인물 유형을 사회적 풍경으로 담아내는 다큐멘터리적 시각을 보여준다. 옛 대중문화의 이국적인 흔적을 간직한 배우들의 초상에서 우리만의 독창적인 문화가 형성되어 온 발자취를 읽어낸다. 조세현은 대상의 내면적 존재감을 끌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배우 김혜자와 법정 스님의 초상을 통해 수행자와 예술가가 가진 맑은 정신성을 한 폭의 수묵화 같은 깊이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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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상업과 예술의 경계, 변주되는 시각 언어
패션과 광고 분야에서 독창적인 미학을 구축한 작가들의 참여도 돋보인다. 김용호는 '딥틱(diptych)' 기법으로 두 개의 사진을 하나의 서사로 엮어 백남준, 박찬욱 등 인물의 이야기와 한국 문화의 맥락을 동시에 전달한다. 목정욱은 배두나, 손흥민 등 시대의 아이콘들을 가장 세련된 감각으로 포착하며 현대적 초상의 정수를 보여준다. 신선혜는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찰나의 미학을 극대화하여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투영한다. 마지막으로 고원태는 경기도 31개 시·군을 발로 뛰며 만난 평범한 이웃들의 얼굴을 담아, 전시의 주제인 '아이콘에서 우리로'의 의미를 완성한다.
 
전시 전경

전시 전경


사적인 기억에서 공적 아카이브로: 《파밀리아: 가족과 가족사진》이 던지는 질문
3관 상설전 《파밀리아(Familia): 가족과 가족사진》는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족을 렌즈 안으로 끌어들인다. 이 전시는 가족사진이라는 사적인 기록이 어떻게 시대의 풍경을 담은 공적 아카이브로 치환되는지를 보여준다.
참여 작가들은 화목함의 강요 대신 일상의 균열과 변화하는 구조를 포착한다. 부모님의 잠든 모습에서 생존을 확인하는 김도영, 국제결혼 커플의 공간을 통해 관계의 긴장을 묘사한 김옥선, 가부장적 구조 안에서 여성의 삶을 탐구한 이선민의 작업은 가족의 민낯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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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 관한 사진을 보고 있는 관람객들


아파트라는 동일 공간 속 타자들의 일상을 관찰한 정연두, 타인들로 가족의 기호를 재구성한 최은주는 가족의 정의를 질문한다. 여기에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현대인의 삶을 포착한 윤정미의 시선은 가족의 범주를 종(種)의 경계 너머로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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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 만난 반가운 한옥 구조의 가족 사진


공동의 기록이 만드는 시대의 풍경
경기사진센터의 개관은 사진의 예술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도민들에게 수준 높은 시각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관람객과 함께 호흡하는 리빙 아카이브 프로그램은 이 공간의 생명력을 더한다. 숲속 갤러리에서 마주하는 거장들의 시선, 그 따뜻한 조우의 현장은 우리 시대 '빛나는 얼굴들'을 확인하는 가장 소중한 초대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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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사진센터 1층 포토북라운지도 볼 만하다.


[전시 정보]
○ 전시명: 경기사진센터 개관 특별전 《빛나는 얼굴들: 아이콘에서 우리로》
○ 장소: 경기사진센터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로 166 경기상상캠퍼스 내)
○ 기간: 2026. 03. 28. ~ 08. 09.
○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10:00~18:00 (월요일 휴관)
○ 특이사항: 매주 수요일 '반려동물 동반 입장 가능' (Pet-Friendly Day)
○ 입장료: 무료

○전시명: 개관 특별상설전 《파밀리아: 가족과 가족사진》
○참여작가: 김도영, 김옥선, 이선민, 윤정미, 정연두, 최은주
○장소: 경기사진센터 3관
○기간: 2026. 03. 28. ~ 12. 06.
○주요 프로그램: 관객 참여 가족사진 퍼포먼스 및 가족 앨범 참여 프로그램 (상시 진행)
 
김상래님의 네임카드

경기사진센터, 경기상상캠퍼스, 구본창, 한국대표사진가8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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