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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책 피크닉, 미술관을 펼치다
느슨한 독서에서 깊은 만남으로, 김상래 작가와 함께한 미술 이야기
2026-04-08 14:04:44최종 업데이트 : 2026-04-08 14:04:41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혜정
벚꽃을 배경으로 모인 참석자들과

벚꽃을 배경으로 모인 참석자들과


책을 들고 봄날의 캠퍼스에 모이다
4월 2일 오전 10시 30분, 따뜻한 봄기운이 감도는 경기상상캠퍼스내 청년1981에서 작은 책 모임이 열렸다. 각자 다른 도서관에서 강연과 수업을 들으며 인연을 맺은 시민들이 모임의 중심이었다. 작가의 수업이 좋아 관계를 이어오던 중 자연스럽게 온라인 독서 모임으로 발전했고, 2025년을 함께 『새로고침 서양미술사』를  읽었다. 이날은 3월 한림도서관 수업을 통해 새로 인연을 맺은 수강생들도 함께 자리를 채우며 모임에 새로운 활기를 더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김상래 작가의 신간 『첫 번째 미술관 북마크』. 강사로 먼저 만났던 작가를 이번엔 책의 저자로 초대해,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꾸몄다. 강연 형식이 아닌 자유로운 대화의 자리였기에, 참석자들은 평소보다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꺼내놓을 수 있었다.

"미술관은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힘든 곳"
대화는 자연스럽게 참석자들의 미술관 경험으로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유럽 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넉넉히 두 시간이면 다 볼 줄 알았는데, 돌아도 돌아도 끝이 없고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 같은 공간을 맴돌게 된다는 공감도 이어졌다.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많은 참석자들이 몸소 겪어본 경험이었다.

참석자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모습

참석자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모습


이에 대해 김상래 작가는 "미리 동선을 짜고, 보고 싶은 작품을 정해놓고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체력이 먼저 바닥난다"고 조언했다. 참석자들은 책이 미술관 관람의 포인트를 짚어줘 시간과 체력을 아끼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쉽게 쓰기 위해 덜어낸 것들
이날 모임에서는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김상래 작가는 "원래는 성인 대상으로 500페이지 넘게 썼는데, 청소년용으로 전환하면서 많이 덜어내야 했다"며 "쓰고 싶은 내용을 줄이는 것도 아쉬웠지만,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 쓰는 것이 가장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덜어내는 과정이 곧 더 깊이 고민하는 과정이었던 셈이다.

책에 실린 나라별 미술관 가운데 한 곳씩을 추천해 주는 김 작가

책에 실린 나라별 미술관 가운데 한 곳씩을 추천해 주는 김 작가
 

그 결과 책 안에는 복잡한 미술사적 해설 대신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쉬운 서술과 이야기 중심의 구성이 담겼다. 한 참석자는 "그림 자체의 설명보다 그 뒤에 얽힌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고 말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작품뿐 아니라 건축 이야기까지 함께 있어서 미술관을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실제로 『첫 번째 미술관 북마크』는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의 미술관을 중심으로 작품과 건축, 역사를 함께 풀어낸다. 단순히 '그림을 보는 책'이 아니라 '미술관을 이해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정답 없는 질문, 확장되는 시선
책 속에는 독자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열린 질문들이 담겨 있다. 김상래 작가는 "미술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생각이 곧 답"이라는 철학으로 이 책을 썼다고 설명했다.
 
"예술은 꼭 아름다워야 하나요?"라는 질문에는 "아름답다는 건 우리의 기준일 뿐이며, 작품을 만든 사람의 이야기를 알면 그림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고 답했다. 정해진 답을 가르치는 대신, 스스로 질문을 품고 미술관을 걷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방식이다.

참석자들도 자신의 경험을 나눴다. 한 참석자는 "책을 읽다 궁금해서 고흐의 이야기를 찾아보게 됐고, 붓 터치에서 감정이 읽히기 시작하니 그림이 달라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책 속 질문들 덕분에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생각하게 된다"고 전했다. 책을 매개로 한 대화는 '감상'에서 '이해'로, 나아가 '자신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준비 해 온 책에 사인 하는 김상래 작가

준비 해 온 책에 사인 하는 김상래 작가


책이 만든 관계, 계속되는 시간
수원시는 최근 독서도시 비전 선포식을 계기로 시민의 일상 속 독서 문화 확산에 나서고 있다. 이번 모임은 그 흐름 속에서 책이 사람과 사람을 어떻게 연결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강연장에서 시작된 인연이 독서 모임으로, 다시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진 이 과정 자체가 책이 만들어낸 하나의 이야기였다. 참석자들은 강연의 청중이 아닌 '함께 읽는 사람'으로서 이날의 대화를 나눴다.

봄날 한 캠퍼스 실내에서 시작된 작은 책 모임은, 각자에게 일상 속 미술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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