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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향기로 피어나는 전 세대의 열정
수원문학대학 수필 강좌를 가다
2026-04-08 10:21:31최종 업데이트 : 2026-04-09 10:00:42 작성자 : 시민기자 안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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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학인의 집에서 밝덩굴(본명 박병찬) 교수가 수필반 수업을 강의하고 있다
인문학 소양의 산실, 수원문학대학 수원문인협회(회장 김운기)는 시민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24년 6월 수원문학대학의 문을 열었다. 각 분야 최고 수준의 교수진을 갖춘 것은 물론 시 낭송, 고전 강좌, 논술 지도 등 특화된 교양 과목을 신설해 수준 높은 문학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수의 시인과 수필가, 소설가를 배출하며 명실상부한 문학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강사진으로는 김운기·노재연·김경은·밝덩굴·진순분·최은선·지상선 작가 등 수원 지역을 대표하는 문인들이 대거 참여해 그 권위를 더했다.
수필 발표자가 고흐에 관련된 그림을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밝덩굴(본명 박병찬) 교수는 수필가이자 시인이요 한글학자로도 잘 알려진 경기 문학계의 원로다. 한국수필가협회 고문 및 경기수필가협회장을 역임한 그는 시조집 《달그림자》와 수필집 《이즈음, 문득 보고 싶은 고운 손》, 우리말 교본인 《바른말 고운 글》 등을 펴냈다. 그는 평소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린 글쓰기를 강조하며, 제1회 이창식 수필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평생을 문학 발전에 헌신해 왔다. 수업 내내 우리 글에 대한 자부심과 수강생들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휴게시간에 안부를 물으며 화개애애한 분위기가 넘쳐난다
밝덩굴 교수는 박지원 선생이 강조한 문장 원칙을 소개하며,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할 것(법고창신)"을 시작으로 관찰과 통찰, 전략적 글쓰기 등 오랜 경험이 녹아있는 지혜를 전했다.
수업은 연암 박지원 선생의 문장 지도를 모델로 삼아 이론 강의와 작품 발표, 토론 및 총평 순으로 진행되었다.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열리는 행사 안내 현수막
이어지는 작품 발표 시간에는 수강생들의 개성이 돋보이는 다섯 편의 수필이 소개되었다. '미코 ABC'는 세 친구가 세월에 따라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갈등과 포용, 애증의 감정을 아기자기하게 그려냈다. 직업이 극작가 출신답게 여성의 내밀한 심리를 분석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공존의 지혜'는 오랜 내공이 느껴지는 서정적인 문체로 문학이 지닌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기술사이자 건축가인 작가가 쓴 문체는 차분하면서 논리성이 돋보였다. 지능지수(IQ)가 사고의 깊이를, 감성지수(EQ)가 마음의 결을 가늠한다면, 공존지수는 관계 의 숨결을 재는 잣대일 것이다. 현대인에게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살아가야 감을 역설하고 있다. '가짜는 말이 많다'는 골동품 감정가의 시선으로 진품과 가품에 얽힌 인간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사람의 심리를 꿰뚫은 안목이 없으면 이 일에 종사하기 어려울 만큼 날카로운 안목이 돋보였다. '별이 보이지 않는 밤에 별을 듣는다'는 화가 고흐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도슨트 못지않은 설명으로 수업의 활기를 더했다. 고흐가 겪었던 아픔들을 다시 조명해 보는 시간이었다. '고진감래'는 요양보호사로서의 현장 경험을 진솔하게 담아내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힘들었지만 이 과정을 통하여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작가의 멘트에는 감사가 넘쳤다.
수원문학인의 집 전경
작품 토론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밝덩굴 교수는 "글쓰기를 습관화하고, 사물에 대한 관찰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발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필은 가급적 희망적인 결말로 맺어야 하며, 사이시옷과 띄어쓰기 등 기초적인 문법을 준수해 글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강좌에 참여한 한 수강생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동료들의 독특한 경험담을 듣다 보면 신세계를 보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재미있고, 공감대가 있어 이것이 수업의 활기를 북돋운다. 다음 수업이 벌써 기다려진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수강생들이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글들은 마치 원석에서 갓 채굴된 보석처럼 빛났다. 문학을 향한 이들의 열정이 수원의 인문학적 토양을 더욱 풍성하게 일구고 있다. 참고로, 수원문학인의 집에 있는 나혜석 기념관 방문도 추천한다.
○수원문학인의 집 - 위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35 - 문의: 031-241-2321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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