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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셋 노시인이 광교에 뿌린 ‘상상력의 씨앗’, 지혜로 피어나다
광교노인복지관, 노곡(老谷) 조성국 시인 초청 ‘지식기부’ 특강 성료
2026-04-08 10:46:26최종 업데이트 : 2026-04-08 10:46:23 작성자 : 시민기자   안숙

광교노인복지관 지식기부로 강의를 맡은 노곡 조성국 시인이 열강을 하는 모습

광교노인복지관 지식기부로 강의를 맡은 노곡 조성국 시인이 첫날 열강을 하는 장면이다.
 

초승달을 사모하는 임의 '귀걸이'로 바라보는 로맨티시스트, 1만 2천 봉 금강산을 수리부엉이처럼 날고 싶은 청년 기개의 소유자. 올해 아흔셋(1935년생)을 맞이한 노곡(老谷) 조성국 시인이 지난 3주간 수원 광교노인복지관에서 펼친 지식기부 여정이 지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며 마무리됐다.


이번 특강은 은퇴 후에도 전문적인 식견과 문학적 자산을 갖춘 어르신이 지역 사회에 재능을 환원하는 '선배 시민 지식기부' 모델로 진행되어, 고령화 시대에 '어떻게 품격 있게 나이 들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詩), 영혼의 들창을 열고 '비실제'를 '실제'로 만들다

지난 3월부터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10여 명의 어르신 기자가 모인 강의실은 노시인의 열정으로 가득 찼다. 마지막 3주차 강의에서 조성국 시인은 '상상력'과 '함축'을 화두로 던졌다. 
 

마지막 3주차 강의를 진행하는 교육현장

마지막 3주차 강의를 진행하는 교육현장이다.


그는 "시는 자기 정신세계가 투영된 영혼의 기록이며, 영혼의 들창을 여는 행위"라며,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깨우쳐 줄 때 비로소 독자의 마음에 머물 자리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상력을 '천재들의 연금술'이라 정의하며, 산 너머 보이지 않는 절을 그리기 위해 물동이를 이고 고개를 넘는 스님을 그려낸 어느 화가의 일화를 통해 '비실제의 실제화'라는 문학적 본질을 알기 쉽게 풀이했다.


강의의 백미는 조 시인의 대표작 「금강산 사러리」 암송이었다. 90세를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금강산의 비경을 눈앞에 그려내듯 긴 시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낭독하는 모습에 수강생들은 경이로움 섞인 박수를 보냈다.


 "문학은 나를 찾는 여정"… 수강생들의 놀라운 문학적 도약

이번 특강의 가장 큰 수확은 수강생들의 변화였다. 3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 '꽃' 주제의 창작 시 합평회(合評會)에서는 놀라운 작품들이 쏟아졌다.
 

수업 두번째 날, 지혜를 전하는 강사의 꼿꼿한 뒷모습

수업 두번째 날, 지혜를 전하는 강사의 꼿꼿한 뒷모습에서 열정이 전해지고 있다.


평소 문학에 소질이 없다고 자조했던 박흥률 수강생은 "강사님의 강의를 듣고 나니 막연했던 글쓰기의 실마리가 풀리는 것 같다. 이제는 문학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미 시인으로 등단하여 활동 중인 안명순 수강생 역시 "현역으로 글을 쓰고 있지만, 90대 대선배님이 전해주시는 '함축의 묘미'와 '달관의 시선'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며, "선배 시민의 지혜가 담긴 지식기부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달았다"고 말했다.


조 시인은 안숙 수강생의 작품에 대해서도 "이미 수필가이자 시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극찬하며, 바람을 '거문고 줄을 타는 손길'로 묘사해보라는 섬세한 교정을 통해 문학적 완성도를 높여주기도 했다.


인생의 결산은 '나눗셈(÷)'으로 완성된다

조성국 시인은 강의를 마무리하며 인생을 수학적 기호로 풀어내 수강생들의 가슴에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20대는 지식을 채우는 더하기(+), 30대는 가정을 이루고 자산을 불리는 곱하기(×), 40대는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빼기(-)의 삶이라면, 노년은 비로소 나누기(÷)의 시기"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내가 가진 지혜와 인격을 이웃에게 넉넉히 나누는 삶이야말로 절대자가 평가하는 인생의 마지막 결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길"이라며 지식기부의 철학을 설파했다.
 

강의 후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누는 장면

강의 후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강사는 수강생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맛있는 문학 대담'을 이어갔다.


실제로 그는 강의 후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 오찬 자리에서도 수강생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맛있는 문학 대담'을 이어갔다. 중앙일보 칼럼 등 주요 언론이 주목한 그의 시 「초승달」처럼, 슬픔조차 고결한 문장으로 승화시키는 그의 삶 자체가 수강생들에게는 살아있는 교과서였다.


 광교노인복지관, '지식기부'로 인문학적 토양 넓힌다

이번 특강을 기획한 광교노인복지관은 앞으로도 조성국 시인과 같은 고품격 지식기부자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복지관 관계자는 "지식기부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을 넘어, 기부자에게는 자긍심을, 수강생에게는 삶의 롤모델을 제시하는 소중한 문화 자산"이라고 밝혔다.
 

광교노인복지관 지식광장 (조성국 지식기부자) 포스터

광교노인복지관 지식광장 포스터 (강사: 조성국 지식기부자)


광교의 봄은 목련의 순백으로만 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아흔셋 노시인이 뿌린 상상력의 씨앗은 이제 수강생들의 가슴 속에서 저마다의 고결한 문장으로 피어나, 수원을 더욱 향기로운 문학의 도시로 가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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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노인복지관, #지식기부, #노곡老谷), #조성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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