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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한복판 공원에서 경험한 맨발 걷기, 아이와 함께한 특별한 주말 이야기
대유평공원서 시민 자발적 참여 이어져…도심 속 자연 체험 공간으로 주목
2026-04-21 10:27:36최종 업데이트 : 2026-04-21 10:27:34 작성자 : 시민기자   심성희
따뜻한 봄날, 시민들이 산책과 자전거를 즐기고 있는 대유평공원 전경

따뜻한 봄날, 시민들이 산책과 자전거를 즐기고 있는 대유평공원 전경


지난 주말은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따뜻한 날씨였다. 지난 19일 일요일 오후,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말에 집 근처 주택가 대신 공원을 찾았다. 차량 통행이 적고 비교적 안전한 환경에서 아이가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찾은 곳은 평소에도 자주 이용하는 대유평공원이다. 공원은 생각보다 넓고 주차 공간도 여유로워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적합한 장소다.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던 중, 뜨거운 햇살을 피해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잠시 앉았다. 그때 눈에 들어온 풍경이 있었다. 한 어르신이 신발을 벗고 맨발로 황톳길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공원에서 종종 보던 모습이었지만, 막상 직접 해볼 생각은 하지 못했던 터라 호기심이 생겼다.

건조한 구간과 촉촉한 구간이 공존하는 대유평공원 황톳길 모습

건조한 구간과 촉촉한 구간이 공존하는 대유평공원 황톳길 모습


'나도 한번 해볼까?' 주변을 살펴보니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맨발 걷기 후 발을 씻을 수 있는 수돗가도 있었다. 세족장은 아직 준비 중이었지만 이용에는 큰 불편이 없어 보였다. 잠시 망설이다 용기를 내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흙길 위에 발을 올렸다.

처음 느껴지는 감촉은 낯설었다. 특히 수돗가 근처는 물기가 있어 흙이 진흙 상태였는데, 부드럽게 발을 감싸는 느낌이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발가락 사이로 스며드는 흙의 촉감은 묘하게 즐겁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마치 어릴 적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신발을 벗고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며 자연을 느끼는 시민의 모습

신발을 벗고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며 자연을 느끼는 시민의 모습


조금 더 걸어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건조한 날씨 탓에 흙바닥은 갈라지고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 부드러운 진흙과 달리 딱딱한 바닥은 걷기에 다소 불편했지만, 그마저도 자연을 그대로 느끼는 경험으로 다가왔다. 결국 한 바퀴를 완주하고 나니 묘한 성취감까지 느껴졌다.

그때 아이가 다가왔다. "엄마 뭐해?" "너도 들어와~ 재밌어." 아이도 호기심이 생겼는지 양말을 벗고 맨발로 흙 위에 발을 디뎠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발을 옮기던 아이는 이내 웃음을 터뜨리며 흙을 즐기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던 주전자를 발견한 우리는 물을 이용해 단단한 흙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무지개도 그리고, 회오리도 그리며 작은 예술 놀이가 펼쳐졌다.

아이의 즐거움은 점점 커졌다. 발뿐 아니라 손으로도 흙을 만지기 시작했다. 순간 '이거 나중에 어떻게 치우지?'라는 현실적인 걱정이 스쳤지만, 그저 눈을 질끈 감고 이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황톳길 위에서 맨발로 흙을 만지며 촉감을 즐기고 있는 아이의 모습

황톳길 위에서 맨발로 흙을 만지며 촉감을 즐기고 있는 아이의 모습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던 또 다른 가족이 다가왔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7살 남자아이와 어머니였다. 공원에는 자주 왔지만 아이와 함께 맨발로 흙을 밟아본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남자아이 역시 금세 흙놀이에 빠져들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맨발로 흙길을 걸으며 자연 체험을 하는 모습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맨발로 흙길을 걸으며 자연 체험을 하는 모습


그렇게 한두 명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 지나가던 청소년들까지 관심을 보이며 하나둘 참여했다. 어느새 작은 흙놀이 공간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낯선 사람들끼리였지만, 흙을 매개로 웃음이 이어졌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언제 이렇게 흙을 만져봤을까?' 도시에서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흙을 직접 만지고 느낄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깨끗하고 편리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만큼 자연과의 접점은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 함께 흙놀이를 즐기는 모습

지나가던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 함께 흙놀이를 즐기는 모습


하지만 이날의 경험은 달랐다. 특별한 준비 없이, 가까운 공원에서 신발을 벗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놀이와 경험이 시작되었다. 아이에게는 단순한 놀이였겠지만,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감각을 되살리는 시간이었다. 주말, 아이와 함께 무엇을 할지 고민이라면 멀리 가지 않아도 좋다. 가까운 공원에서 신발을 벗고 흙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예상보다 더 큰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건조한 구간과 촉촉한 구간이 공존하는 대유평공원 황톳길 모습

건조한 구간과 촉촉한 구간이 공존하는 대유평공원 황톳길 모습


수원시 맨발걷기 가능한 공원 어디?
최근 '맨발 걷기(황톳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원시 내에서도 관련 시설을 갖춘 공원이 늘어나고 있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활동으로 주목받으며 가족 단위 이용객들의 방문도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수원시에서 맨발 걷기가 가능한 대표적인 공원으로는 대유평공원과 맨발공원 등이 있다. 대유평공원은 넓은 부지와 함께 황톳길 구간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과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구간에는 신발 보관 공간과 세족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이용 편의성도 높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아 아이들과 함께 흙을 밟으며 자연을 체험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영통구에 위치한 맨발공원은 이름 그대로 맨발 걷기를 중심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접근성이 좋아 가볍게 체험하기에 적합하며, 인근 주민들의 일상 산책 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수원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서는 황톳길, 세족장, 휴게시설 등을 포함한 맨발 걷기 환경을 확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맨발 걷기가 발바닥 자극을 통한 혈액순환 개선과 정서적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용 시에는 위생 관리와 안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원 이용객들은 맨발 걷기 후 반드시 발을 씻고, 날씨나 바닥 상태에 따라 미끄럼이나 상처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맨발 걷기는 별도의 준비 없이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으로, 주말 가족 나들이 프로그램으로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맨발 걷기 이용객을 위해 마련된 신발 보관 공간과 간이 세족 시설

맨발 걷기 이용객을 위해 마련된 신발 보관 공간과 간이 세족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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