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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향기 가득한 봄의 정원, 호매실도서관 ‘사계-봄 축제’를 다녀오다
서예부터 책 스포츠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독서 문화 체험의 장 열려
2026-04-21 10:21:44최종 업데이트 : 2026-04-23 11:50:40 작성자 : 시민기자 길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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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모둠문화공원에서 열린 사계봄축제 체험 부스에 가족 단위 시민들이 참여해 다양한 활동을 즐기고 있다.
야외 체험부스에서 아이들과 가족들이 '나만의 캘리그래피 소품 만들기' 활동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도서관, 담장을 넘어 시민의 삶 속으로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보는 축제'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참여하는 '체험형 콘텐츠'가 주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플리마켓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가져온 물건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으며 지역 공동체의 훈훈한 온기를 더했다. 도서관이 지식을 전달하는 장소를 넘어, 지역 사회의 소통 창구로 기능하는 순간이었다.
지도 선생님의 손길을 따라 붓을 잡은 아이가 생애 첫 서예에 도전하고 있다. 여덟 살 아이의 눈으로 본 '처음 만나는 서예의 세계' 올해 여덟 살이 된 아이와 함께 이번 축제를 찾았다. 미리 신청해둔 체험 부스들을 차례로 방문하며, 아이가 책과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전통 서예 체험' 부스였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붓과 먹은 낯설고도 신기한 도구였다. 처음 붓을 쥔 아이의 손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때 지도 선생님께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다정하게 지도해주셨다. 선생님의 격려에 용기를 얻은 아이는 이내 검은 먹물이 화선지에 부드럽게 번져가는 모습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한 획 한 획 정성을 다해 글자를 써 내려가는 아이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이는 단순히 글자를 쓰는 행위를 넘어, '느림의 미학'과 '집중의 가치'를 온몸으로 느끼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아이들이 체험 부스에서 직접 활동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상상력이 꽃피는 시간, '그림책과 빛나는 꽃밭' 이어 참여한 '그림책과 빛나는 꽃밭 분수대 만들기' 프로그램은 독후 활동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강사님이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그림책 이야기에 아이들은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이야기가 끝난 후, 아이들은 알록달록 스티커로 자신만의 꽃밭을 만들며 아이들의 창의성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책 속의 텍스트가 입체적인 조형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책은 지루한 것이 아니라, 나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도구'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는 듯했다. 아이의 얼굴에는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해냈다는 성취감이 가득 피어올랐다.
형형색색의 컵을 활용한 체험 부스에서 아이들이 집중하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웃음 폭탄이 터진 '컵으로 즐기는 책스포츠' 행사장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쳤던 곳은 단연 '책스포츠 체험' 부스였다. 컵 쌓기 활동을 독서와 결합한 이 독특한 프로그램은 모두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준비, 시작!" 소리와 함께 경쾌한 컵 소리가 공원에 울려 퍼졌다. 아이들은 물론, 함께 참여한 부모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펼쳤다. 규칙은 단순했지만, 그 안에서 피어나는 승부욕과 유대감은 대단했다. 책이라는 정적인 매체에 스포츠라는 동적인 요소를 가미한 기획력은 시민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박수와 웃음소리는 축제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글쓰기 모임 미니북과 도서가 전시된 체험 부스
우리 동네 '보물섬', 독립서점을 재발견하다 이번 축제에서 필자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부분 중 하나는 지역 내 독립서점들의 참여였다.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서점 지기만의 취향과 철학이 담긴 큐레이션 도서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주었다. 단순히 책을 파는 상업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문화를 생산하는 거점으로서의 독립서점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도서관과 지역 서점이 손을 맞잡고 상생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독서 생태계가 얼마나 건강하게 뿌리 내리고 있는지를 확인시켜 주었다.
시민들이 다양한 체험 부스에 참여하며 활기찬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마치며 : 일상이 축제가 되는 '책 읽는 도시 수원' 행사장을 나서며 바라본 글모둠문화공원은 여전히 시민들의 활기로 가득했다. 사전 접수 프로그램의 체계적인 운영과 현장 참여 프로그램의 유연함이 조화를 이뤄,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사계봄축제'는 도서관이 더 이상 책을 빌리고 공부만 하는 정적인 공간이 아님을 증명했다. 도서관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세대와 세대가 소통하며, 새로운 경험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았다. 여덟 살 아이에게는 붓 끝에서 피어난 먹향의 기억을, 부모들에게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함께 웃었던 소중한 추억을 선물한 하루였다. 따스한 봄날의 이 기록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사계절 내내 우리 곁에서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일상 속에서 책을 펼치듯, 언제든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책 읽는 도시 수원'의 내일은 분명 오늘보다 더 찬란할 것이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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