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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 원주 문학기행 나서
치악의 정기와 거장의 숨결을 품다
2026-04-22 15:44:13최종 업데이트 : 2026-04-22 15:44:10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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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사에서 촬영한 수원문인협회 회원 단체사진
구룡사의 고즈넉함 속에서 찾은 '쉼표' 이른 아침 수원에서 출발한 버스가 원주 치악산 자락에 도착했을 때, 산사는 이미 연분홍 진달래와 신록으로 문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홉 마리 용의 전설이 깃든 구룡사(九龍寺)의 일주문을 지나 계곡 물소리를 따라 걷는 문인들의 발걸음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본격적인 탐방에 앞서 김운기 수원문인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집필 활동과 일상에 지친 회원들이 오늘 하루만큼은 머리를 식히고 마음껏 재충전하길 바란다"며, "자연의 품에서 얻은 에너지가 앞으로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좋은 글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대웅전 앞마당을 거닐며 사색에 잠긴 시인들과 고찰의 단청 아래서 사진을 남기는 수필가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 되었다. 산행 후 이어진 오찬 자리에서도 문학을 향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식사 후 이어진 티타임에서 문인들은 최근의 창작 고민과 작품 세계에 대한 담론을 나누었으며, 정겨운 대화 속에 회원들의 얼굴에는 환한 화색(和色)이 돌았다.
구룡사를 탐방하는 문인협회 회원들
오후 일정은 한국 현대문학의 거봉, 고(故) 박경리 작가의 숨결이 살아있는 '박경리 문학의 집'에서 이어졌다. 단구동에 위치한 이곳에 들어서자 정성스럽게 가꿔진 정원의 봄빛이 문인들을 반겼다. 회원들은 대하소설 '토지'가 완성된 옛집과 전시관을 둘러보며 작가가 생전에 사용하던 필기구, 원고지, 그리고 텃밭을 일구던 호미 등을 살폈다. 한 자 한 자 생명을 불어넣듯 원고지를 채워나갔던 거장의 고독한 투쟁사를 마주한 문인들은 깊은 경외심을 표했다. 한 회원은 "선생님이 평생을 바쳐 일궈낸 문학적 성취 앞에서 다시금 펜을 든 손에 힘을 주게 된다"며 소회를 밝혔다. 문인(文人)들은 옛집에서 나와 마당에 자리를 잡고 4행시 쓰기에 빠져 들었다. 모(某) 문인은 앉아서, 모(某) 문인은 누워서, 그래도 그들의 모습은 아름답다. 문인들은 박경리 선생을 가슴에 품고 있을 것이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소설 《동리정사(샘물, 2026)》의 이성수 작가는 "수원 문인들의 아름답고 소중한 여행"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파란 하늘과 따스한 날씨는 문인들의 시심(詩心)을 채워주기에 충분하였다. 박경리 옛집에서 단체 사진
이번 문학기행은 단순한 나들이를 넘어 수원 문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되었다. 수원문인협회는 이번 기행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상반기 중 '문학기행 특집호'를 발간하고, 회원들의 신작을 모아 구민과 시민들을 위한 시화전 및 낭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협회는 하반기에도 국내외 문학 유적지 탐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찾아가는 문학 강연'과 '시민 백일장' 등을 통해 수원의 인문학적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김운기 회장은 귀로에 오르며 "오늘 우리가 함께 걸은 이 길 위에 핀 꽃과 나눈 대화들이 모두 문학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수원문인협회는 회원들의 창작 환경 개선과 권익 신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치악산의 정기와 박경리 선생의 문학 정신을 가득 채우고 돌아온 70여 명의 문인들. 그들이 써 내려갈 다음 문장이 벌써부터 수원 문단을 설레게 하고 있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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