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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혼나지 않는 날”…어린이 마음이 전시장 밖으로 선을 넘었다
수원 복합문화공간 111CM, 가정의 달 기획 전시 《선 넘는 날》 개최
2026-04-29 15:37:04최종 업데이트 : 2026-04-29 15:36:54 작성자 : 시민기자   강남철
복합문화공간 111CM 전시장 전경. 높은 천장과 넓은 동선 속에 작가별 공간이 색으로 구분돼 있다.

복합문화공간 111CM 전시장 전경. 높은 천장과 넓은 동선 속에 작가별 공간이 색으로 구분돼 있다.


어린이날을 일주일가량 앞둔 4월 말, 수원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 그림책 원화 전시가 관람객을 맞고 있다. 2026 복합문화공간 111CM 기획 전시 《선 넘는 날》은 4월 1일 개막해 5월 17일까지 이어진다. 김동수, 이기훈, 김보라 세 작가가 만든 그림책 장면은 원화와 벽화, 체험 공간으로 옮겨져 책장을 넘기던 경험을 전시장 안으로 확장한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그림책 세계를 한곳에 놓았다. 김동수는 작은 일상에서 어린이 상상을 길어 올리고, 이기훈은 그림으로 큰 세계를 만든다. 김보라는 어린이가 만든 장치와 놀이로 다른 존재 마음을 헤아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시장은 어린이를 보고 만지고 상상하는 관람자로 이끈다.

포토존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선 넘는 날' 포토존. "오늘은 혼나지 않는 날"이라는 문구와 세 작가의 캐릭터가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장 입구 문장은 "오늘은 혼나지 않는 날"이다. 뛰면 안 된다, 만지면 안 된다, 시끄럽게 하면 안 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 어린이에게 이 문장은 잠시 다른 시간을 허락한다. 책 속 인물과 동물, 상상 속 장면은 벽과 바닥, 체험 공간으로 옮겨져 관람객을 그림책 안쪽으로 끌어들인다.

김동수 작가 공간 전경. 감기 걸린 날을 중심으로 한 원화와 벽화, 입체 오브제가 함께 배치돼 그림책 속 장면을 전시장 안으로 확장했다.

김동수 작가 공간 전경. 감기 걸린 날을 중심으로 한 원화와 벽화, 입체 오브제가 함께 배치돼 그림책 속 장면을 전시장 안으로 확장했다.


김동수 작가 공간은 감기 걸린 날을 중심으로 어린이 상상과 생명을 향한 감각을 다룬다. 오리털 점퍼에서 삐져나온 깃털 하나를 본 아이가 털 없는 오리들을 상상하는 이야기다. 아이와 오리, 아빠와 아이, 반려견 산책 장면은 전시장 안에서 원화와 벽화로 이어진다. 작은 깃털 하나는 오리 몸, 추위, 미안함, 돌봄으로 번져 가며 다른 생명을 생각하는 마음을 남긴다.

이기훈 작가 공간 전경. 양철곰과 알의 대형 벽화와 원화가 푸른 전시장 안에 배치돼 묵직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기훈 작가 공간 전경. 양철곰과 알의 대형 벽화와 원화가 푸른 전시장 안에 배치돼 묵직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기훈 작가 공간에는 양철곰과 알을 중심으로 푸른색 화면이 이어진다. 거대한 도시, 기계 문명, 동물, 아이, 알에서 태어나는 생명들이 등장한다. 글 없는 그림책 양철곰은 장면을 천천히 살피게 만든다. 작은 인물, 무너진 도시, 거대한 곰 몸, 화면 구석 사물을 따라가다 보면 장면 사이 이야기가 이어진다. 촘촘한 선들은 인간이 만든 세계와 다시 살아나는 생명을 함께 보게 한다.

김보라 작가 공간 전경. 조용희 청소기와 속마음 청진기 속 캐릭터와 장면이 밝은 색감으로 구성돼 어린이 관람객의 호기심을 끈다.

김보라 작가 공간 전경. 조용희 청소기와 속마음 청진기 속 캐릭터와 장면이 밝은 색감으로 구성돼 어린이 관람객의 호기심을 끈다.


김보라 작가 공간은 밝고 활동적이다. 조용희 청소기와 속마음 청진기 속 주인공 용희는 발명하고, 듣고, 친구들과 힘을 모으는 어린이다. 조용희 청소기에서는 세상 소음을 빨아들이고 싶은 아이 마음이, 속마음 청진기에서는 반려견 돌돌이 마음을 알고 싶은 용희가 직접 만든 장치가 중심에 놓인다. 청소기, 청진기, 동물, 친구들은 "나라면 어떤 장치를 만들까"라는 질문을 남긴다.

세 작가 작품은 모두 '선'을 건드린다. 김동수는 현실과 상상 사이 선을 넘고, 이기훈은 인간과 자연, 기계와 생명 사이 선을 묻는다. 김보라는 나와 타인 마음 사이에 놓인 선을 건넌다. 《선 넘는 날》은 규칙을 어기는 하루만을 뜻하지 않는다. 말하지 못했던 마음, 책장 안 장면, 사람과 동물 사이 거리를 한 걸음 가까이 두는 날로 읽힌다.

전시장은 어린이 관람객에게 맞게 열려 있다. 민트색, 노란색, 파란색 벽면은 작가와 작품을 구분하기 쉽고, 대형 벽화와 입체 오브제, 포토 존, 책 읽기 공간, 체험 테이블도 함께 놓였다. 어린이는 장면을 따라 움직이고, 어른은 그림책 원화에서 인쇄된 책과 다른 선, 색, 손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이 김동수 작가의 그림책 원화와 벽화를 감상하고 있다. 민트색 전시장 벽면에는 아이와 아빠, 반려견 산책 장면이 이어진다.

관람객들이 김동수 작가의 그림책 원화와 벽화를 감상하고 있다. 민트색 전시장 벽면에는 아이와 아빠, 반려견 산책 장면이 이어진다.


전시장에서 만난 오산 거주 관람객 고유리 씨와 일행은 그림책에 관심이 많은 지인의 추천을 받아 111CM을 찾았다. 고 씨는 "출판물로 볼 때와 달리 원화에서는 작가가 직접 손으로 그린 흔적이 보여 더 생동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책 속에만 있던 내용이 전시장으로 나온 느낌이었다"라며 "오산에서 수원까지 이동했지만 아깝지 않을 만큼 만족스러웠다"라고 했다.

고 씨는 전시 정보를 인스타그램과 수원에 사는 친구를 통해 알게 됐다고 했다. 차량 이용에 대해서도 "근린시설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고 주차 환경도 쾌적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수원에 사는 작가들이 참여하는 그림책 전시가 열린다면 지역 이야기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제안했다.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체험 공간과 그림책 서가. 관람객은 작품 감상 뒤 그림책과 활동지를 통해 전시를 이어 경험할 수 있다.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체험 공간과 그림책 서가. 관람객은 작품 감상 뒤 그림책과 활동지를 통해 전시를 이어 경험할 수 있다.


어린이와 함께 관람한다면 전시장 전체를 가볍게 둘러본 뒤 아이가 오래 머무는 공간으로 돌아가는 편이 좋다. 김동수 공간에서는 작은 깃털과 아이 표정을, 이기훈 공간에서는 벽화 속 인물과 동물 위치를, 김보라 공간에서는 용희가 만든 장치와 반려동물 표정을 눈여겨보면 작품을 이해하기 쉽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에게 조용히 보기만 하는 태도를 요구하지 않는다. 원화와 벽화, 체험 공간을 오가며 아이가 자기 마음을 말할 수 있는 작은 틈을 만든다. 어린이날 아이에게 선물할 하루를 찾고 있다면, 《선 넘는 날》은 아이가 어떤 선을 넘어 상상하는지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자리다.

2026 복합문화공간 111CM 기획전시 선 넘는 날 안내 이미지. 김보라, 이기훈, 김동수 세 작가의 대표 이미지가 함께 담겼다.

2026 복합문화공간 111CM 기획전시 선 넘는 날 안내 이미지. 김보라, 이기훈, 김동수 세 작가의 대표 이미지가 함께 담겼다.


《선 넘는 날》 2026 복합문화공간 111CM 기획 전시
○ 기간 : 2026년 4월 1일(수) ~ 2026년 5월 17일(일)
○ 시간 : 10:00~21:00
○ 휴무 : 매주 월요일, 명절연휴, 법정공휴일
○ 장소 : 복합문화공간 111CM 전시장 (수원시 장안구 수성로 195, 정자동)
○ 요금 : 무료
○ 예약 : 자유 관람
○ 해설 : 5월 9일에는 '수원 아트랩 & 선 넘는 날 도슨트 프로그램 111CM 아츠피크닉'이 별도 프로그램으로 예정돼 있다.
○ 참여 작가 : 김동수, 이기훈, 김보라
○ 내용 : 그림책 작가 김동수, 이기훈, 김보라의 원화와 벽화, 입체 오브제, 체험 요소를 함께 선보이는 어린이·가족 대상 그림책 기획 전시
○ 대상 : 전체 관람
○ 주최·주관 : 수원문화재단·복합문화공간 111CM
○ 주차 : 111CM 주차 안내 참고
○ 문의 : 031-269-3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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