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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 조선의 풍류와 욕망을 그리다
2026 살롱 드 아트리움, 수원SK아트리움서 열리다
2026-04-30 17:24:47최종 업데이트 : 2026-04-30 18:40:19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수원SK아트리움 소극장 입구

수원SK아트리움 소공연장 입구노상탁발노상탁발. 노상에서 스님들이 탁발하는 모습을 묘사한 작품. 뒷모습의 선비는  신윤복 자신이 아닐까?


지난 29일 수요일 오전 수원SK아트리움에서는 소공연장 300석이 꽉 찬 가운데 올해 첫 '살롱 드 아트리움 '공연이 열렸다. 살롱 드 아트리움은 2021년부터 열리기 시작해 올해 여섯 번째 인기리에 공연되는 미술과 음악을 접목한 고급한 프로그램이다. 특별히 올해는 문화예술회관 연합회 공모사업에 살롱 드 아트리움이 선정되어 4, 5, 6월과 8, 9, 10월 등 총 6회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이 공연은 낮 11시에 브런치콘서트로 열리기때문에  관객의 80~90%가 여성인 점이 특이하다. 로비에는 친구 또는 모녀 이웃, 혹은 부부 등 도란도란 공연을 즐기러 온모습이  보기에도 참 좋다. SK아트리움 넓은 뜨락은 각종 봄꽃이 다투어 피어 분위기도 화기애애하다.
 

조선 최고의 풍속화가 혜원 신윤복(1758~1814)은 조선후기의 관료이자 화가로 산수화와 풍속화를 잘 그렸다. 영조의 어진을 그린 역시 도화서 화가 신한평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양반관료들의 이중성과 위선을 풍자한 그림,그 시대 남녀의 사랑과 욕망, 평범한 아낙네의 삶까지 조선의 민낯을 강렬한 색채로 화폭에 담아내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시대를 앞서 간 선각자의 눈으로 조선시대의 평범한 모습을 그리면서도 놀랍게도 그 안에 흐르던 사람들의 마음과 시선까지 함께 그렸음을 알 수 있다. 김세환 사회자도 전통 복식으로 멋을 낸 차림으로 등장 우리 그림, 우리  음악을 한층 빛내주었다.

 

먼저 '노상탁발'이란 제목의 그림인데 그려진 장소는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고갯마루이고, 등장인물은 법고와 타악기를 치고 있는 한 무리의 스님들과 고깔을 쓴 스님이 시주를 청하고 여인네들은 주머니를 뒤져 시줏돈을 꺼내드는 풍경이다. 조선 후기의 문신 유득공이 이 그림을 풀이하였는데 "설날의 풍속 중에서 한양도성에 출입이 금지된 승려들이 성 밖에서 법고를 치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주받는 모습이다"라고 풀이한 걸 알 수 있다. 이 그림에 걸맞은 음악은 우리 귀에 익숙한 '강 건너 봄이 오듯'. 첼로와 바이올린, 피아노만으로 아주 간결하고도 정감어린 우리 가곡을 들려주었다.

 

생선장수

어물장수. 노파는 말을 계속 하려하고 생선장수는 생선팔러 떠나려한다.

 

'납량만흥'이란 그림은 유흥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표현한 그림이다. 그때도 피서는 있었고 한여름 시원한 산속에서 선비들이 더위를 피해 한가로이 흥취를 즐기는 모습들이다.  선비들 몇이 모여   요즘으로 치면 연예인격인 기녀들을 불러 가무를 즐기는데  악기 연주자들은 웬일인지 썩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짓는다는지 인물들의 표정까지 드러나는 스토리가 들어있는 그림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더 해 심형진 바리톤의 시원한 '박연폭포'가 계곡의 물줄기 소리인양 청량감을 안겨주는 것이다. 그리고  소프라노 조수현님이 '청산에 살리라'란 가곡도 멋들어지게 불러주었다.

 

그다음 빼  놓을 수 없는 신윤복의 대표작 미인도. 이 작품은 단순히 미인의 외모를 묘사한 그림을 넘어 당시 시대의 미적 기준과 여성상, 그리고 신윤복 특유의 시선을 담고 있다고 평하여진다. 곱게 빗은 머리에 단아한 옷차림 특히 흰색 저고리와 쪽빛 치마의 대비가 청순하면서도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얼굴은 가만히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데 담담한 모습속에 은근한 기쁨과 내적 세계가 읽혀진다. 청초해보이는 미인과 어울리는 '물망초'란 곡이 모두의 마음을 함뿍 적신다. 곡이 끝날때 마다 그림과 연주에 공감하는 듯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진다.
 

월하정인

월하정인. 천문학자들은 부분월식으로 보아 그림속 이 날이 1793년 8월 21일이라 주장한다.국보 135호.생선장수혜원 신윤복의 대표작 미인도. 간송미술관 소장


혜원의 작품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은 월하정인이다. 달빛이 비치는 한밤중 길모퉁이에서 만나는 남녀는 보아하니 자유로운 연애가 허락되지 않던 시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은밀히  즐기는 만남을 포착한 혜원의 위트가 돋보이는 걸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신윤복은 은밀한 밀회 장면뿐 아니라 부분월식의 달모양으로 달빛마저 눈감아 주는 찰라를 진하게 계산해 그린것이라 학자들은 유추한단다. 춘향가중 '사랑가'를 구성지게 부르는 열창에 관객들의 마음도 달빛에 녹는 듯 하다. 

 

그외 '어물장수'란 해학적인 그림이 있는데 배려와 생계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있는 모습을 알 수 있다.  또 쌍검대무란 걸작그림이 눈에 뛴다. 두 사람이 양손에 칼을 들고 서로 호흡을 맞춰 추는 춤으로 조선 후기 큰 인기를 끌었던 검무라고 한다. 수원화성문화제에서 혜경궁 진찬연때 빠지지않고 등장하는 것도 검무 아니던가.
 

다산 정약용은 이를 두고 "치고, 베고, 뛰어 오르고, 솟구치니 소름이 돋는다"라고 이야기할만큼 그 박진감이 대단하게 묘사디고 있다. 신윤복이 활동했던 19세기 초 그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으며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건 사후 백여년이 지난 일제강점기부터라고 한다.  현대로 오면서 점점 그의 촌철살인의 유머와 철학, 그림의 미적, 사회적 가치가 새로이 조명되고 있다.
 

쌍검대무

쌍검대무. 신윤복. 말년에 이르러 그린 작품.

공연후 열정적인 커튼콜

공연후 열정적인 커튼콜 장면


약 200여년 전의 조선의 생활상을 나타 낸 그의 작품들은 조선후기 복식과 풍수, 신분질서와 남녀관계, 그리고 사람들의 내면까지 지금 우리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생생한 시각자료가 되어준다. '예나 지금이나 결국 사람사는 모습은 같구나 '하면서  팍팍한 삶속에서도 우러나는 빛나는 유머와 삶의 지혜를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특히 그동안 계속 서양화가들의 작품만 다루었는데 이번에  우리의 굵직한 전통화가 신윤복을 조명하므로써  우리의 자긍심도 높아지고  더욱 다양하고 폭넓은 그림세계를 이해하는 계기도 되었다고 본다.
 

구수하고 구성진 어투로  화가의 삶과 그림의 내용을 해설해주는 히스토리아 김세환님,  공연을 빛 내준 아티스트들은 피아노 박종관, 바이올린 이재호, 첼로 김홍민, 소프라노 조수현, 바리톤 심형진, 가야금병창에 권귀진님이 수고해주셔서 한편의 멋진 퓨전음악회가 되기도 하였다. 큰 규모의 오케스트라가 아니어도 소극장의 몰입감으로 곡이든  가야금 연주든 관객들에게 인상적인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남양주에서 온 한 관객은 "살롱드 아트리움전은 오늘 처음 보았는데 토속적인 우리네 삶을 현실감있고 재치있게 표현한 신윤복 작품을 자세히 감상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음악도 참 멋지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공연소감을 말한다. 다른 남성관객 이규원씨는 "그 시대를 살지 않으면 아지 못했을 생활상이라든지 위트가 번득이는 작품들이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요즘은 유투부가 화집이라고 하니 유투브로라도 혜원의 작품세계를 더 구경하고픈 마음이 생겼다"며 밝은 소감을 전한다.
 

아는 만큼 보게 되고 즐기는 만큼 내것이 되는 우리네 삶을 고양시키는 살롱 드 아트리움이 수원시민의 삶을 한차원 더 높여주는것 같지 않은가.  귀가길 내내 공연에서 들었던 곡과 그림들이  따라오는 듯 여겨졌다. 한편 오는 5월 27일엔 살롱드 아트리움 두 번째 시간으로 역시 쇼팽의 음악과 더불어 프랑스화가 '외젠 들라크루와'의 작품세계를 만나게 된다.

진성숙님의 네임카드

수원SK아트리움, 2026 살롱 드 아트리움, 신윤복, 풍속화,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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