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화성 230주년, 사진으로 되살아난 ‘고난과 복원의 역사’
일제강점기부터 6·25 전쟁, 복원까지… ‘동고동락 수원화성’ 사진전 개최
2026-05-04 14:12:28최종 업데이트 : 2026-05-04 14:12:25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
|
팔달산 아래 수원시가지 모습 일제강점기 항공사진 지난 2일 수원화성박물관을 방문했다. 수원화성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수원화성 축성 230주년을 기념한 '동고동락(同苦同樂) 수원화성(水原華城)'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휴일이라 그런지 청소년과 중년층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번 사진전은 5월 1일부터 8월 2일까지 진행된다. 사진전은 1부 '일제강점기 수원화성의 고난', 2부 '한국전쟁기 수원화성의 참화', 3부 '수원화성과 여민동락' 등 3부로 구성됐다. 수원화성은 정조가 화성행궁을 중심으로 신도시를 건설하고, 행정과 군사 기능을 아우르는 계획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축성한 성곽이다. 팔달산 일대의 지형을 활용해 축조된 수원화성은 조선 후기 성곽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1794년 1월 7일부터 1796년 9월 10일까지 약 2년 8개월에 걸쳐 완성된 수원화성은 당시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역량이 집약된 역사적 대업이자 조선 후기 문화의 결정체이다.
팔달산 능선따라 축조한 성곽 수원화성은 축성 이후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등으로 파괴되는 시련을 겪으면서도 200여 년의 세월을 견뎌왔다. 현재의 모습은 1970년대부터 『화성성역의궤』를 바탕으로 단계적인 복원을 거쳐 이루어진 것이다.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그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올해는 수원화성 축성 230주년이자 정조대왕 즉위 2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수원시는 '수원 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1천만 명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동고동락 수원화성' 사진전은 1900년대 일제강점기와 1950년대 6·25 전쟁으로 훼손된 수원화성의 옛 모습부터, 제자리를 되찾아가는 1970~80년대까지의 수원 모습을 담은 사진 9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1부 '일제강점기 수원화성의 고난'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수원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이 남긴 사진과 기록물을 통해 100여 년 전 수원화성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1907년 헤르만 산더가 찍은 팔달문과 남공심돈 모습 러일전쟁 이후 조선을 조사하기 위해 방문한 독일인 헤르만 산더(Hermann Sander)는 1907년 수원을 찾아 수원화성과 관련된 다양한 사진을 촬영했다. 화홍문, 신풍루, 팔달문, 방화수류정,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매향교, 남수문 등 주요 시설은 물론, 성 안 주민들의 일상까지 담겨 있어 당시의 생생한 모습을 전한다. 이 사진들은 그의 후손에 의해 2004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됐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들은 총독부 주도로 문화유적 조사 사업을 진행하며 전국의 문화재를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제작된 『조선고적도보(朝鮮古跡圖譜)』에는 수원화성 관련 사진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해당 자료들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대학교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당시 수원화성과 성 안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식민지 통치 과정에서 촬영된 이 사진들은 오늘날 남수문을 비롯한 수원화성 미복원 시설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6,25 전쟁 폭격으로 문루가 사라진 장안문 모습 2부 '한국전쟁기 수원화성의 참화'에서는 1950년대 6·25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수원화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수원은 전쟁의 포화를 피해갈 수 없었으며, 성곽과 건물 다수가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시기의 사진들은 주로 수원 일대에 주둔했던 미군들에 의해 촬영된 것으로, 수원화성과 도시 풍경,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다양한 시각에서 기록하고 있다.
사진을 꼼꼼이 살펴보는 관람객들의 모습 또한 미 공군 로버트 리 월워스(Robert Lee Walworth)는 1953년 오산 공군기지 근무 당시 수원 시내와 수원화성을 여행하며 촬영한 슬라이드 필름 68점을 남겼으며, 해당 자료는 이후 미국인 수집가 더글러스 스프라이스(Douglas Price)를 통해 수원화성박물관에 기증됐다. 미 육군 게리 헬센(Gary Helsene)은 1967년 한국 근무 중 수원화성을 방문해 팔달산에서 바라본 성 안 풍경을 비롯한 다양한 장면을 촬영했다. 2007년 그의 여동생이 수원을 방문해 사진 자료 49점을 수원박물관에 기증했다. 3부 '수원화성과 여민동락'에서는 6·25 전쟁 이후 국내외에서 발간된 한국 관광 관련 잡지에 수원화성이 대표적인 이미지로 활용된 사례들을 소개한다.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서북공심돈과 화서문 등은 예나 지금이나 수원화성을 대표하는 명소로 꼽히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모습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 이번 전시는 수원의 아픈 역사와 복원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그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연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