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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史記)’에서 배우는 인간학 수업
화서다산도서관, ‘사기가 전하는 인간사 흥망성쇠의 비밀’ 특강
2026-05-04 16:08:55최종 업데이트 : 2026-05-04 18:05:08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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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다산도서관옆 치유의 숲 50명의 수강생이 '앎의 욕구'로 강의실을 채웠다
이날의 강사는 고전역사연구회 뇌룡재 대표인 한정주 강사가 열강을 펼쳐주었다. 한정주강사는 10여 년전 흥미로운 조사가 있었다고 한다. 한·중·일 3국의 사람들에게 평생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도서, 죽을 때까지 꼭 한번 읽고 싶은 책이 무엇인가 조사했더니 놀랍게도 '삼국지'를 제치고 2,200년 전에 쓰인 사마천의 '사기'로 밝혀졌다고 한다. 3천년의 긴 중국역사를 관통하여 오랜 기간 인간과 권력의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는 내용이니 그럴 법도 하다. 이 책은 읽기가 쉬운책도 아니고 본기와 세가 열전, 표, 서 등 무릇 130권 52만 6,500자로 편찬되었다.
한정주 강사는 *사마천이 어떻게 [사기]를 완성했나 *3천년 역사에 담긴 인간사 흥망성쇠의 비밀 *사기의 골자 이야기인 진시황 이야기 *항우와 유방 이야기 * 그 외 흥미있는 민중사 이야기 위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먼저 강사가 들려주는 사기의 집필과정을 보면 흥미롭다. 사기는 원래 사마천의 아버지 사마담이 꿈꾸었던 원대한 작업이었다. 그는 사마천에게 같이 작업할 생각으로 사마천이 20세 무렵부터 중국 전역을 돌아보라는 답사여행을 시켰다. 그런데 사마담의 이른 죽음으로 해서 그는 아들 사마천에게 이 사기를 꼭 완성할 것을 당부하고 죽는다. 즉 사기는 父子의 합작품인 걸 알 수 있다. 아버지 사후 3년만에 사마천은 태사령이 되어 다시 사기에 집필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비교적 높은 직분인 태사령직에 올라야 사관의 기록과 황실도서관인 석실, 금궤에 보관한 기록을 찾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아버지 유언을 이어받아 착실히 작업하던 차에 큰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한무제의 잘못으로 이릉이 적지에서 포로로 잡혀 투항하였는데 사마천은 이릉의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두둔하다 무제의 노여움을 사 죽음을 면하는 대신 궁형(남성의 거세)이란 큰 벌을 받게 되었다. 비참하게라도 살아남은 이유는 오직 사기를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한정주 강사가 열정으로 강의하는 모습 궁형을 당하기 전과 후의 사마천 모습
그는 사기를 완성한 후 1년 후 무제를 찾아가 항변 무제의 심기를 건드려 투옥되었다가 끝내 처형되었다. 그것이 진정한 문관의 길이라 고집스레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본기에 진시황 이야기가 있는데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점은 위대하였으나 그는 통일을 이루기 전과 이룬 후의 사람이 전혀 딴 사람이었다고 한다. 영원히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불로초를 구하려 들고 결국은 불로초 속에 든 수은 때문에 죽는다. 천하를 얻는 도리와 천하를 지키는 도리는 달라야 한다고 사기는 역설하고 있다. 날마다 피 튀기는 전쟁을 일삼는 수많은 나라의 550년간의 대륙을 평정한 위대한 진시황. 그는 어쩌면 초심을 잃었기에 다 잃은 것이 아닐까.
사기의 책 분류 (본기 12권, 세가 30권, 열전 70권, 표 10권, 서 8권 ) 아버지 사마담의 후계수업 사마천은 사기를 발로 썼다. 평균 7번 대륙 유람
강사는 사기를 읽으면 시대, 인간, 권력에 관한 모든 것을 통찰할 수 있다고 읽기를 권한다. 성공과 실패, 흥성과 멸망, 과거와 미래의 이치와 변화를 깨우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기가 위대한 점은 사마천이 어디나 발로 찾아가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고 정확하게 쓰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2시간의 강연이 끝나고 화서동에서 부부가 오신 김선호, 김혜경씨는 "삼국지는 읽었지만, 이런 책은 참 읽기가 힘든데 중국의 역사속에서 흥미로운 인간사 권력의 흐름이라든가, 시름 등을 짧은 시간 나름 이해하기 쉽게 강연해 주셔서 좋았고, 중국의 역사에 더 흥미를 갖고 다는 아니어도 열전이라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청취소감을 말한다. 또 다른 남성참가자는 "2~3천년 전의 역사나 지금의 현실이나 매양 비슷하다고 느낀다. 결국 어떤 격랑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각자 본인의 숙제라고 본다. 도서관에서 이런 고차원적인 강의를 듣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라고 의견을 주셨다.
몇 년전 김영사에서 발간한 "살아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 "란 책을 인상깊게 읽은 적이 있다. 무릇 동식물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들은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고 잘 살기 위해 끊임없는 처세의 노력을 경주한다. 3천년의 역사속에서 사기가 보여 주는 수많은 영웅들의 부침과 흥망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성공보다는 어떻게 살았는가가 중요하고 영웅도 실수를 하고 악인도 인간적인 면이 있음을 조명하는 다양한 프리즘의 통찰이 빛나보인다. 무엇보다 고난속에서도 기록과 진실의 중요성을 알리려 자신의 길을 끝까지 걸어 간 사마천의 위대한 모습이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있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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