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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어린이를 깨우는 맑은 종소리, 김경옥 시인의 ‘동시조 창작반’ 첫발
동심으로 돌아가는 문학 수업 개설- “가르침보다 배움을, 권위보다 하심(下心)으로”
2026-05-07 14:26:19최종 업데이트 : 2026-05-07 17:38:10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기

동시조를 강의하는 김경옥 시인

동시조를 강의하는 김경옥 시인


5월의 푸르름이 날로 짙어가는 계절이다. 지난 5월 6일, 행궁동의 수원문인협회 부설 수원문학대학에 콘크리트 빌딩 숲 사이로 아이들의 웃음소리 같은 맑은 문학의 향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을 품고 세상을 바라보려는 특별한 시도가 성인 학습자들 사이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어린이들에게 동시조의 매력을 전파하며 동심의 파수꾼 역할을 해온 김경옥 시인이 이번에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동시조 창작반'의 문을 연 것이다. 이번 강좌는 개설 소식만으로도 지역 문단과 평생 교육 현장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단순히 시조의 형식을 가르치는 기술적인 강의를 넘어, 현대인의 메마른 정서를 치유하고 '내면의 아이'를 만나는 인문학적 여정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전수보다 '동심 회복'이 우선인 겸손한 강의실

지난 수요일 오후, 첫 수업이 열린 강의실은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김경옥 시인이 이번 강좌를 준비하며 내건 슬로건은 명확하다. 바로 "우리 안의 어린이를 깨우자"는 것이다. 그는 첫인사에서 이번 강좌가 단순히 문학적 기교나 수사학을 전수하는 자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김 시인은 "내가 많이 알고 잘나서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오만한 마음을 버렸다"며, "오히려 수강생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부하며, 나이 듦이라는 무게에 눌려 잃어버렸던 우리들의 동심을 회복하고 싶다"는 소박하고 단단한 포부를 밝혔다.

"어린이의 마음으로 이 세상을 다시 살아보자"는 그의 제안은, 속도와 경쟁에 지친 수강생들에게 예상치 못한 신선한 울림과 위로를 선사했다. 김 시인에게도 이번 도전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는 첫 강의를 준비하며 겪었던 심적 고통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과연 내가 성인들에게 동시조를 가르칠 내공이 충분한가라는 근원적인 질문 앞에 섰다. 수백 번 자신을 돌아보며 밤잠을 설칠 정도로 고뇌했다"는 그의 말에서 문학을 대하는 경건한 자세가 느껴졌다. 하지만 두려움은 곧 소명으로 바뀌었다. 이미 내디딘 발걸음은 멈출 수 없는 운명이 되었고, 그는 그 부담감을 '하심(下心)' 즉,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마음으로 승화시키기로 했다.

 

축하인사 하는 김운기 수원문인협회 회장 김 문학대학 이사장

축하인사 하는 김운기 수원문인협회 회장 겸 문학대학 이사장


이날 개강식에 참석한 김운기 수원문인협회 회장 겸 부설 수원문학대학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강좌의 사회적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김 회장은 "어른들이 동시조를 공부한다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취미 생활을 넘어선다. 여기서 배운 동심의 언어로 손자, 손녀들에게 삶의 지혜를 지도할 수 있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아름다운 모습이 기대된다"며, 이번 강좌가 세대 간의 소통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줄 것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동시조는 정형시의 엄격한 절제미 속에 아이와 같은 순수한 시선을 담아내야 하는 고도의 문학 장르다. 수강생들은 앞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짧은 정형의 틀 안에 어떻게 하면 무구한 세상을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이 과정은 곧 마음을 닦는 수행의 과정과도 닮아 있다. 김 시인은 강의 준비 과정 자체가 본인에게 가장 큰 스승이었다고 말한다. "학생 수가 적든 많든, 강좌를 준비하며 자료를 찾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 자체가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공부였다"며, "오늘의 첫 수업이 수강생들에게는 지친 일상의 따뜻한 위로가 되고, 저에게는 가장 낮은 곳에서 대중과 소통하는 배움의 장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수강생들의 응원, "선생님의 진심이 이미 감동입니다"

김 시인의 진심 어린 고백에 수강생들은 뜨거운 응원으로 화답했다. 수강생 중 한 명인 진용호 문학대학 교무처장은 김 시인의 긴장을 따뜻하게 보듬었다. 그는 "선생님, 첫 수업을 앞두고 밀려오는 그 엄청난 압박감은, 역설적으로 선생님이 이 일을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고 계시는지를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라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의실 곳곳에서는 "가르치는 것이 곧 배우는 것"이라는 격언이 실천되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김 시인의 겸손한 태도는 그 어떤 화려한 수식어나 유려한 강의 기법보다 수강생들의 마음을 깊게 파고들었다. 수업에 참여한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선생님의 따뜻하고 맑은 에너지가 교실 가득 퍼져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첫 단추를 아주 잘 꿰셨으니, 매주 수요일마다 이어질 이 행복한 동행을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겠다"며 축하와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첫 수업을 축하하는 다과회

첫 수업을 축하하는 다과회


5월 '어린이 달'을 맞아 시작된 이 작은 움직임은 단순한 문학 소모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정작 소중한 가치들을 놓치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동시조 창작반은 잠시 멈춰 서서 발밑의 풀꽃을 바라보고 하늘의 구름과 대화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자신을 낮추어 타인의 마음을 얻고, 가장 낮은 곳에서 소통하며 배움을 이어가려는 김경옥 시인의 행보는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참스승'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따뜻한 여정이 지속될수록 우리 사회의 각박한 인심도 조금씩 녹아내려,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어린이'가 기지개를 켜고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동심으로 돌아가 세상을 긍정하고 싶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이 따뜻한 여정에 동참할 수 있다. 김경옥 시인과 수강생들이 매주 수요일마다 길어 올릴 맑은 샘물이 메마른 우리 사회를 얼마나 촉촉하게 적실지, 그 향기로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나날이 발전하는 수원문인협회 부설 수원문학대학은 현재 사단법인으로 가는 과정이다. 평생교육기관으로 학점제로 운영될 것이며 일반대학과 학점교류도 이어질 것이라고 담당자가 말했다.

 
  • 교육 일정: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 5시
  • 주요 내용: 시조의 기초 이해, 동심 찾기 명상, 동시조 창작 및 합평 참여
  • 문의처: 031-241-2321 수원문인협회 부설 문학대학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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