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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감정, 색으로 맺히다
스타필드 수원 작은미술관에서 만나는 송현정 개인전 ‘응결하는 파노라마’
2026-05-08 10:50:48최종 업데이트 : 2026-05-08 10:50:47 작성자 : 시민기자   허지운

스타필드 수원 작은미술관 전시

스타필드 수원 지하 3층 Hall D에 마련된 작은미술관에서 송현정 작가의 개인전 '응결하는 파노라마'가 열리고 있다


쇼핑몰 한복판에서 뜻밖의 풍경을 만난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히 오가는 공간, 스타필드 수원 지하 3층 Hall D의 작은미술관이다. 쇼핑을 위해 잠시 들른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예술을 마주한다. 일상의 동선 속에서 예술이 조용히 말을 건네는 공간이다.

 

작은미술관은 수원문화재단과 협력해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생활형 문화 프로젝트로 운영되고 있다. 회화와 사진, 판화, 서예, 공예 등 다양한 시각예술 작품들이 이곳을 거쳐 갔고, 지역의 풍경과 일상, 작가들의 시선이 담긴 작품들은 바쁜 일상 속 시민들에게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예술을 마주할 시간을 선사한다.

 

현재 스타필드 수원 작은미술관에서는 오는 5월 31일까지 송현정 작가의 개인전 '응결하는 파노라마'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자아와 관계의 흐름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구성됐다. 보이지 않는 감정과 관계가 형체를 갖추는 과정을 자연 현상인 '응결'에 빗대어 풀어낸 회화 연작이다.

 

작가는 공기 중에 흩어져 있던 수증기가 어느 순간 물방울로 맺히는 자연의 장면에서 시작한다. 눈에 보이지 않던 기체가 온도와 시간의 변화 속에서 서서히 형태를 드러내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 역시 보이지 않는 상태로 존재하다가 어느 순간 관계라는 형태를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점과 선, 면으로 이루어진 유기적인 형상과 다채로운 색채의 흐름으로 화면 위에 펼쳐진다.


응결하는 파노라마 연작들

응결하는 파노라마(Acrylic on canvas, 700x194cm) :  화면 초반부(왼쪽)에서는 밝은 노랑과 연두, 분홍빛이 가볍게 떠다니다가 다음 장면에서는 색과 형태가 밀도를 더하고 중앙에 이르면 색채는 한층 강렬해지면서 역동적인 형태를 보인다. 후반부(오른쪽)는 차분한 푸른 계열로 옮겨가며 색의 덩어리들이 물결처럼 연결되어 응결된 관계가 안정된 흐름 속에서 자리 잡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전시장 벽면을 채운 대형 캔버스들은 마치 공기 중에 떠다니던 감정의 입자들이 서서히 모여 하나의 흐름을 이루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화면 초반부에서는 밝은 노랑과 연두, 분홍빛이 가볍게 떠다니며 아직 형태를 갖추지 않은 감정의 상태를 보여준다. 사람과 사람 사이 첫 만남에서 느껴지는 설렘과 가능성, 아직 규정되지 않은 관계의 시작을 암시하는 듯하다.

 

시간이 흐르듯 이어지는 다음 장면에서는 색과 형태가 점차 밀도를 더한다. 곡선과 유기적인 형상들이 서로를 향해 움직이며 연결되고, 작은 색의 덩어리들은 점차 응집해 더 큰 흐름을 만든다. 수증기가 작은 물방울로 맺히는 순간을 연상시키며 서로 다른 감정과 경험이 만나 인간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으로 느껴졌다.

 

작품의 중앙에 이르면 색채는 한층 강렬해진다. 붉은색과 노랑, 초록과 파랑이 화면 위에서 폭발하듯 퍼져 나가며 역동적인 리듬을 만들어낸다. 서로 다른 색이 충돌하고 섞이며 새로운 색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마치 인간 관계 속에서 다양한 감정들이 뒤섞이며 깊어지는 것을 사각화 하여 보여주는 듯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의 색조는 차분한 푸른 계열로 옮겨간다. 격렬했던 색의 움직임은 점차 줄어들고, 형태들은 하나의 큰 흐름으로 이어진다. 유동적이던 색의 덩어리들이 물결처럼 연결되며 화면 전체를 감싸는 장면은 이미 응결된 관계가 안정된 흐름 속에서 자리 잡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PANORAMA 2-1과 2-2

PANORAMA 2-1과 2-2 :  흑백 계열의 작품으로 색채는 덜어내고 밀도의 변화가 또렷하게 느껴진다

 

색을 제거한 흑백 계열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이 작품들에서는 색채의 감정을 덜어낸 대신 형태와 밀도의 변화가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 유기적인 곡선과 점, 선의 흐름은 감정의 장식을 걷어낸 인간 관계의 근본적인 구조를 탐색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번 연작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계절의 색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점이다. 봄의 밝고 가벼운 색에서 시작해 여름의 강렬한 색채, 가을의 농밀하고 깊은 색을 지나 겨울의 차분하고 고요한 색으로 이어지는 변화는 인간 관계 역시 시간 속에서 성장하고 응결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색의 변화는 단순한 시각적 장치가 아니라 삶에 있어 시간과 감정의 깊이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응결하는 파노라마 전시 리플렛

'응결하는 파노라마' 전시 리플렛


쇼핑을 위해 잠시 들른 공간에서 마주한 작품 한 점은 의외의 여운을 남겼다. 흩어져 있던 감정이 물방울 맺히듯, 화면 위 색의 흐름은 관람객 각자의 삶 속 관계와 기억을 조용히 떠올리게 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시선을 머물게 한 이 순간이 삶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보게 만들었다.



<스타필드 수원 작은미술관 전시 안내>

제 목 : 응결하는 파노라마(송현정 작가)
● 장 소 : 지하 3층 Hall D
● 기 간 : 2026. 4. 6(월) ~ 2026. 5.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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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미술관, 스타필드 수원, 송현전 개인전, 응결하는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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