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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져온 쓰레기, 집으로 다시”... 수원시 ‘쓰레기 되가져가기’ 캠페인 확산
광교호수공원에서 시작된 ‘성숙한 시민의식’
2026-05-11 11:49:03최종 업데이트 : 2026-05-11 11:49:01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기

광교호수공원 푸른숲도서관 인근

광교호수공원 푸른숲도서관 인근

 

수원시의 대표적인 휴식처인 광교호수공원 곳곳에 특별한 안내문이 설치되었다. "우리 모두가 환경지킴이,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으로 깨끗한 광교호수공원을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발자취만 남기고 쓰레기는 가져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화 활동을 넘어, 공공장소 이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이다.


주말이면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광교호수공원은 그동안 넘쳐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아왔다. 지자체에서 대용량 쓰레기통을 곳곳에 배치하고 수거 인력을 상시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달 음식 용기, 일회용 컵, 각종 오물이 뒤섞인 쓰레기통은 금세 포화 상태에 이르기 일쑤였다. 특히 야간 시간대나 연휴 직후에는 쓰레기통 주변이 쓰레기 산을 이루며 악취를 풍겼고, 이는 공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주된 요인이 되었다.

수원시 관계자는 "청소 인력을 증원해도 한계가 있었다"며, "결국 해결책은 행정적 수거가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인식 변화에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캠페인 취지를 밝혔다. '쓰레기통 없는 공원'이 주는 역설적 쾌적함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의 핵심은 공원 내 쓰레기통을 점진적으로 줄이거나 없애고, 발생한 쓰레기는 이용자가 직접 수거해 집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초기에는 "세금을 내는데 왜 쓰레기통을 없애느냐"는 민원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쓰레기통이 사라진 자리에는 깨끗함이 찾아왔다. 쓰레기통 주변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악취와 벌레 꼬임 현상이 사라졌고, '버릴 곳이 없으니 버리지 말자'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공원 산책로와 녹지의 투기율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공원에서 만난 한 시민은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가방에 봉투 하나를 챙겨오는 습관이 드니 오히려 공원이 깨끗해진 것이 눈에 보여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원 순환과 예산 절감, 두 마리 토끼 잡다

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도 이 운동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공공장소의 쓰레기통은 분리배출이 사실상 불가능해 전량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면 가정 내 분리배출 시스템을 통해 재활용될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이는 탄소 중립 시대에 필수적인 자원 순환 체계를 일상화하는 교육적 효과도 거두고 있다. 또한, 쓰레기 수거 및 처리 비용에 투입되던 예산이 절감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수원시는 이렇게 절감된 예산을 공원의 시설 보수나 수목 관리, 시민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 운영 등에 재투자할 방침이다. 이는 시민의 작은 불편함이 공공 서비스의 질적 향상으로 되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광교호수공원 산책로

광교호수공원 산책로

성숙한 시민의식, '휴먼시티 수원'의 완성

광교호수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 운동은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행위를 넘어, 우리가 누리는 자연을 다음 사람을 위해 온전하게 보존하겠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사람이 반갑습니다, 휴먼시티 수원'이라는 슬로건처럼,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쓰레기봉투 하나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 공원 인근 상가에서 발생하는 일회용품에 대한 대책과, 일부 몰지각한 방문객의 무단 투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과 함께, 다회용기 사용 시 혜택을 주는 등 유인책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당신의 가방 속, 깨끗한 미래가 있습니다

취재 중 만난 광교 주민 안형숙 씨는 자신이 먹은 간식 봉지를 작은 비닐에 담으며 "지구가 아프지 않게 집으로 가져갈 거예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쓰레기봉투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성숙한 시민의식의 한 모습이다. 광교호수공원에서 시작된 이 작은 물결이 수원 전역을 넘어 대한민국 곳곳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이제 공원을 방문한다면, 가방 속에 작은 빈 봉투 하나를 챙겨보자. 당신이 되가져가는 것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모두 누릴 깨끗한 미래다.

 

쓰레기 되가져가기 안내판

쓰레기 되가져가기 안내판

불편을 감수하는 용기

공공장소에서 쓰레기통을 찾는 행위는 당연한 권리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그 '당연함'이 우리가 사랑하는 자연을 망치고 있다면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용기, 그것이 진정한 공원의 주인으로서 갖춰야 할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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