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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도시재단 마을리빙랩, 매탄2동 골목마다 ‘초록 안식처’ 피어난다
2026-05-14 17:46:06최종 업데이트 : 2026-05-14 17:46:04 작성자 : 시민기자   안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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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원생들이 고사리손을 더하며 상추 모종을 심고있다

텃밭 가꾸기는 많은 명사들에게 사색의 공간이자 치유의 안식처였다. 배우 Audrey Hepburn, Barack Obama 전 미국 대통령 부부, 그리고 Jeong Yak-yong까지. 이들이 텃밭을 사랑한 이유는 생명의 탄생을 지켜보며 삶의 겸손함을 배우고, 땀 흘린 만큼 거두는 정직한 성취감을 얻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텃밭은 지구를 살리는 '작은 허브'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현대사회에서 자주 거론되는 '탄소 발자국 감소'와도 연결된다. 마트까지 이동하는 물류 과정을 줄일 수 있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가장 가까운 환경 보호 실천이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매탄2동 주민자치회(회장 주병기)는 수원도시재단 마을리빙랩 사업의 일환으로 '주민과 함께하는 골목텃밭 조성'에 나섰다. 구도심의 특성상 체계적인 녹지 관리가 어려웠던 주택가 골목을 정비해 도시 미관을 개선하고, 주민들의 심신을 치유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뽀뽀뽀유치원 원생들이 고사리손을 보태며 의미를 더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포함한 원생들은 상추 모종을 심으며 재잘거리는 소리로 온 동네를 환하게 밝혔다.


퇴임을 앞둔 승병숙 동장은 매탄2동의 크고 작은 일을 함께하며 늘 현장에서 주민들과 호흡해 왔다. 이날 역시 조끼를 입고 주민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몸을 아끼지 않고 현장을 챙기는 모습은 후배 공직자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었다. 또 수원도시재단 관계자들도 현장을 찾아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사례를 전하며 행사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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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위원들의 모습

매탄2동이 골목 텃밭 조성에 역점을 두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매탄2동은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구도심 지역으로, 관리사무소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환경 정비가 이뤄지는 아파트 단지와는 거주 환경이 사뭇 다르다. 골목 곳곳에 놓인 화분과 화초, 관목들이 제각각 관리되다 보니 미관상 아쉬움이 남는 공간도 적지 않았다.

 

이에 주민센터 주변을 중심으로 텃밭과 화초를 조성해 마을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고,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녹색 환경을 접할 수 있도록 환경 개선에 나선 것이다. 단순히 채소를 심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을 전체로 텃밭 문화를 확산시키며 주민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 목표다. 삭막할 수 있는 골목 풍경에 초록빛 생명을 더해 주민들이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미도 담겼다.

 

식재에 앞서 수원시농업기술센터 전문강사인 윤금주 도시농업관리사가 올바른 식재 요령을 전수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하!" 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4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한 상황에서도 하나라도 더 자세히 알려주려는 관리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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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모종을 심고 있는 주민자치위원

윤 관리사는 "모종은 포트에 담겨 있던 흙 높이만큼만 심는 것이 원칙이다. 너무 깊게 심으면 줄기가 썩을 수 있고, 너무 얕게 심으면 뿌리가 쉽게 마를 수 있다"라며 "채소가 자란 뒤의 크기를 고려해 충분한 간격을 유지해야 통풍이 잘되고 병해충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식재 직후부터 충분한 물을 주어 뿌리가 자리를 잡는 '활착'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햇빛이 강한 한낮보다는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에 심는 것이 모종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설명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실제 식재 과정에서도 관리사의 조언을 하나하나 실천하려는 모습이었다.


윤 관리사는 "상추는 성장이 빨라 심고 나서 2~3주 정도면 수확이 가능하다"라며 "직접 키운 채소를 식탁에 올리는 기쁨이 생각보다 크다"고 말해 주민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행사를 위해 주민자치위원들은 미리 포트마다 배수용 돌과 배양토를 채워 넣으며 사전 준비를 마쳤다. 위원들과 주민, 유치원생들은 각자 자리를 잡고 상추와 시금치, 쑥갓, 케일 등을 정성껏 심었다. 모두 5월 초·중순에 가장 많이 심는 대표적인 텃밭 채소들이다.


과거 농사 경험이 있는 주민자치위원들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작업을 이끌었고, 처음 참여한 주민들도 하나둘 방법을 익혀가며 즐겁게 작업에 동참했다. 특히 최고령인 최00(74) 위원의 노련한 손길은 현장의 든든한 중심 역할을 했다. 유치원생들은 작은 손으로 흙을 만지며 "잘 자라라"라고 말하는 등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현장 분위기를 더욱 밝게 만들었다.


식재를 마친 뒤 호스로 물을 뿌리자 200m가량 이어진 골목은 금세 싱그러운 농장 분위기로 변모했다. 흙냄새와 물기 어린 초록빛 채소들이 어우러지며 삭막했던 골목은 생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특히 기존에 심겨 있던 화초들과 새롭게 조성된 텃밭이 조화를 이루며 골목 전체가 작은 꽃동산을 연상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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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탄2동행정복지센터 전경


행사를 마친 주민들은 인근 '그린터널' 현장을 찾아 부쩍 자란 덩굴장미를 지지대에 묶어주는 작업까지 함께했다. 주민들은 서로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작업을 도우며 공동체 활동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기념촬영과 식사를 마친 주민들은 "직접 채소를 심으며 얻는 즐거움이 생각보다 크다", "앞으로 자라날 채소들을 보는 재미가 생길 것 같다", "골목 분위기 자체가 훨씬 밝아진 느낌이다"라며 입을 모았다. 주병기 회장은 "앞으로도 친환경 자재를 활용해 건강한 텃밭 농장을 가꾸어 나갈 예정"이라며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공동체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매탄2동의 골목 텃밭은 단순히 녹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넘어, 유치원생부터 고령자까지 세대를 아우르며 주민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따뜻한 공동체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은 화분 하나, 채소 모종 하나가 모여 삭막한 도시 골목에 초록빛 쉼표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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