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영화와 극장으로 만나는 수원의 추억
열린문화공간 후소에서 ‘수원의 영화, 수원의 극장’ 테마전
2026-05-18 10:30:37최종 업데이트 : 2026-05-18 10:30:35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수원의 옛 극장 기억은 한 시대를 살아낸 시민들의 이야기로 되살아난다.

수원의 옛 극장 기억은 한 시대를 살아낸 시민들의 이야기로 되살아난다.

 행궁동에 있는 열린문화공간 후소는 공간이 지닌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특별한 장소다. 지역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소중한 공간으로 사람과 예술, 이야기가 오롯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아담한 전시 공간에서는 테마 전시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멀리 가지 않고, 방문객들은 가까이에서 예술과 마주하는 시간을 누릴 수 있다. 바쁜 도시의 흐름 속에서도 잠시 걸음을 늦추고 사유할 수 있는 여백을 선물하는 공간이다. 
  5월 14일부터 열린문화공간 후소에서 2026년 테마전 '수원의 영화, 수원의 극장' 전시가 열린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바로 전시 공간이다. 조용한 곳에 발걸음 소리가 나니 학예연구사가 나온다. 이곳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은 공간이기에 바로 학예연구사를 만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규모가 있는 박물관에는 느낄 수 없는 따뜻함과 정겨움이 있다. 
전시장에 다양한 영화 관련 자료들이 눈길을 끈다.

전시장에 다양한 영화 관련 자료들이 눈길을 끈다.


  첫 번째는 정조 관련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사도>, <역린>, <영원한 제국>, <의궤, 8일간의 축제>다. <사도>는 사도 세자 이야기지만, 어린 정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의궤, 8일간의 축제>는 정조의 을묘년 행차 다큐멘터리이면서 극장에 상영한 작품이다. 나머지 두 편은 정조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들이다. 정조의 서사는 오늘날까지도 화수분처럼 다양한 이야기와 콘텐츠로 확장되며, 수원을 대표하는 문화적 자산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 수원의 두 여성을 다룬 영화다. 김향화는 <항거: 유관순 이야기>에 나온다. 유관순이 3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에 갇혀 보낸 1년간 이야기다. 이 방에서 김향화가 함께 옥고를 치렀다. 기생으로서 수원화성 행궁 봉수당에서 위생 검사를 받고 나올 때 일본 경찰의 차별에 항거했다. 3.1 운동이 있었던 해에 기생들을 데리고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스크린 속에 담긴 수원의 풍경과 사람들의 삶은 아련한 향수와 깊은 공감을 전한다.

스크린 속에 담긴 수원의 풍경과 사람들의 삶은 아련한 향수와 깊은 공감을 전한다.


  나혜석은 수원 출신으로 화가이며 문학가로 시대의 선각자였다. 김수용 감독의 <화조>는 나혜석을 그린 영화다. 신여성으로서 봉건적 관념에 맞서며 자신의 삶을 실천했지만, 시대는 그녀의 저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화에서는 윤정희가 그 역할을 맡아 깊은 울림을 전했다고 한다. 
  세 번째는 수원이라는 공간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최인규의 <수업료>, 신상옥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곽재용의 <클래식>, 홍상수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등이다. 이 작품들은 수원이 배경으로 수원화성 성곽과 행궁 등 풍경과 수원이 지닌 정서, 시대의 흔적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최인규의 <수업료>는 방한준과 공동으로 제작해 1940년에 개봉한 일제강점기의 흑백영화다.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한국 초기 영화인데, 2014년 중국에서 발굴됐다. 유치진 각본으로 가난한 학생이 겪는 일상과 순수한 동심을 다룬 작품이다. 영화를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데, 흑백 화면 속에 수원화성의 모습과 성곽에 허물어진 돌담이 보인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장면. 수원화성과 행궁 등 수원의 풍경과 시대의 흔적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장면. 수원화성과 행궁 등 수원의 풍경과 시대의 흔적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한국 영화계의 거장 신상옥 감독이 연출하고, 당대 최고의 배우 최은희와 김진규가 출연한 작품이다. 작품 속에는 복원 이전 수원화성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더욱 특별한 감동을 전한다. 세월이 흐른 지금도 영화 촬영지였던 옥희 집과 한데우물은 옛 정취를 간직한 채 남아 있다. 
  전시장에는 다양한 영화 관련 자료들이 눈길을 끈다. 사도 세자와 혜경궁 홍씨, 을묘년 수원 행차 등 역사적 사건을 주제로 한 수원화성박물관의 출판 서적들이 있다. 영원한 제국의 원작 소설도 전시돼 있으며, 영화 <화조>의 시나리오 복사본도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김향화에게 추서된 표창을 비롯해 영화 포스터와 CD 자료들도 있어 관람의 흥미를 더한다.
  마지막으로 수원의 극장 역사를 돌아볼 수 있다. 1920년대 초 문을 연 수원극장은 약 80년 동안 시민들과 함께하며 지역 문화의 중심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에는 중앙극장이 설립됐다. 1960년대에는 수원은 물론 용인과 화성 등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중앙극장을 찾았고, 극장 앞은 시민들의 대표적인 만남의 장소이자 각종 집회가 열리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1960년대 초 영동시장과 매산로 일대에 5개의 극장이 잇따라 들어서며 수원의 영화 문화는 더욱 활기를 띠었고, 그 명맥은 1990년대까지 이어졌다.
  조성우 학예연구사(열린문화공간 후소)는 "수원을 배경으로 하거나 수원의 정서가 담긴 영화는 생각보다 많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중 10편을 엄선해 소개한다. 특히 수원이라는 도시를 구상한 정조를 빼놓을 수 없어 정조를 다룬 영화 4편을 따로 선정했다. 나머지 작품들은 수원의 역사와 문화, 시대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스며 있는 영화들로 채웠다. 관람객들이 영화를 통해 수원 출신 인물들의 이야기와 사라져 가는 수원의 옛 풍경을 함께 마주하며, 특별한 시간 여행 같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라며 "이들 영화는 인터넷이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를 통해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관람객들이 작품들을 직접 감상하며, 영화 속에 담긴 수원의 풍경과 시대의 정취를 천천히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조성우 학예연구사가 관람객들에게 전시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조성우 학예연구사가 관람객들에게 전시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오래된 영화와 극장을 돌아보는 자리가 아니다. 스크린 속에 담긴 수원의 풍경과 사람들의 삶, 그리고 시대의 감성이 어우러지며 관람객들에게 아련한 향수와 깊은 공감을 전한다. 극장의 기억은 한 시대를 살아낸 시민들의 이야기로 되살아나고, 영화는 시간을 넘어 오늘의 수원과 다시 연결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시민들이 오래된 추억 속 따뜻한 감성을 되새기며, 수원의 문화적 가치도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열린문화공간 후소 테마전시 '수원의 영화, 수원의 극장'
◯ 전시 기간: 2026. 5. 14.~2027. 3. 28.
◯ 전시장소: 열린문화공간 후소 1층 전시실
◯ 주최: 수원화성박물관
◯ 전시내용과 목적: 수원을 주제로 한 10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192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80여 년간 시민과 함께한 극장들을 소개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수원의 문화예술과 그 시절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함.


 
윤재열님의 네임카드

열린문화공간 후소, 수원의 영화, 수원의 극장, 사도세자, 정조, 윤재열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