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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수원 극장은 어디로 갔을까
조성우 학예연구사가 전하는 열린문화공간 후소 《수원의 영화, 수원의 극장》
2026-05-18 11:27:14최종 업데이트 : 2026-05-18 11:27:12 작성자 : 시민기자 강남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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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문화공간 후소 외부 전경. 전시 배너와 후소 입구가 함께 보여 전시 장소를 한눈에 설명할 수 있는 모습. "수원을 '영화의 도시'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조성우 학예연구사는 필자와 나눈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신 그는 수원 사람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영화와 극장에 주목했다. 이번 전시는 거창한 도시 선언보다, 사라진 극장 앞에 남은 시민의 시간을 다시 꺼내는 작업에 가깝다. 열린문화공간 후소는 2026년 5월 14일부터 2027년 3월 28일까지 1층 전시실에서 테마전 《수원의 영화, 수원의 극장》을 연다. 전시는 수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 10편과 192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어진 수원 지역 극장사를 함께 다룬다. 조 학예연구사는 후소를 "일종의 작은 박물관"이라고 표현했다. 큰 박물관에서 다루기에는 규모가 작아 보이는 주제도 후소에서는 유연하게 선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이번 전시를 "영화라는 예술 장르까지 가미해 본 실험적인 전시"라고 설명했다. 조성우 학예연구사가 정조 관련 패널 앞에서 영화 10편과 정조·수원 여성 인물 설명하는 모습. 전시에 소개된 영화는 10편이다. <사도>, <역린>, <영원한 제국>, <의궤, 8일간의 축제>는 '정조 쿼트롤로지'로 묶었다. 김향화와 나혜석은 각각 <항거: 유관순 이야기>, <화조>를 통해 소개된다. <수업료>,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클래식>,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수원의 장소성과 정서가 담긴 작품으로 다뤄진다.하지만 조 학예연구사가 가장 힘주어 말한 것은 영화보다 극장이었다. 그는 "이번 전시의 진짜 주인공은 '수원의 극장들'"이라고 말했다. 멀티플렉스가 등장하기 전, 수원 시민의 삶과 추억이 지역 극장에 촘촘히 새겨져 있었다는 것이다. 조성우 학예연구사가 수원 영화 촬영지와 극장 위치가 표시된 지도 패널을 가리키는 장면. 기사 핵심인 '수원 극장과 장소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조 학예연구사에 따르면 수원 최초의 극장은 수원극장으로, 1922년 이전에 설립된 것으로 확인된다. 수원극장은 1999년에 문을 닫았다. 한국전쟁 중인 1952년 세워진 중앙극장은 이후 수원을 대표하는 극장으로 자리 잡았고, 2004년 폐관했다.그는 수원극장과 중앙극장의 폐관을 두고 "이 두 극장의 퇴장은 실로 한 시대의 종언을 의미했습니다"라고 말했다. 2009년 신중앙극장 폐관을 마지막으로 수원의 향토 극장들은 대부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전시 준비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조 학예연구사는 처음 이 전시가 수원 지역 극장을 다루는 "최초의 전시"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2017년 수원문화재단의 <극장유람> 전시를 확인한 뒤, 선행 전시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기 위해 다시 고민해야 했다. 조성우 학예연구사가 위성사진 자료를 설명하는 장면. 옛 극장 위치와 현재 공간을 비교하는 전시 방식을 보여준다. 그는 "선행 전시와 최대한 차별성을 두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수원박물관, 수원시정연구원, 수원시 포토뱅크 등에서 과거 극장 사진을 찾고, 현재 모습은 직접 촬영했다. 옛 사진과 지금의 풍경을 나란히 보여주기 위한 준비였다.'북&씨네' 코너와 서가 앞에서 조성우 학예연구사가 설명하는 장면. 영화와 책, 자료 조사를 함께 보여준다. 가장 큰 고민은 저작권이었다. 영화 10편을 소개하지만, 영화 이미지를 마음껏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는 "혹여나 각 영화사에 누를 끼치지는 않을까 내내 노파심이 컸습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영화 이미지는 절제하고, 해설문과 사진, 지도, 서적, 영상 콘텐츠로 전시의 밀도를 채웠다.조 학예연구사는 전시를 위해 연구하고 정리한 내용에 비해 "실제 전시장에는 그 분량의 20%도 채 표현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아쉬워했다. 공간과 여건의 한계 때문이다. 이 말에서는 더 보여주고 싶었지만 덜어내야 했던 학예사의 고단함도 읽힌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작업을 "보람차고 가슴 벅찬 작업"이라고 말했다. 기존 연구가 수원극장과 근대사에 주목했다면, 자신은 "극장 공간 그 자체와 그곳에 얽힌 기억"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시민에게 돌려주고 싶었던 것도 거창한 결론이 아니라 "소중한 추억 한 조각"이었다. 전시 기간 중 토·일요일 오후 2시에는 <후소와 함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수원의 영화 10선과 극장 역사 해설을 들을 수 있으며, 사전 예약을 하면 평일에도 단체나 개인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다. 7월과 8월에는 수원화성박물관 다목적 강당에서 <영화로 보는 정조시대와 수원의 역사> 특강도 마련된다. 조 학예연구사는 영화를 함께 상영한 뒤 직접 역사 강의를 이어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후소 관람 뒤 곧장 돌아가기보다 매산로를 거쳐 수원역까지 걸어보는 방법도 제안했다. 전시에서 본 옛 극장 터를 실제 거리에서 다시 마주해 보라는 뜻이다. 조 학예연구사는 그 길이 "가장 훌륭한 지상 전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의 영화, 수원의 극장》은 수원을 영화 도시로 선언하는 전시가 아니다. 사라진 극장과 남겨진 사진, 시민의 기억을 통해 "추억 한 조각"을 되돌려주는 전시다. 그 많던 수원 극장이 어디로 갔는지 묻는 일은, 결국 우리가 어떤 시간을 지나왔는지 묻는 일이기도 하다. 《수원의 영화, 수원의 극장》 공식 포스터. 수원 옛 극장과 영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압축해 보여준다. 《수원의 영화, 수원의 극장》 열린문화공간 후소 테마전시○ 기간 : 2026년 5월 14일(목) ~ 2027년 3월 28일(일) 09:00~18:00 ○ 입장 마감 : 17:00 ○ 휴무 : 매주 월요일, 법정 공휴일 ○ 장소 : 열린문화공간 후소 1층 전시실 ○ 요금 : 무료 ○ 예약 : 자유 관람 ○ 해설·교육 : 전시 연계 교육 운영 토·일요일 오후 2시, <후소와 함께> 사전 전화 예약 시 평일 단체·개인 맞춤형 교육 가능 ○ 내용 : 열린문화공간 후소가 수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 10편과 192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어진 수원 지역 극장의 역사를 함께 조명하는 테마전시. 정조대왕을 다룬 영화, 김향화와 나혜석 등 수원을 대표하는 여성 인물 관련 영화, 수원의 정서가 담긴 작품, 그리고 수원극장·중앙극장 등 시민들의 기억 속에 남은 옛 극장사를 사진·자료·영상·해설문으로 소개한다. ○ 대상 : 수원의 영화와 극장에 관심 있는 누구나 ○ 주최 : 수원화성박물관 ○ 주차 :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 문의 : 열린문화공간 후소 031-5191-3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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