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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으로 우리 가족을 표현하다, 수원시립미술관 ‘Play, Art!’
《입는 존재》 전시 감상부터 가족 옷 만들기까지… 미술관에서 예술로 놀며 가족의 이야기를 담다
2026-05-21 13:18:02최종 업데이트 : 2026-05-21 13:18:00 작성자 : 시민기자   길선진

수원시립미술관 교육실에서 〈Play, Art! - 우리 가족 예술 놀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수원시립미술관 교육실에서 〈Play, Art! - 우리 가족 예술 놀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지난 5월 16일 토요일 오전, 필자는 아이와 남편과 함께 수원시립미술관 행궁 본관을 찾았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한 가족 대상 교육 프로그램 〈Play, Art! - 우리 가족 예술 놀이〉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으레 '조용히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먼저 떠오른다. 특히 아이와 함께 갈 때는 "혹시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을까?", "작품을 어려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날 프로그램은 미술관을 조금 더 가깝고 따뜻한 공간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전시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가족만의 옷을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 속에서 미술관은 엄숙한 공간을 넘어 가족이 함께 생각하고 표현하는 '놀이터'가 되었다.


강사님이 《입는 존재》 전시와 연계해 '입는다는 것'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강사님이 《입는 존재》 전시와 연계해 '입는다는 것'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Play, Art! - 우리 가족 예술 놀이〉는 현재 수원시립미술관 행궁 본관에서 진행 중인 《입는 존재》 전시와 연계한 가족 워크숍이다. 만 5세부터 초등학생 어린이와 보호자가 함께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은 회당 7가족이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했으며, 약 120분 동안 전시 감상과 창작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수원시립미술관 가정의 달 교육 프로그램 〈Play, Art! - 우리 가족 예술 놀이〉 홍보 포스터 (출처: 수원시립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가정의 달 교육 프로그램 〈Play, Art! - 우리 가족 예술 놀이〉 홍보 포스터 (출처: 수원시립미술관)

 

수업은 교육실에서 시작됐다. 강사는 가장 먼저 '옷'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옷은 단순히 몸을 가리는 물건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방식이자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어떤 색을 고르고 어떤 모양을 입는지에는 각자의 취향과 기억,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쉽고 친근한 설명 덕분에 참가 가족들은 앞으로 마주할 전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오형근 작가의 〈아줌마〉 작품 앞에서 참가자들이 마음에 드는 작품과 그 이유를 나누고 있다.

오형근 작가의 〈아줌마〉 작품 앞에서 참가자들이 마음에 드는 작품과 그 이유를 나누고 있다.


참가자들은 강사의 안내에 따라 《입는 존재》 전시장을 함께 걸었다. 작품들은 '입는다는 것'이 개인의 취향을 넘어 사회적 시선, 정체성, 관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다채롭게 보여주었다. 처음엔 작품 앞에 조용히 서 있던 아이들도 강사의 흥미로운 질문이 이어지자 점차 눈을 반짝이며 작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오형근 작가의 〈아줌마〉
인물들의 표정과 분위기를 관찰하며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르고 이유를 나누었다. '아줌마'라는 단어가 만든 사회적 이미지와 옷차림이 사람을 어떻게 범주화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어떤 사진이 눈에 들어오나요?"라는 다정한 질문은 아이들이 다소 무거운 주제에도 쉽게 다가가게 도왔다.

차영석 작가의 〈Mashup〉 작품을 보며 아이들이 익숙한 운동화 이미지와 색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차영석 작가의 〈Mashup〉 작품을 보며 아이들이 익숙한 운동화 이미지와 색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차영석 작가의 〈Mashup〉
스니커즈 같은 일상 속 소비재가 등장하자 아이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아이들은 화려한 색감과 신발 모양에 열광했고, 보호자들은 사물의 질감과 형태를 세밀하게 관찰했다. 평범한 운동화도 작가의 시선을 거치면 훌륭한 예술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흥미로운 순간이었다.

 

니키 리 작가의 〈프로젝트〉 작품 앞에서 아이들이 사진 속 동일 인물을 찾아보고 있다.

니키 리 작가의 〈프로젝트〉 작품 앞에서 아이들이 사진 속 동일 인물을 찾아보고 있다.


니키 리 작가의〈프로젝트〉
사진 속 동일 인물을 찾는 '숨은그림찾기' 같은 활동이 진행됐다. 특정 집단에 동화되어 옷차림과 태도를 바꾼 작가의 모습을 보며, 옷과 배경에 따라 사람이 얼마나 달라 보일 수 있는지 놀이처럼 체험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시각적 변화를 통해 유쾌하게 풀어냈다.
 

윤정미 작가의 〈핑크 & 블루 프로젝트〉를 통해 색과 성별, 취향에 관한 가족 대화가 이어졌다.

윤정미 작가의 〈핑크 & 블루 프로젝트〉를 통해 색과 성별, 취향에 관한 가족 대화가 이어졌다.

 

윤정미 작가의 〈핑크 & 블루 프로젝트〉
분홍색과 파란색 물건으로 가득 찬 방을 통해 성별에 따른 색의 구분이 어떻게 학습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이가 언제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말하기 시작했나요?"라는 강사의 질문에 보호자들은 아이가 처음 자기 취향을 표현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전시 감상 후 교육실로 돌아와 가족별 창작 활동이 이어졌다. 테이블 위에는 흰색 옷과 함께 색종이, 반짝이 시트지, 단추, 털실, 폼폼이, 천, 테이프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료들이 가득 놓여 있었다.

"우리 가족을 어떤 옷으로 표현해볼까?",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창작 활동에 사용할 다양한 재료들이 테이블 위에 준비되어 있다.

창작 활동에 사용할 다양한 재료들이 테이블 위에 준비되어 있다.

 

가족들은 흰 옷을 앞에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필자의 아이는 바다와 무지개, 꽃과 별을 고르며 좋아하는 것들을 옷 위에 하나씩 수놓았다. 부모는 아이가 고른 재료를 함께 붙여주며 손발을 맞췄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값진 것은 가족이 한 테이블에 모여 앉아 서로의 취향을 묻고 손을 움직이는 '과정' 그 자체였다.
 

창작이 끝난 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옷을 직접 들고 앞으로 나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직접 꾸미고 가족의 온기가 깃든 옷이기에 그 어떤 명품보다 특별해 보였다.


완성된 옷을 입은 어린이가 발표 시간에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완성된 옷을 입은 어린이가 발표 시간에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관은 어른들만 이해하는 어려운 공간이라는 편견이 기분 좋게 깨졌다. 작품 앞에서 질문을 던지고 대화하며, 예술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음을 실감했다.
 

놀이공원이나 외식처럼 흔한 나들이도 좋지만, 미술관에서 가족의 이야기를 예술로 표현해 본 경험은 5월 가정의 달에 걸맞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아이의 취향에 귀 기울이고, 함께 옷을 완성한 뒤, 그것을 입고 환하게 웃던 순간은 필자의 가족에게 오래도록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아이가 직접 꾸민 옷을 입고 환하게 웃으며 걸어보고 있다.

아이가 직접 꾸민 옷을 입고 환하게 웃으며 걸어보고 있다.

 

조용히 작품을 보는 곳을 넘어, 가족이 함께 웃고 대화하며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이 되어준 수원시립미술관. 옷 한 벌에 담아낸 아이의 상상력과 가족의 온기야말로 이날 우리가 미술관에서 가져온 가장 소중한 '작품'이었다.

수원시립미술관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대상 교육 프로그램 〈Play, Art! - 우리 가족 예술 놀이〉를 운영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수원시립미술관 행궁 본관에서 진행 중인 《입는 존재》 전시를 함께 감상하고,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옷을 직접 완성해보는 워크숍으로 마련됐다.
 

교육은 5월 9일, 16일, 23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 120분간 진행되며, 대상은 만 5세부터 초등학생 어린이와 보호자다. 회당 7가족이 참여할 수 있으며, 신청은 수원시립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사전 예약으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수원시립미술관 교육홍보팀(문의: 031-5191-3686)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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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미술관, PlayArt, 우리가족예술놀이, 입는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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