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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석 건축가, 수원 별마당도서관서 유럽 건축사 강연
“건물은 인간을 만든다”…고전부터 현대까지 건축의 흐름 조명
2026-05-28 13:53:27최종 업데이트 : 2026-05-28 13:53:25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집에 대한 많은 관심이 청중을 모은 별마당도서관

집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많은 청중을 모은 별마당도서관


지난 27일 오후 수원별마당도서관에서는 150여 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양진석 건축가의 흥미로운 건축이야기 마당이 펼쳐졌다. 그는 건축설계와 디자인뿐 아니라 강연, 교육,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건축가로서 일본에서 유학한 경험을 살려 동서양의 조화로운 건축이미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그는 오래전 MBC 방송프로그램 '러브하우스', '신장개업'등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주택개조등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건축가로도 알려져 있고 '교양건축', ' 양진석의 친절한 건축이야기'등 저서도 여러 권 낸 바 있다.

   

"인간은 건물을 만들고, 건물은 다시 인간을 만든다"


강연의 문을 연 윈스턴 처칠의 이 한마디는 건축 철학 전반을 관통하는 메시지였다. 양진석 강사는 유럽의 건축과 도시를 소개하며 단순한 여행 정보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다시 돌아보자'는 취지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건축의 어원부터 설명했다. 건축은 본래 인간이 자연 속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한 '은신처'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건축은 단순한 기능을 넘어 인간의 사고와 삶의 방식을 형성하는 문화가 되었다는 것이다.

 

현대건축의 뼈대를  이루고있는 유럽 건축사는 크게 그리스와 로마에서 시작된다. 두 시대의 건축을 함께 묶어 '고전주의 건축'이라 부른다. 하지만 같은 고전 건축이라도 성격은 뚜렷하게 다르다고 한다.


그리스 건축은 비례와 조화의 건축이다. 수학적 질서와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대표 건축물로는 파르테논 신전이 꼽힌다. 완벽한 비례와 균형을 추구한 그리스 건축은 오늘날까지도 건축 미학의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양진석 건축가가  진정성으로 강연하는 모습

양진석 건축가의 강연 모습콜롯세움이 로마양식의 대표건축물

로마 건축의 대표 건축물 콜로세움


반면 로마 건축은 기술과 공간의 건축이었다. 로마는 그리스의 기둥 양식을 계승하면서도 아치와 돔 구조를 발전시켰다. 특히 콘크리트와 축조 기술의 발달로 거대한 공간을 구현할 수 있었고,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망까지 건설하며 제국의 기반을 다졌다.


대표 건축물인 판테온과 콜로세움은 지금도 로마 건축의 위대함을 상징한다. 양 건축가는 '현대 건축가들 역시 로마의 돔과 공간 개념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마 이후 등장한 비잔틴 건축은 웅장한 돔 구조가 특징이다. 그 중심에는 하기아 소피아가 있다. 여러 개의 돔이 연결된 독특한 구조는 당시 건축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


이어 등장한 로마네스크 건축은 두꺼운 벽과 볼트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로마네스크(Romanesque)의 '-esque'는 '~풍의, 양식의' 의미로 "로마로 돌아가려는 건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후 유럽 건축은 고딕 양식으로 발전한다. 고딕 건축은 기술의 진보와 함께 벽이 얇아지고 스테인드글라스가 등장한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하늘을 찌를 듯한 첨탑을 통해 인간이 신에게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했다고 알려진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쾰른 대성당과 밀라노 대성당이 언급됐다. 특히 밀라노 대성당은 600년에 걸쳐 완성됐으며와 고딕 양식 위에 이탈리아 특유의 화려한 장식 미가 더해져 "명품 같은 건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베네치아광장 사진과 작가의 스케치모습

베네치아 광장 사진과 오른쪽은 작가의 스케치 모습고딕건축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 . 1386~1965 건축

 고딕 건축의 정수,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며 유럽은 다시 인간을 중심에 두기 시작했다. "로마로 돌아가자"는 움직임 속에서 건축 역시 고전의 재해석을 시도했다.
 

이 시기의 상징은 피렌체 대성당의 거대한 돔이다.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는 고대 로마 건축을 연구하며 혁신적인 구조를 완성했다. 피렌체 어느 곳에서나 보이는 이 돔은 르네상스 정신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또한 이 시기부터 '건축가'라는 직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전까지 건축은 장인 중심의 작업이었지만, 르네상스 이후에는 철학과 예술, 과학을 아우르는 창조적 전문가가 탄생한 것이다. 미켈란젤로 역시 조각가로 출발했지만 회화와 건축까지 영역을 넓히며 르네상스 예술가의 전형을 보여줬다.

 

강연에서는 미국 건축의 기원에 대한 흥미로운 설명도 이어졌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지역에서 활동한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의 양식이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전해졌다는 것이다. 양 건축가는 "베네치아 건축이 미국 건축의 원형이 됐다"고 설명했다.

 

강연의 마지막은 현대 도시와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옛 정수 처리장을 생태공원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도 소개됐다. 건축가와 조경가의 협업을 통해 산업 시설이 시민을 위한 쉼의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강사는 QR코드 질의에 응답하면서 "예쁜 공간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머물고 싶은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간이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인간과 대화하는 존재라고 부각시킨다.
 

특히 고향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공감을 자아냈다. 명절이면 고향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태어나고 살아온 기억을 다시 만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점점 그런 추억의 공간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대 건축을 설계할 때도 사람들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그야말로 기본에 충실한 양진석님의 알찬 강연으로 세계 건축의 역사를 단시간에 숙지한 느낌이다.이날의 도서 '양진석의 유럽건축사 수업'

이날의 도서 '양진석의 유럽 건축사 수업'

 

화서동에서 온 김윤숙 씨는 "좋은 강연이 많아 별마당도서관을 자주 찾는다. 오늘 강연도 인간에게 집이란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점을 다시 느끼게 해준 귀한 시간이었다"며 "나 역시 내 집이 좋고, 가족이 행복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늘 노력하고 있다. 오늘은 책 선물을 받지 못했지만 꼭 구해 읽어보고 내용을 익히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자동 SK뷰에서 온 한 시민은 "요즘 집을 직접 리모델링하고 있다. 힘든 점도 있지만 완성된 집을 상상하면 저절로 신이 난다"며 "양 건축가의 강연을 들으며 집과 건축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책으로라도 건축 공부를 이어가고 싶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며칠 전 읽은『한 줄 카피』(정규영 저)란 책에서 '주택의 88%는 공기입니다'라는 문장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보통 집을 겉모습이나 구조, 인테리어로만 생각하지만 그 안을 채우는 '공기'는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결국 집은 재료보다 사람의 온기와 가족의 사랑으로 완성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파트야말로 가장 친환경적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다소 당황했지만, 좁은 국토에서 공간 효율과 생활 여건을 고려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결국 건축은 땅 위에 새겨진 사람과 시간의 흔적이며, 그 축적이 곧 문화라는 말처럼 집과 건축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

진성숙님의 네임카드

수원별마당도서관, 유럽건축의 역사, 사람과 공간, 양진석,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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