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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된 조선 최정예 국왕 호위 부대의 위용을 보다
수원 화성행궁에 울려퍼진 장용영의 함성
2026-06-04 14:58:06최종 업데이트 : 2026-06-04 15:02:0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기

홍살문을 지나 들어오는 장용영 군사들

홍살문을 지나 들어오는 장용영 군사들
 

지나간 역사의 한 페이지가 수원 화성행궁 앞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초여름의 싱그러운 녹음이 짙어가는 지난 5월의 31일 오후 4시, 수원 화성행궁의 정문인 신풍루(新豊樓) 앞 광장은 조선 시대 최정예 국왕 호위 부대였던 '장용영(壯勇營)'의 수위 의식을 보기 위해 모여든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026년 상반기 전통문화 재현 행사로 진행 중인 '장용영 수위 의식'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이 꿈꾸었던 강력한 왕권 강화와 자주국방의 의지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사 교육의 현장이 되었다.

 

장용영은 조선 후기 정조대왕이 왕권 강화를 목적으로 1785년(정조 9년)에 창설한 국왕 직속의 호위 부대다. 창설 초기에는 국왕 호위 부대인 '장용위'를 모태로 하여 운영되었으나, 정조의 개혁 정치와 맞물려 그 규모가 점차 확대되었다. 이후 1793년(정조 17년)에는 내영과 외영 체제로 정비되면서 조선 최고 수준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정예 군대로 거듭났다. 당시 장용영은 한양 도성을 중심으로 국왕을 보위하는 '내영'과, 수원 화성 및 화성행궁을 방어하는 '외영'으로 나뉘어 조직되었다.

수위 의식1

수위 의식


특히, 수원 화성의 외영은 정2품 유수(留守)가 총괄하였으며, 외영의 군사 편제는 평상시 화성행궁을 방어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입번군'과, 국가 유사시에 동원되는 '향군(鄕軍)' 체제로 구성되었다. 오늘날 재현되고 있는 '장용영 수위 의식'은 장용영의 창설 목적과 군례 의식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수원문화재단은 조선 시대 궁중의 주요 군례 문화를 기록한 옛 문헌들을 철저하게 고증하고 자문을 거쳐 복원해 냈다. 매주 일요일 열리는 이 의식을 통해 관람객들은 당대 조선 시대 군사들의 위풍과 위상을 피부로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날 오후 4시 정각,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개식타고(開式打鼓)의 웅장한 북소리가 신풍루 앞 공간을 가득 채우자, 관람객의 시선이 일제히 정면으로 향했다. 성문을 지키는 군사들의 엄숙한 움직임과 함께 군례 의식의 막이 올랐다. 의식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짜임새 있게 진행됐다. 

 
수위 의식3

수위 의식 모습

행사의 전반부를 장식하는 수위 의식은 성문을 엄중히 지키고 국왕을 보위하는 군례의 절차를 재현했다. 개식타고에 이어 군사들의 기강을 잡고 의식의 시작을 알리는 초엄(初嚴)과 중엄(中嚴)이 차례로 울려 퍼졌다. 이어 굳게 닫혀 있던 성문이 열리는 개문(開門) 의식이 행해졌고, 엄숙하고 화려한 의복을 갖춰 입은 국왕이 모습을 드러내는 '왕 등장' 순서에 이르자 관람객들 사이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군사들의 절도 있는 제식 동작과 깃발의 움직임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관람객과 연희자들이 하나가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조총 체험'은 실제 조선 시대 군사들이 사용했던 무기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어서 펼쳐진 거둥 행사는 군사들이 행궁 주변을 순찰하며 위용을 과시하는 순서로, 주차 별로 동선을 달리하여 운영되었다. 이날(5월 5주 차)은 신풍루를 출발해 행리단길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진행되어, 행궁동 일대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뜻밖의 볼거리를 선사했다.(참고로 1, 3주 차에는 신풍루와 공방 길을 오가는 동선으로 운영됨) 행사의 흥을 돋우는 전통 공연으로는 보부상놀이와 전통 무용 등이 신풍루 앞마당을 화려하게 수를 놓으며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행사의 대미는 국왕이 다시 처소로 돌아가는 '왕 입궁'과 성문을 다시 굳건히 닫는 '폐문 의식'으로 장식했다. 의식의 공식적인 절차가 끝난 후에는 군사들이 예를 표하고 물러나는 '예필 의식'이 진행되었으며, 마지막으로 장용영 군사들과 관람객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포토 타임'이 주어졌다. 관람객들은 화려한 전통 의복을 입은 출연진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일요일 오후의 소중한 추억을 사진으로 남겼다.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공유의 장으로 거듭나다

이번 장용영 수위 의식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정밀한 고증과 현대적인 관람 편의성이 조화를 이룬 모범적인 전통문화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관람객 윤형돈 씨는 "책으로만 보던 정조대왕과 장용영의 역사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보게 되어 좋은 시간이 되었다"며, "특히 조총 체험과 무인들의 행렬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올해 2026년 장용영 수위 의식은 상반기(4월~6월)와 하반기(9월~10월)의 매주 일요일 오후 4시부터 4시 45분까지 화성행궁의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 지속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다만 야외에서 진행되는 행사의 특성상 우천 등 현장 상황과 기상 조건에 따라 세부 내용이나 일정이 일부 변경될 수 있다. 조선의 가장 강력했던 국왕 호위 부대 장용영 수위 의식은 정조대왕의 개혁 정신과 국왕 호위 체계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사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특별한 주말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화성행궁 신풍루를 찾아 장용영의 웅장한 기개를 직접 만나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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