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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되돌아본 우리 시대의 자화상
고색뉴지엄에서 수원민족미술인협회 정기전시회 <우리가 놓친 것들>
2026-06-08 16:38:38최종 업데이트 : 2026-06-08 16:38:35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회화, 조각, 설치작품 80여 점을 통해 환경, 전쟁, 사회적 참사, 관계와 돌봄, 공동체 의미를 이야기한다.

회화, 조각, 설치작품 80여 점을 통해 환경, 전쟁, 사회적 참사, 관계와 돌봄, 공동체 의미를 이야기한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것들이 있습니다." 사회의 균열과 상처, 곁에 있는 사람들의 온기, 사라져가는 기억과 감정들. 이번 전시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장면들을 예술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자리입니다.

  고색뉴지엄에서 열리는 수원민족미술인협회 정기전시회 <우리가 놓친 것들> 초대 글이다. 전시는 수원민족미술인협회와 고색뉴지엄이 공동 기획했으며, 수원민족미술인협회 소속 작가 61명이 참여해 회화·조각·설치작품 등 80여 점을 선보인다. 6월 5일부터 7월 26일까지 진행되며, 관람객들이 일상 속에서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가치와 의미를 차분히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전쟁의 참상을 담아낸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의숙의 '벽 너머 전쟁', 이주영의 '가자, 어머니', 이원화의 '우리가 지나친 것들'이 나란히 걸려 있다. 각기 다른 시선으로 전쟁이 남긴 상처와 비극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전쟁의 현실은 참혹하다.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고 삶의 터전이 파괴된다. 작품 속에서는 이런 현실을 여성의 시선으로 은유적으로 말한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전쟁 특수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도시도 있다. 이 작품들은 전쟁이 단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국제 사회가 마주한 모순과 불평등의 단면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 정신이 훼손되고 있는 현실을 성찰하게 하며, 우리가 무엇을 외면하고 지나쳐왔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전시 제목인 <우리가 놓친 것들>에 직설적으로 답하는 작품도 눈에 띈다.

전시 제목인 <우리가 놓친 것들>에 직설적으로 답하는 작품도 눈에 띈다.


  전시 제목인 <우리가 놓친 것들>에 직설적으로 답하는 작품도 눈에 띈다. 강경옥의 '자연이 내어주는 선물'에는 작가의 개인적인 삶의 서사가 담겨 있다. 작가의 어머니는 밤을 팔아 5남매를 키웠고, 작가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도와 밤을 까며 가시가 손가락에 박히곤 했다. 당시에는 고되고 힘겨운 가을의 기억이었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 작품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가족의 헌신과 노동의 가치, 그리고 일상 속에 깃든 사랑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평범해 보이는 기억 속에도 삶을 지탱해 온 소중한 가치가 숨어 있음을 조용히 일깨워 준다.

  서선희의 '자연의 소리'는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자연의 작은 울림에 귀 기울인다. 바람이 스치는 소리, 나뭇잎의 흔들림, 생명체들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담아내며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이정덕의 '홍도랑'은 안산에 자리한 문화유산을 소재로 삼아 지역의 역사와 기억을 화폭에 담아냈다.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속에서도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공간의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가 잊고 지낸 지역의 문화적 자산에 시선을 돌리게 한다. 정윤주의 '휴'는 강원도 월정사의 고즈넉한 누각을 배경으로 그려졌다. 깊은 산사에 깃든 고요함과 여유를 담아낸 작품으로,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쉼의 시간을 제안한다. 세 작품은 모두 일상과 자연, 그리고 우리 곁에 늘 있었지만, 충분히 바라보지 못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우리 곁에 늘 있었지만, 충분히 돌아보지 못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곁에 늘 있었지만, 충분히 돌아보지 못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상조의 '장독대'는 점점 사라지는 장독대의 모습을 통해 오래된 기억과 한국적인 정서를 떠올린다. 배현지의 '홍범도 장군'은 역사적 인물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새겼다. 이오연의 '봄으로부터'는 나무와 대지의 표현을 통해 건강한 생태 공동체를 염원한다. 이화섭의 '용인 장생로'는 용인 장날 어느 할머니가 늘 건강하고 오래 살기를 빌고 있다. 
  이처럼 작품들은 전통문화와 역사, 자연, 그리고 사람에 관한 관심과 기억을 통해 <우리가 놓친 것들>이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우리 곁에 늘 있었지만, 충분히 돌아보지 못했던 소중한 가치들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점점 사라지는 장독대의 모습을 통해 오래된 기억과 한국적인 정서를 떠올린다.

점점 사라지는 장독대의 모습을 통해 오래된 기억과 한국적인 정서를 떠올린다.


  전시회를 찾을 때마다 수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찾아보는데, 이번에도 작품 두 점을 만나 반가웠다. 이건희의 '스쳐 지나간 계절의 문턱'과 이연순의 '서장대의 설경'이다. 
  두 작품은 수원이라는 공간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단순히 지역의 풍경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늘 곁에 있었기에 오히려 소중함을 잊고 지냈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우리 주변에 익숙한 풍경은 늘 곁에 있어서 그 가치와 의미를 잊고 있는 일상도 돌아보게 한다.

전쟁의 참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우리가 무엇을 외면하고 지나쳐왔는지 묻는다.

전쟁의 참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우리가 무엇을 외면하고 지나쳐왔는지 묻는다.


  김경지 대표(수원민족미술인협회)는 "전쟁은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또한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시대적 현실 속에서 기획됐다. 전쟁과 갈등, 급격한 사회 변화의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거나 잊고 살아가는 것들은 무엇인지 묻는다."라며, "특히 관람객 참여형 전시를 준비했다. 전시장 입구에 관람객들이 '내가 놓친 장면들'을 걸 수 있다. 내가 무엇을 놓치고 살아왔는지 돌아보는 시간인데 이것도 전시 일부가 된다."라고 말했다. 

전시명: <우리가 놓친 것들>
◯ 전시 기간: 2026. 6.(금) 5.~7. 26.(일)
◯ 전시 장소: 고색뉴지엄(수원시 권선구 산업로 85) 
◯ 전시 시간: 10:00~18:00(입장 마감 17:30, (월요일 휴관, 전시 운영 시 일요일 개관)
◯ 전시 내용: 수원민족미술인협회 작가 61인이 참여하여 회화, 조각, 설치작품 80여 점을 통해 환경, 전쟁, 사회적 참사, 관계와 돌봄, 공동체 의미를 이야기한다.
◯ 전시 문의: 031-22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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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색뉴지엄, 수원민족미술인협회, 우리가 놓친 것들,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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