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련히 보이는 등대가 보이는 시댁 마을에서
노송갤러리에서 맑고 투명한 수채화의 매력으로 자연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온 손순옥 작가의 개인전이 6월 15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손 작가가 오랜 시간 화폭에 담아온 꽃과 풍경,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소중한 기억들을 수채화 특유의 부드러운 색감과 섬세한 필치로 선보이는 자리다. 자연이 지닌 생명력과 계절의 변화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편안한 감동과 여유를 전한다.
전시장에는 화사한 꽃을 소재로 한 작품과 여행 중 마주한 풍경을 담은 수채화 40점, 어반스케치 10점 등 총 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아르쉬 종이 위에 투명하게 번져가는 물감의 효과와 맑은 색채 표현은 자연이 가진 아름다움을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하며, 마치 현장에 서 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끼게 한다.
손순옥 작가는 일상과 자연, 그리고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아내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최근 작업을 중심으로 작가 특유의 감성과 예술적 깊이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소담스런 포도와 수국 앞에선 손순옥 작가 표정이 좋다.
손 작가는 "작가는 언제나 그림을 그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자신의 작품을 발표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들은 맑은 느낌과 밝고 고운 색채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그렸다"고 덧붙였다.
특히 손 작가는 일상에서 만나는 평범한 자연의 순간들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왔다. 수채화의 맑은 물성을 활용해 빛과 공기의 흐름을 표현하며 작품마다 서정적인 분위기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사랑해 아공아!'는 작가가 15년 동안 함께해 온 반려견 말티즈 '아공이'를 그린 작품이다. 나이가 들어 약을 먹으며 지내고 있는 반려견에 대한 애정과 가족 같은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다른 작품인 '이화마을'은 계단이 끝없이 이어지는 달동네 풍경을 담아냈다. 높고 낮은 집들이 이어지는 골목길과 마을의 정취를 따뜻한 시선으로 표현했다.

작가가 관람객에게 자신의 소품 작품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이 밖에도 시민농장에 핀 수레국화와 양귀비, 서울 정동교회, 거제도의 등대가 보이는 항구 풍경 등 여행과 일상에서 감명 깊게 만난 장면들이 작품 속에 담겨 있다. 작가는 여행지에서 스쳐 지나간 풍경과 공간의 분위기, 그리고 그곳에서 느낀 감정을 자신만의 색채로 화폭 위에 옮겨냈다.
손 작가는 "그림은 행복했던 순간과 아름다운 기억을 오래 간직하게 해주는 소중한 기록"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분들이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가가 특별히 애정을 갖고 있는 소재는 꽃이다. 그중에서도 장미는 손 작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소재 가운데 하나다. 전시장에 걸린 장미 그림의 제목은 '너는 킹카야!'다. 장미가 지닌 화려함과 생명력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제목에서도 드러난다.

작가가 좋아하는 장미 그림 '너는 킹카야!'
이번 전시에서는 새롭게 포도를 소재로 한 작품도 선보였다. 자줏빛과 초록빛이 어우러진 포도는 풍요로움과 설렘을 표현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 밖에도 석류와 작약, 수국 등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꽃들이 화폭을 가득 채운다.
작가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한 건물의 형태와 시간의 흔적, 여행지의 공기와 기억이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고 말했다. 또한 "수국과 작약, 장미가 가진 화사함과 생명력, 포도와 석류의 풍요로운 색채를 통해 일상 속 행복과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감이 번지고 스며드는 수채화 특유의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 순간의 감정과 추억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전시장에는 '군산 철길마을', '덕수궁 뒷길', '정동교회',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차이나타운', '속초 가자미마을', 가평의 풍경 등을 담은 작품들도 함께 전시돼 있다. 한 관람객은 "구도와 색감이 매우 인상적이고 작품마다 이야기가 살아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표재 그림이다. '사랑해 아공아!' 강아지가 아름답다.
이번 개인전은 수채화가 지닌 순수한 감성과 예술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전시로 지역 미술 애호가들에게 특별한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작품 속에 담긴 색채와 구성, 그리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통해 예술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여행의 설렘과 꽃의 향기, 풍요로운 계절의 감성이 담긴 손순옥 작가의 작품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삶의 아름다움을 돌아보게 한다.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수채화는 관람객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깊은 여운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