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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잇는 마을 공부, '마을의 가장 큰 재산은 사람입니다'
수원도시재단, 2026 마을만들기 성장 전문 교육과정 첫 강의 열어
2026-06-18 13:17:33최종 업데이트 : 2026-06-18 13:53:12 작성자 : 시민기자   길선진

참여자들이 조별로 둘러앉아 퍼실리테이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참여자들이 조별로 둘러앉아 퍼실리테이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2026년 마을만들기 주민제안 공모사업 참여 공동체와 마을 활동에 진심인 수원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6월 16일 오후 2시, 더함파크 1층 더함사랑방은 장안구와 권선구 각지에서 모인 마을 활동가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수원도시재단이 주관하는 '2026년 마을만들기 성장 전문 교육과정'의 첫 강의가 열린 이날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주민들이 서로를 깊이 알아가고 원활한 마을 활동을 위한 회의 운영 기법을 체득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채워졌다. 마을만들기 사업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는 일이지만, 그 변화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수원도시재단 '마을만들기 성장 전원 교육과정' 안내문.

수원도시재단 '마을만들기 성장 전문 교육과정' 안내문. (출처 : 수원도시재단)


이번 교육 과정은 6월 16일부터 7월 14일까지 약 한 달간 이어지며, 마을 활동에 필요한 실무 역량 강화를 목표로 세밀하게 기획됐다.


 - 퍼실리테이션 및 공동체 협력
 - 마을의제 발굴
 - AI를 활용한 사업계획서 작성 및 마을 홍보물 제작
 - 회계 교육 및 협동조합 설립

 - 우수 마을공동체 사례 공유


위와 같은 알찬 내용으로 구성되었으며, 특히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AI 도구를 활용해 사업계획서를 기획하는 실무 중심의 과정이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마을 활동가들이 막막해하는 행정 업무의 부담을 줄이고, 본연의 공동체 활동과 사람 간의 소통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지원책이다.


이주희 강사가 '우리의 시작을 여는 퍼실리테이션'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이주희 강사가 '우리의 시작을 여는 퍼실리테이션'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서로의 생각을 연결하는 촉진의 기술, 퍼실리테이션
 

첫 강의의 문을 연 것은 수원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주희 대표였다. 이 대표는 '우리의 시작을 여는 퍼실리테이션'을 주제로 3시간 동안 몰입도 높은 강의를 이끌었다.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이란 회의를 단순히 진행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안전하게 의견을 나누고 합리적인 교집합을 찾도록 돕는 활동이다. 이 대표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정답을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흩어진 의견들을 연결하며 마침내 하나의 방향으로 정리해 내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며 소통 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첫 활동으로 진행된 '사진으로 말해요'는 처음 만난 주민들 사이의 어색했던 공기를 단숨에 부드럽게 전환시켰다. 책상 위에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 풍경이 담긴 수십 장의 사진 카드가 펼쳐졌다. 참여자들은 직관적으로 '현재의 나를 표현하는 사진', '우리 마을의 미래 모습', '내가 생각하는 좋은 회의'를 고른 뒤, 조별로 둘러앉아 선택의 이유를 진솔하게 나눴다.


참여자들이 여러 장의 사진 카드 중 자신을 표현하는 사진과 마을의 미래, 회의를 떠올리게 하는 사진을 고르고 있다.

참여자들이 여러 장의 사진 카드 중 자신을 표현하는 사진과 마을의 미래, 회의를 떠올리게 하는 사진을 고르고 있다.

 

흥미롭게도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저마다 달랐다. 포스트잇이 가득 붙은 활동지에는 참여자들이 생각하는 좋은 회의의 조건이 빼곡히 담겼다. 누군가는 연탄 사진을 고르며 좋은 회의는 "따뜻한 온기"가 있는 자리라고 표현했다. 여러 개의 열쇠가 담긴 사진을 고른 참여자도 있었다. 그는 좋은 회의란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자리라고 보았다. 다양한 색상의 실 사진도 눈에 띄었다. 참여자는 이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모여 하나가 되어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을 통해 참여자들은 회의를 갈등을 피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안전하게 꺼내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가는 시간으로 바라보게 됐다. 목소리 큰 사람만 이끄는 회의가 아니라,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함께 엮어가는 회의가 마을공동체를 움직이는 힘이라는 점을 체감했다.


 

공동체 회의를 이끄는 네 가지 기본기: 질문, 경청, 기운, 기록


강의 중반부에서는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네 가지 핵심 요소로 질문, 경청, 기운, 기록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좋은 질문은 닫혀있던 생각을 열고, 경청은 굳건한 신뢰를 형성한다. 회의 분위기를 살피는 '기운'은 참여자들이 지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며, '기록'은 허공에 흩어질 뻔한 이야기들을 구체적인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게 묶어준다.

'사진으로 말해요' 활동 결과물.

'사진으로 말해요' 활동 결과물.

 

특히 '질문'의 힘을 실습하는 시간에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문장 구조를 활용해 각 공동체의 오랜 고민을 새로운 질문으로 탈바꿈해보았다. "우리 마을은 주민 참여가 너무 부족하다"는 단절적이고 비판적인 고민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많은 주민이 마음의 부담 없이 즐겁게 참여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라는 미래 지향적인 질문으로 재탄생했다. 문제 지적에 머물러 있던 대화의 궤도가 순식간에 아이디어를 모으고 해결책을 찾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마을만들기의 진정한 성과, 결국 '사람'이 남는다


이어 참여자들이 마을만들기 사업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도화지에 직접 그리고 발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동네 공터에 모여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나누어 먹는 모습, 삭막했던 골목에 꽃을 심으며 세대를 초월해 아이들과 어르신이 함께 웃는 모습, 처음엔 데면데면했던 이웃들이 행사를 치러내며 서로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모습 등이 화폭에 담겼다. 이 투박하지만 진심 어린 그림들은 마을만들기의 진짜 성과가 번듯한 공간 조성이나 일회성 행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켜켜이 쌓인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단단한 관계망'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마을만들기 활동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공모사업 선정, 네트워크 형성, 이어지는 인연 등 공동체 활동의 경험이 담겼다.

마을만들기 활동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공모사업 선정, 네트워크 형성, 이어지는 인연 등 공동체 활동의 경험이 담겼다.


이날 3시간의 촘촘한 교육 전반을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는 단연 "마을의 가장 큰 재산은 사람"이었다. 인프라와 예산이 있어도, 결국 그것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작동하게 만드는 동력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서로의 얼굴을 익히고 일상에서 기억해 주는 끈끈한 관계가 존재할 때만 진정한 협력이 가능해진다. 교육 말미, 참여자들은 아쉬움을 달래며 연락처를 교환했다. 장안구와 권선구라는 동일 생활권에 있으면서도 교류할 기회가 없었던 공동체들이 마침내 하나로 연결되는 뜻깊은 네트워킹의 장이 완성됐다.

 

성장과 통찰, 그리고 사랑으로 이어지는 마을 활동


현장에서 시민기자이자 한 명의 활동가로서 이 과정을 지켜본 필자 역시, 공동체 활동이 지닌 본연의 힘과 가치를 깊이 되새겼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을만들기 사업에 동참하며, 지난 6월 10일 행궁동어울림센터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치유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진행했다. 일상의 무게에 지친 시민들이 한 공간에 모여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마음을 다독이는 모습을 보며, 거창한 마스터플랜 이전에 '서로를 돌보는 따뜻한 만남'이 마을 활동의 진정한 출발점임을 절감했다. 각자의 내면을 보듬고 성장을 응원하며 통찰을 나누는 사랑의 연대,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공동체의 참모습일 것이다.

2026년 수수넷 구별 대화모임 안내문. 팔달·영통 생활권 모임은 6월 18일 행궁동 어울림센터에서 진행된다.

2026년 수수넷 구별 대화모임 안내문. 팔달·영통 생활권 모임은 6월 18일 행궁동 어울림센터에서 진행된다.


회의를 효율적으로 이끄는 법을 배우는 것은 단순한 소통 기술의 습득이 아니다. 이는 타인의 다름을 존중하고, 갈등을 지혜롭게 조율하며, 마침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숭고한 과정이다. 수원도시재단의 마을만들기 성장 전문 교육과정은 6월 18일, 팔달구와 영통구 생활권 대화모임으로 그 열기를 이어간다.

이번 교육이 든든한 마중물이 되어, 수원의 수많은 골목에서 땀 흘리는 공동체들이 서로 깊이 연결되고, 각자의 동네에서 이웃의 삶을 보듬는 의미 있는 변화를 끊임없이 만들어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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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도시재단, 마을만들기, 주민제안공모사업, 마을공동체, 퍼실리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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